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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 자회사 KDB생명 ‘악수 중 악수’…매각 장벽 높아져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6/05 09:09:53
1조2000억원 산은 자금수혈에도 KDB생명 ‘빚으로 연명’
당국 “청산 못한 산은이 계속 부실기업 안고 간다는 얘기”
금융위 “공공기관 자산 매각엔 더욱 높은 허들 만나게 돼”
연거푸 매각에 실패한 KDB생명이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산은은 체질개선작업을 거친 뒤 재매각에 나설 예정이지만 금융당국에서는 “악수 중의 악수”란 비판이 제기된다. KDB생명 자금난도 문제지만 이에 더해 공공기관 자회사 매각은 한층 더 까다로운 매각 요건을 갖춰야 해서다.
KDB생명으로선 공공기관 자회사가 된다는 일시의 매력이 생기지만 그 뒤에는 만만찮은 매각 암초를 만나야 하는 셈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여섯 차례 매각을 실패한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KDB생명이 산은 자회사로 편입된다면 재무구조를 개선한 뒤 재매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KDB생명 지분 95.7%를 보유한 KDB칸서스밸류사모투자전문회사(KDB PEF) 는 내년 만기를 앞두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를 청산하는 차원에서 지분값을 치르고 매각 권한을 넘겨받아 KDB생명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유는 연달아 매각에 실패한 KDB생명의 기업구조를 자회사로써 경영 개선하기 위해서다. 시장에서는 KDB생명이 산은 자회사로 편입된다면 자본 확충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고 있다.
문제는 국민 세금을 통한 자본 확충도 부담으로 작용하지만 큰 문제는 공공기관의 자회사가 되면 매각 과정에 또 다른 짐을 얹게 된다는 점이다. 공공기관 관련 매각은 법상 요건을 맞춰야 하는데 적당한 상대방을 임의로 선택하여 맺는 수의계약 대상은 한정된 데다통상 완전경쟁을 통한 매각으로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정부는 공공기관 자산을 효율화하겠다며 불필요한 부동산이나 출자회사 지분 등을 매각 중이다. 얼마나 매각해 차익을 얻었는지가 경영평가에 반영이 되다 보니 공공기관들은 자산 처분에 사활을 걸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시장 침체기 때문에 헐값에 넘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KDB생명도 여기에 자유롭지 않다. 물론 헐값 매각의 경우 향후 배임 혐의로 조사를 받을 위험도 감수해야 하고 감사원 감사도 받아야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고위 관계자는 “1조2000억원에 이르는 산업은행의 자금수혈에도 여전히 KDB생명은 빚으로 연명하고 있는데 그런 KDB생명을 산업은행 자회사로 만들어 매각을 더 까다롭게 만드는 것은 선택을 내린 것”이라고 우려했다.
금융감독원 측도 같은 지적을 내놨다. 금감원 관계자는 “산은이 책임지고 과감하게 정리(청산)해주면 될 것을 이렇게 질질 끌면 결국 부실기업을 계속 안고 간다는 얘기는 ‘악수(惡手) 중의 악수(惡手)’”라고 비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빚으로 연명하는 KDB생명이 부실 금융기관이 되거나 적기시정조치 하는 것을 의사결정권자가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업계는 매각 실패의 주요 요인으로 KDB생명의 자본건전성과 방만한 경영 상태를 꼽고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KDB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 비율)은 134%로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150%) 아래다.
아울러 인수합병(M&A)시장에서 MG손보·롯데손보 등 보험사 매물이 즐비한 상황에서 KDB생명만의 강점을 보이지도 못했다. 조단위 자금을 수혈했지만 증권신고서를 보면 KDB생명 내재가치는 2504억원 적자, 신계약가치는 4610억원을 기록했다. 이를 합산한 KDB생명의 기업가치는 2106억원으로 평가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매각 관련해서는 매각재추진, 자회사 편입 등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인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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