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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원한 1등은 없다”…가구·침대업계 ‘만년 2등의 반란’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5/23 09:04:30

    현대리바트 1분기 매출, 창사 첫 한샘 역전

    시몬스도 30년 만에 에이스침대 매출 추월

    “시장환경 급변…기업별 차별화 전략 주목”

    최근 국내 가구·침대업계 내에서 굵직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업계별 ‘만년 2등’으로 불렸던 현대리바트와 시몬스가 선두업체인 한샘과 에이스침대를 각각 추월하는 순위 변동이 연이어 포착됐다. [제공=픽사베이]

    최근 국내 가구·침대업계 내에서 굵직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업계별 ‘만년 2등’으로 불렸던 현대리바트와 시몬스가 선두업체인 한샘과 에이스침대를 각각 추월하는 순위 변동이 연이어 포착됐다. [제공=픽사베이]

    최근 국내 가구·침대업계 내에서 굵직한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업계별 ‘만년 2등’으로 불렸던 현대리바트와 시몬스가 선두업체인 한샘과 에이스침대를 각각 추월하는 순위 변동이 연이어 포착됐다.


    뒤바뀐 판도가 어느 정도 지속될 지는 미지수다. 다만 업계는 매번 선두업체 그림자에 가려졌던 기업들이 급변하는 유통 환경 속에서 차별화된 전략으로 1위 자리를 꿰찼다는 점에서 현황을 고무적이라 평가하고 있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리바트는 올 1분기 매출 5048억원으로 전년 동기 3702억원 대비 36.3% 성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창사 이래 분기 매출 기준 첫 5000억원 돌파다.


    현대리바트는 전통적으로 B2B(기업 간 거래), 특히 빌트인 가구가 강하다고 평가받는다. 그간 침체됐던 가구 시장에서 B2B 매출이 반등했고, 대규모 사업장주택매매거래량이 계속 회복된 덕에 실적이 대폭 증가할 수 있었던 것이다.


    실제로 올 1분기 현대리바트는 사업부문별로 가정용 가구나 집테리어(집+인테리어) 부문에서는 한 자릿수 매출 증가율에 그쳤지만, 빌트인 가구 부문에서 무려 94.4% 상승률을 보였다.


    빌트인 가구 분야에서 나타난 현대리바트이 약진은 업계 판도도 바꿨다. 현대리바트가 분기 매출을 1300억원 가까이 늘리는 동안 선두기업 한샘은 매출을 166억원 늘리는 데 그쳐 역전을 허용한 것이다. 올 1분기 기준 한샘의 매출은 4859억원이다.


    분기 단위이긴 하지만 가구업계 1, 2위가 바뀐 것은 이례적이다. 양사 주력 매출 분야가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샘은 그동안 가구업계 1위를 단 한 번도 내준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현대리바트가 빌트인 가구 판매에 전력을 다하며 외형을 키우는 사이 한샘은 수익성 개선에 치중한 결과였다.


    한샘은 그간 추진해온 수익성 중심 사업전략 덕분에 올 1분기 영업이익(130억원), 당기순이익(485억원) 모두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왕자 탈환’이라는 새로운 과제를 떠안게 됐다.


    앞서 침대·매트리스 분야에서도 지각변동이 발생했다. 국내 침대업계를 독주했던 에이스침대가 2년 연속 매출 성장에 실패하며 지난해 말 시몬스에 역전 당했기 때문이다. 에이스침대 실적이 시몬스에 역전 당한 것도 법인 설립 후 이번이 처음이었다.


    구체적으로 시몬스는 지난해 매출 3138억원에 영업이익 319억원을 기록했다. 고물가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이는 전년대비 각각 10%씩 증가한 실적이다. 반면 에이스침대의 경우 매출 3064억원, 영업이익 570억원을 올리면서 전년대비 각각 11.5%, 12.7% 감소한 실적을 기록했다.


    에이스침대와 시몬스는 에이스침대 창업자인 고(故) 안유수 회장의 장남 안성호 대표, 차남 안정호 대표가 각각 맡는 회사로 일종의 형제기업인데, 법인 설립 후 30년 만에 ‘형만 한 아우 있는’ 상황이 펼쳐진 셈이 된 것이다.


    업계는 대리점 위주로 영업하는 에이스침대보다 직영점 체제인 시몬스가 소비 트렌드 파악이나 시장 대응에 더 빨라 가파른 매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고 분석한다.


    그간 경기도 이천 복합문화공간 ‘시몬스 테라스’, 이천 지역 농특산물 직거래 장터 ‘파머스 마켓’, 전구 전시 ‘크리스마스트리 및 일루미네이션’ 등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행사로 고객 접점을 늘려온 점도 보탬이 됐다.


    중장년층의 경우 침대 교환 시기를 통상 이사 시점으로 잡는 반면, MZ세대는 침대를 소모품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고 상대적으로 교체 주기도 짧다. 이로 인해 시몬스가 MZ세대를 공략해 팬덤을 구축해온 전략이 효과를 낼 수 있었던 것이다.


    ‘만년 2등’으로 불렸던 후발기업들의 반란이 어느 정도 유지될 지는 미지수다. 하지만 쉽사리 바뀌지 않을 것 같았던 가구업계 내 지각변동을 일으켜 긴장감을 발생시켰다는 점에서 현황을 고무적이라 평가하는 시선이 많다.


    업계 관계자는 “업계 전반의 시장 경쟁이 과열되면서 어떤 사업이라도 독보적인 1위 업체는 존재하기 어려운 구조가 됐다. 유통환경 자체의 변화도 큰 데다, 그에 따라 기업별로 내놓는 전략이나 주력 사업 분야에 차이가 커 앞으로도 판도가 얼마든지 급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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