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위치 :뉴스
대한항공이 힘주는 항공 MRO...성장성은?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4/12 09:28:06
항공 MRO 공장 설립에 5780억 투자...‘27년 완공
완공 시 정비 가능 엔진 연 100대→360대 확대
항공 MRO 연평균 4.9% 성장 전망...합병 후 국내 점유율 80%
대한항공이 대규모 투자 결정을 내린 ‘항공 MRO’ 사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항공 MRO(정비·수리·오버홀)는 그동안 여객 및 화물 사업 외 쏠쏠한 이익을 냈던 ‘알짜 사업’으로, 대한항공은 이번 대규모 투자를 통해 그 규모를 키우고, 본격적인 새 먹거리로 키우겠다는 구상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최근 인천 중구 운북동 부지에서 신 엔진 정비(MRO) 공장 건설 기공식을 개최했다. 총 투자금은 5780억원으로, 2027년 완공되면 연면적 14만200㎡, 축구장 20개를 합친 규모의 신 엔진 정비 공장이 들어서게 된다.
MRO란 정비(Maintenance), 수리(Repair), 분해조립(Overhaul)의 줄임말로, 항공기가 제작사에서 항공사에 인도된 후 수행되는 기체, 엔진, 부품 등에 대한 제반정비 사업을 말한다. 1990년대 이전까지만 해도 해당 사업은 항공사 별로 자체적으로 운영하거나 제작사에 위탁해 외주 정비를 맡기는 형식으로 진행돼 왔다. 그러다 루프트한자, 에어프랑스 등 일부 대형항공사들이 정비 시설 능력을 키웠고, 이를 활용한 항공기 정비 전문업체로 진출하면서 항공 MRO 사업의 외형이 확대됐다.
국내에선 대한항공, KAI(항공우주산업), 삼성테크웬, UI헬리콥터, 아시아나항공 등이 MRO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대한항공은 국내 최대 MRO 사업자다. 현재 김포·인천·김해 격납고를 비롯해 부천(엔진공장), 인천 ETC(Engine Test Cell)까지 총 5곳의 정비 기지를 보유 중이다.
대한항공은 국내 최대 1972년 우리나라 항공당국과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가를 받아 항공기 엔진 수리를 시작, 현재까지 5000대에 가까운 엔진을 재탄생시켰다. 2004년부터는 타 항공사 엔진도 수주해 성공적으로 납품하고 있다. 자회사 진에어를 포함한 국내 항공사 일부와 델타항공, 중국 남방항공 등 해외 항공사의 엔진을 수주 받은 바 있다. 여기에 세계 3대 항공기 엔진 제작사인 프랫앤휘트니(PW)와 제너럴일렉트릭(GE)도 대한항공에 ‘기어드 터보 팬(GTF) 등 일부 엔진 정비를 맡기고 있다.
대한항공이 항공 MRO 사업 외형을 키우는 건 이처럼 높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돈이 되는 분야이기 때문이다. 항공기술교육원에 따르면 글로벌 MRO 시장은 2022년 786억 달러에서 2032년 1266억 달러로 연평균 4.9% 성장할 전망이다. 특히 아시아 지역의 경우 2022년 241억 달러에서 2032년 474억 달러로 성장해 전 세계 MRO 시장의 37.4%를 차지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민간 MRO 시장은 2017~2019년 평균 2조 5000억원 수준으로, 글로벌 비중이 1.5%에 불과하다. 바꿔 말하면 자체 기술력과 기반을 갖출 경우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이번 MRO 공장 건설로 정비 가능한 엔진 대수가 연 100대에서 360대로 늘어나고, 정비 가능한 항공기 엔진도 현재 6종에서 9종으로 다양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렇게 되면 글로벌 수주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국내 항공 MRO 정비의 해외 의존도도 크게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해외 정비 의존비율은 약 50% 안팎으로 추산된다.
비용 감소 측면에서도 매우 유리하다. 항공 업계에선 신 기재를 도입하는 것 보다 수명을 다 할 때까지 수리나 정비에 최대 4배 이상의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MRO 역량이 확보되면 해당 비용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된다.
또한 아시아나항공과의 합병으로 자사 보유 기재가 많아지면 그만큼 국내 점유율도 높아질 전망이다. 양사 합병 시 보유 기재가 약 320대로 늘어난다. 자사 물량만 해도 국내 점유율 80%에 가까워진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에어서울, 에어부산의 항공 정비 물량까지 흡수하게 되면 성장세는 더욱 커질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기재 사고가 잇따르면서 MRO에 대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그만큼 성장성이 큰 사업으로, 정비 인력과 인프라만 확보되면 대한항공의 확실한 먹거리로 자리메김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2027년 신 엔진 정비 공장 완공되면 절반에 달하는 해외 의존도를 크게 낮추는 한편, 정비에 드는 비용을 대폭 낮추는 등 성장성과 함께 대대적인 비용 감소 효과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