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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워홈 ‘경영권 분쟁’ 새국면…이젠 ‘자매의 亂’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6/04 10:20:17

    남매 싸움에서 자매 싸움으로…안끝나는 경영 분쟁

    구본성·구미현 이사회 장악, 구지은 부회장은 퇴출

    ‘세자매 협약’에 자매간 법적 분쟁 이어질 가능성 커

    아워홈 경영권 분쟁이 남매싸움에서 자매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연합뉴스

    아워홈 경영권 분쟁이 남매싸움에서 자매싸움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연합뉴스

    아워홈 오너가의 경영권 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든 모양새다.


    지난달 31일 임시주주총회에서 장녀 구미현씨가 다시 장남 구본성 전 부회장의 손을 들어주면서 이른바 ‘남매의 난’은 일단락 됐지만 경영권을 잃은 구지은 부회장이 ‘세 자매 협약’을 근거로 법적 분쟁을 시작할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장남과 장녀 연대가 경영권 다툼 끝에 막내인 구지은 부회장을 밀어내고 이사회를 장악했다.


    지난달 열린 주총에서 새 사내이사 3명이 선임되면서 구지은 부회장의 연임이 무산된 것이다. 새 사내이사는 구본성 전 부회장의 장남인 구재모씨, 구미현씨와 그의 남편인 이영열씨다. 이에 따라 구지은 부회장은 이날 임기 만료로 경영권을 잃게 됐다.


    아워홈의 지분은 故구자학 회장의 자녀인 구본성·미현·명진·지은씨가 98% 이상 보유하고 있다. 장남인 구본성 전 부회장이 38.56%, 장녀 구미현 씨가 19.28%, 차녀 구명진 씨가 19.6%, 막내인 구지은 부회장이 20.67%를 각각 들고 있다.


    세 자매가 손을 잡지 않으면 오빠에게 맞설 수 없는 구조지만 구미현씨와 구지은 부회장은 지난해 주총에서 배당 문제를 두고 사이가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구미현씨는 2022년 아워홈 순이익(283억원)의 1.6배인 456억원을 주주들에게 배당하라고 요구했으나, 주총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캐스팅 보트’를 쥔 장녀 구미현씨가 다시 오빠 편을 든 것이다. 구미현씨는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는 시점부터 오빠와 막냇농생 사이를 오가며 편을 들고 있다.


    구미현씨는 2017년에는 전문경영인 선임과 관련해 오빠 편을 들었다. 이후 2021년 ‘남매의 난’ 때는 막냇동생의 손을 들어줬다가 3년 만인 지난 달 주총과 이번 임시주총에선 다시 오빠 편에 섰다.


    남매의난이 사실상 구본성 전 부회장의 승리로 끝나면서 아워홈이 구지은 체제에서 진행한 ‘구본성 횡령·배임 혐의’ 재판도 취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구 전 부회장이 이사회를 장악한 만큼 소송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장남-장녀’ 연대가 장악한 이사회는 앞으로 회사 매각에 속도를 낼 것으로 관측된다.


    구미현씨가 대표이사직에 오르기를 자처한 것도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에 매각을 신속하게 추진하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구미현씨는 지난 2022년 구본성 전 부회장이 지분을 매각하겠다고 했을 때도 오빠와 의견을 같이하면서 동반 매각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아워홈의 경영권 분쟁이 자매간의 법적 분쟁으로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면서 이사회 주도 매각이 순탄하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구미현·명진·지은 세 자매가 지난 2021년 의결권을 함께 행사하기로 한 협약이 발목을 잡을 수 있어서다. 구미현씨가 오빠 편에 서면 이 협약을 어기는 셈이 되기 때문이다.


    앞서 미현·명진·지은 세자매는 구본성 전 부회장을 밀어낼 당시 의결권 통합 협약을 체결했다. 이사 선임, 배당 제안 등 의결권을 공동으로 행사하겠다는 내용이었다.


    세 자매 협약은 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동일하게 행사하자는 내용이 골자다. 지난해 구미현 씨는 의결권 통합 협약 효력의 종결을 주장했지만 올 초 법원에서 ‘해당 협약서가 아직 유효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협약을 깬 당사자는 다른 두 자매에게 건당 최대 300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 지난번 정기주총과 이번 임시주총 2건을 각각 합산하면 미현씨가 내게 될 위약금은 최대 1200억원에 달할 것이라는게 투자은행 업계의 예상이다.


    협약 위반에 따라 구미현 씨가 보유한 지분이 가압류 될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되면 경영권 매각도 어려워진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분석이다.


    새 이사회가 꾸려지면서 아워홈 노사 갈등도 깊어질 전망이다. 아워홈 노조는 지금껏 장남과 장녀가 사익만 추구해 왔다며 장남-장녀의 이사회 장악에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 대표이사와 관련 구미현씨가 임시주총 전날 주주들에게 자신을 대표이사로 선임하겠다는 의사를 통보한것도 갈등을 키우는 요인이다.


    아워홈 노조는 지난달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고 “회사 성장에 전혀 관심이 없고 경영에 무지한 구미현, 이영열 부부는 사내이사에서 즉시 사퇴하고 대주주에서 물러나라”며 “아워홈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오너들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아워홈은 구지은 부회장의 임기 만료 이후 이사회를 열어 새 대표이사를 결정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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