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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엄 뒤 ‘할일 없었다’는 尹, 누워 재판받은 김건희 여사
출처:news.kbs.co.kr 편집 :编辑部 발표:2025/11/24 09:24:29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번 주 참 바빴습니다.
평소 진행되는 자신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말고도, 내란 관련 다른 재판에 처음 증인으로 출석했기 때문입니다.
이 증인 출석도 쉽진 않았습니다. 재판 당일 오전까지만 해도, '불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윤 전 대통령. 재판부가 '강제 구인' 하겠다고 하자 돌연 입장을 선회해 오후에 출석했습니다.
그렇게 지난 19일, 한덕수 전 총리의 내란 방조 재판 증인석에 앉은 윤석열 전 대통령은 증언을 거부하겠다면서도 계엄 당일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습니다.
■ 윤석열 "총리, 계엄 재고해 달라 요청…국무위원들도 반대"
먼저, 윤 전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을 '내란 방조' 혐의에서 구출하려는 듯 보였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한덕수 전 총리가 계엄 선포를 재고해 달라고 요청했다"며 "반대라는 단어를 썼는지는 모르지만, 반대 취지로 내게 이야기했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어 "당시 계엄에 대해 모든 걸 자세히 말해줄 수는 없어서, 대통령 입장이 돼보면 다를 거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 내가 설득했다"고 진술했습니다.
한 전 총리의 '내란 방조' 재판은 ▲한 전 총리가 미리 계엄 준비를 알았는지 ▲명시적으로 계엄을 반대한 적이 있는지가 쟁점이 돼 왔는데, 이를 모두 부인해 준 셈입니다.
그러면서, 국무회의에 참석한 다른 장관들도 계엄에 반대하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윤 전 대통령은 "각자 부처 입장에서 계엄이 자신 업무와 관련해서 도움이 안 되고 부정적이라는 이야기를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다 반대하는 취지로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와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이 금융시장과 우방국 등 외교 문제를 우려했다며, "당시 내가 다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오래가지 않고 끝날 계엄이기 때문에 금융시장은 걱정하지 말라, 미국이나 일본에는 안보실을 통해 설명할 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취지로 이야기했다"고 설명했습니다.
■ 윤석열 "추경호에 미안하다고 말해"..."그때 할 일 없어서"
계엄 해제 국회 의결을 방해한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국민의힘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해서도, 추 전 원내대표에게 '유리한' 증언을 했습니다.
내란 특검은 추 전 원내대표가 계엄 당일 윤 전 대통령과 통화해 '지시'를 받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에 모이지 못하도록 방해했다는 혐의를 적용해 영장을 청구한 상태입니다.
그런데, 윤 전 대통령은 계엄 뒤 추경호 전 대표와 통화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계엄에 대해 사전에 얘기 못 해 미안하고, 너무 걱정하지 말라, 잘하겠다"고 얘기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재판부가 다른 의원과 통화한 적 있냐고 묻자, 윤 전 대통령은 "야당과의 협의, 대결 등으로 고생을 좀 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추경호와 나경원이었는데, 나경원 의원한테도 전화가 왔는지 제가 했는지 통화를 한 기억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나 의원에게도 "하여튼 고생하는데 이런 거를 미리 알려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취지의 얘기를 하지 않았나 싶다"고 했습니다.
이진관 부장판사가 "급박하다고 볼 수 있는데 상황에 전화해서 고생이 많았다는 취지로 말씀하신 건가"라고 묻자, 윤 전 대통령은 "그때 특별히 저도 할 일이 없었거든요. 그 당시 상황에서는…"이라고 답변했습니다.
■ 윤석열 "언론사에 병력 보내자고 한 건 김용현…난 펄쩍 뛰었다"
그러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해선 확실히 선을 그었습니다.
당시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여론조사 꽃, 민주당 당사, 언론사 등에 병력을 보내야 할 것 같다. 선관위 관련해서 거기도 확인할 게 있다'고 말했지만, 자신이 반대했다는 겁니다.
윤 전 대통령은 "김 전 장관이 '선관위 관련해서 해당 기관을 확인할 게 있다'고 말했지만, 내가 펄쩍 뛰면서 거기(언론사 등)는 민간기관이니 안된다, 군을 여기저기 보내려고 하냐, 하지 마라, 라고 잘랐다. 그래서 출발했던 사람들 올스톱하고 그랬다"고 주장했습니다.
언론사 계엄군 투입은 본인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와도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선 긋기에 나선 걸로 풀이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