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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통 큰 투자’ 담대한 발걸음…배경에는 선대 회장 유지 계승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3/29 09:27:40
“나는 부유한 노동자”…峨山 ‘인본주의’ 강조
의지 이어 신규 채용 및 고령 인력 재고용 결정
해외 투자 트랜드에도…“한국이 중심” 못박아
“대규모 고용 창출·투자 韓 중심 미래 사업 경쟁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국내에 3년간 8만명을 추가 채용하기로 한 ‘통 큰’ 결정에 창업자인 아산 정주영 선대회장의 정신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고 정주영 선대회장은 자신을 재벌이 아닌 ‘부유한 노동자일 뿐’이라며 노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또 ‘인본주의’를 토대로 회사를 경영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정의선 회장이 줄곧 선대 회장의 정신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헤리티지’를 강화하기 위한 작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올해부터 오는 2026년까지 3년간 국내에서 8만명을 채용하고, 68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번 계획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3년간 8만명을 직접 채용한다. 전동화 및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 등 미래 신사업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함이다.
또 1만3000명에 달하는 고령인력을 재고용해 고령자 일자리 창출에 힘을 보태기로 결정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8만명 직접 채용 결정으로 철강, 자동차부품, 건설 등 타 산업을 포함한 추가 고용 유발 효과가 11만8000명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비용으로는 3년간 ▲연구개발(R&D) 31조1000억원 ▲경상투자 35조3000억원 ▲전략투자 1조6000억원을 국내에 투자한다. R&D 분야는 제품 경쟁력 향상, 전동화,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배터리 기술 내재화 체계 구축 등 핵심기술 확보를 목표로 한다.
경상투자는 연구 인프라 확충, 전기차 전용공장 신증설 및 계열사 동반투자, GBC 프로젝트, IT 역량 강화 등에 이뤄진다. 또 전략투자는 모빌리티, SW, 자율주행 등 핵심 미래 사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전략적 투자 등에 활용한다.
전기차·자율주행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글로벌 자동차 제조사는 인력을 감축하는 추세다. 미래차 경쟁이 심화하면서 급격한 연구개발(R&D) 비용 및 인원 증가로 각 제조사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글로벌 판매량 6위에 오른 미국 스텔란티스 그룹은 미국 엔지니어링, 기술 및 소프트웨어 일자리의 약 2%(400명)을 감축할 것이라고 최근 발표했다. 제2의 테슬라로 불리는 EV 스타트업 제조사 루시드는 지난해 인력의 약 18%를 해고 결정한 바 있다.
게다가 미중 갈등 등의 영향으로 보호무역주의가 심화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각국은 수입차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거나,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의 장애물을 만들어 자국에 생산공장을 짓지 않으면 판매에 불이익을 주고 있다. 이에 일본, 중국 등 굴지의 완성차 기업은 자국 투자를 줄이고 해외 투자를 늘리는데, 정의선 회장은 국내 추가 투자를 결심한 것.
불확실성이 커졌음에도 트랜드를 역행하는 통 큰 결정을 내린 것은 선대회장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정주영 선대회장은 늘 노동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고은 시인의 ‘만인보’에 따르면 정 회장은 평소 “노동자요? 내가 노동자요”라는 말을 자주하며, 자신을 재벌보다 ‘돈 많은 노동자’로 칭했다고 한다. 특히 돈벌이만을 위한 자본주의를 비판하며 ‘인본주의’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정의선 회장은 중요 행사마다 줄곧 선대회장의 정신을 이어나갈 것이라며 현대 ‘해리티지’를 강조하고 있다. 지난해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에서는 인공지능(AI)으로 복원된 선대회장의 목소리를 듣고 뭉클했던 소회를 밝히며 “선대 회장님이 생각하셨던 그 정신 그리고 ‘하면 된다’는 생각을 우리가 같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올해 신년사에서는 정주영 선대회장으로부터 비롯된 ‘역경에도 꺾이지 않는 현대자동차그룹의 도전 정신’이 정몽구 명예회장을 거쳐 굳건하게 이어지고 있다며 향후에도 이를 이어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한국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쓸 것이라는 선대 회장의 꿈이 어느 정도 실현된 만큼, 정의선 회장은 과감한 투자를 통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전환을 가속화한다. 투자 규모로 보면 미래 모빌리티 사업을 포함한 완성차 부문이 전체 투자액의 약 63%인 42조8000억원를 차지했다. 해당 비용은 전동화와 SDV 가속화, 수소 생태계 구축, 미래항공모빌리티(AAM), 로보틱스 등에 투자된다.
특히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완공될 ‘현대차그룹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와 화성·울산 전기차 전용공장, 광명 EVO Plant를 필두로 세계 시장을 공략한다. 미국, 인도, 유럽 등에 거점을 두되, 컨트롤타워 및 핵심 생산 공장은 ‘한국’이라는 점을 확실히 한 셈이다.
기존 사업 경쟁력 제고도 이어간다. 부품, 철강, 건설, 금융 부문 등 에서도 기술 개발, 신사업 발굴, 핵심 사업 경쟁력 제고 등을 위해 2026년까지 25조2000억원의 맞춤형 투자를 실행, 성능 및 품질을 지속 개선해 글로벌 ‘톱3’ 위상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게다가 현대차 노조가 줄곧 요구했던 정년 연장안을 우회해 수옹했다. 현대차 노조는 만 60세 정년을 64세까지 늘려야 한다며 매년 열리는 임금 및 단체협상(임단협) 핵심 안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현대차는 숙련기술 보유자의 중요성을 인정하고, 직접 고용하거나 퇴직 후 재취업을 지원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국내의 대규모 고용 창출과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한국을 중심으로 미래 사업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며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다양한 신사업은 물론 기존 핵심사업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으로 만족도 높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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