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뉴스

    [EBN 칼럼] 한국사회투자 ‘투자자가 선호하는 스타트업’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4/08 09:36:33

    이종익의 스타트업 성공 멘토링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 [제공=한국사회투자]

    이종익 한국사회투자 대표. [제공=한국사회투자]


    바야흐로 새 봄과 함께 투자의 시간이 돌아왔다. 3월에 들어서면서 정부의 모태펀드를 위시해서 여기저기서 다양한 투자 프로그램이 활발하게 가동을 시작했다. 스타트업의 생존과 성장을 위한 자금공급, 그중에서도 투자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투자자가 선호하는 스타트업에 대해서 말해보고자 한다. 세상에는 우수한 스타트업이 매우 많다.


    하지만 우수한 스타트업이라도 투자자에게 반드시 선택되지는 않는다. 투자자가 선호하는 스타트업의 조건을 한 번 살펴보자.


    첫 번째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스타트업의 특징은 잘 팔릴 수 있는 스타트업이다. 투자하는 사람들이 뛰어난 스타트업을 선호하지 않고 잘 팔릴 수 있는 스타트업을 우선 선호한다니 고개가 갸우뚱해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스타트업 투자자의 속성을 이해하면 왜 이렇게 판단하는지 잘 알 수 있다. 대부분의 스타트업 투자자들은 기업을 단기간에 육성시켜 가치를 높여서 후속 투자자에 팔고 투자금과 이익을 회수하고자 한다. 이 과정을 엑싯(Exit)이라고 한다.


    일반적으로 스타트업 투자자들은 3년 이내에 피투자회사를 팔고 최대한 높은 수익율을 달성하길 희망한다. 회수한 수익을 재빨리 재투자하거나 투자성과를 바탕으로 새로운 투자가를 초대하기도 한다. 투자사는 이 과정이 원활하게 선순환돼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그래서 우수한 스타트업도 중요하지만 그보다는 잘 팔릴 수 있는, 즉 상품성이 좋은 스타트업이 우선 선호된다. 그럼 잘 팔리는 스타트업은 어떤 스타트업일까?


    잘 팔리기 위해서는 시장에서의 희소성이 중요하다. AI 나 우주기술과 같은 최신 딥테크 기술을 보유한 기업, 최신 딥테크 기술은 아니더라도 이제까지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던 서비스를 만든 기업 등과 같은 스타트업이 우대된다. 최근 수년 내 인공지능 시대가 갑자기 도래하면서 AI를 사업모델로 내세우고 있는 회사에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다이어트가 붐이 되면서 신약을 개발하는 스타트업에도 자금이 몰리고 있다. 양자컴퓨팅과 탄소 포집과 같은 분야에도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두 번째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스타트업 요건은 대표와 경영진의 맨파워이다. 대표의 경영 능력, 비즈니스 네트워크, 과거 근무나 사업 경험이 중요한 판단 요소이다. 경영 능력 부분에서는 특히 과거에 성공적으로 엑싯을 한 연쇄창업자가 선호된다. 대표의 비즈니스 네트워크도 중요한 요소이다. 출신 대학이나 기업 등을 통해 탄탄한 팀을 구성한 스타트업을 더 선호한다. 과거 업무 경험도 중요한 판단 요소로 작용한다. 대기업이나 연구기관에서의 뚜렷한 경력과 연구 성과는 좋은 점수를 받는다.


    2023년 중소벤처기업부의 벤처기업 정밀실태조사에 의하면 국내 유니콘 기업의 절반은 연쇄창업으로 창업한 창업자들이 설립한 기업으로 확인되었다.


    야놀자의 이수진 대표, 버킷플레이스의 이승재 대표, 비바리퍼플리카의 이승건 대표 등이 모두 연쇄창업자로 이에 해당한다. 연쇄창업자는 이전 창업의 성공 및 실패 과정을 통해서 많은 경험을 축적하게 된다. 이를 바탕으로 재창업에서는 사업 전략, 투자, 운영 등 여러 방면에서 시행착오와 사업 리스크를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세 번째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스타트업은 시장성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이다. 스타트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경쟁우위로 즉시 팔 수 있는 시장이 존재하는 지가 주 판단 요소이다. 이 시장을 유효시장(SOM: Service Obtainable Market)이라고 한다. 유효시장에서는 경쟁자가 많지 않다. 시장성이 높은 기업은 유효시장 크기가 크다. 또 인접시장으로 수월하게 진출할 수 있다고 하면 시장 성장성이 크다고 판단된다. 시장이 국내에 한정되는지 글로벌 확장이 가능한지도 주 판단 요소이다. 큰 독점시장을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다면 최고지만 그런 경우는 거의 없다.


    유니콘인 마켓컬리는 설립 5년 만에 Pre-IPO까지 거의 매년 투자를 받았다. 마켓컬리가 투자가들에게 각광받았던 이유는 첨단 기술이 아니었다. 신선한 식품을 새벽에 배송받길 원하는 고객(시장)이 크다는 것을 투자자에게 잘 어필했기 때문이다. 시장성 및 성장성을 판단할 때 글로벌 확장은 주요 고려 요소이다. 국내시장은 규모가 작아 스타트업이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스타트업들은 출발부터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많다. 역시 유니콘인 트릿지는 사업 분야가 농업이지만 글로벌 농∙축∙수산물 무역 거래 플랫폼으로 시장성을 인정받았다.


    마지막으로 투자자들이 선호하는 스타트업은 투자 성과가 좋은 초기 투자자에 의한 시드 투자가 이루어진 기업이다. 최상위 투자자에게 시드 투자를 받은 것은 그만큼 뛰어난 기업이라는 판단의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대체로 빠른 성장을 하는 스타트업들은 유명 VC나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한 경우가 많다. 투자생태계에는 투자자들 간의 그룹이 다수 형성돼 있다. 이 그룹들이 우수한 기업을 공동으로 투자(Club Deal)하는 경우가 흔하다. 공동투자를 받으면 후속 투자도 상대적으로 수월한 장점이 있다.


    이상으로 투자자에게 선호되는 스타트업의 특징을 살펴보았다. 하지만 모든 스타트업이 상기와 같은 매력 요소를 다 갖추기는 쉽지 않다. 누구나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서 멋진 J자 성장커브를 그리며 유니콘으로 등극하길 원한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녹록지 않다. 투자자에게 선택받기도 쉽지 않고, 지속적인 투자를 유치하는 것도 어려운 과제이다. 많은 스타트업 대표들은 얼마 남지 않은 런웨이(남은 현금으로 운영할 수 있는 기간)를 걱정하며 자금을 구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인 일이다. 포스트코로나 이후로 생존 위기에 몰린 스타트업에게 투자에 기반한 성장은 쉽지 않다.


    그래서 일부 스타트업은 자사의 기술 수준을 부풀리고, 사업모델이나 시장성을 과도하게 포장하기도 한다. 일부지만 매력적인 재무제표를 위해 분식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기업들은 금방 탄로가 난다. 매력적인 스타트업으로 성장하려면 결국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위에서 언급한 요소들을 염두에 두되 항상 기본을 잊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영업이익 창출이 없는 창업기업은 스타트는 가능할 수 있겠지만 업(Up) 할 수 없다. 새봄 꽃내음과 함께 대한민국 스타트업들도 최고의 성과로 멋진 꽃 피웠으면 좋겠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