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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터널’ 빠져나온 화장품 로드숍…“판로 확장 효과”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4/03 09:57:22
미샤·토니모리·이니스프리 등 일제히 실적 개선세
대형 이커머스 및 유통채널 입점 확대 효과 ‘톡톡’
“K뷰티 인기에 성장 잠재력 풍부…해외 공략 속도”
이른바 ‘1세대 화장품’인 로드숍들이 단일 브랜드로 구성된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강박을 버리고 판로를 본격 확장하면서 부활의 날갯짓을 펴고 있다.
국내서는 쿠팡, 컬리, 다이소, 올리브영 등 대세 유통 플랫폼에 올라타 매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으며, 해외서도 진출국을 다변화하고 입점 채널을 늘리며 사업 영토 확장을 노리는 모습이다.
3일 화장품업계에 따르면 에이블씨엔씨(미샤), 토니모리, 잇츠한불, LG생활건강(더페이스샵), 아모레퍼시픽(이니스프리·에뛰드) 등 1세대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대부분이 지난해 호실적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매출액 2736억원, 영업이익 114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각각 10.4%, 14.2%의 성장을 이뤄냈다. 잇츠스킨 등을 운영하는 잇츠한불도 같은 기간 매출액 1392억원, 영업이익 81억원 등을 시현하며 각각 6.5%, 67.5% 늘었다.
아모레퍼시픽 자회사인 에뛰드 매출액도 전년보다 4.7% 늘어난 1110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195.5% 증가한 148억원을 달성했다. 토니모리의 경우 영업이익 96억원을 내며 2016년 이후 7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 역시 전년 대비 19.2% 증가한 1511억원을 기록했다.
이 화장품 브랜드들은 과거 중국 단체 관광객(유커)을 기반으로 성장해왔으나, 2017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사태와 2019년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퇴행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사업 근간인 로드숍 형태를 계속 지켜왔으나 헬스앤뷰티(H&B) 스토어가 몸집을 불려나가기 시작한 이후부터 상황은 더 나빠졌다. 남아있던 국내 충성 고객마저 유출되면서 실적 하락은 물론 오프라인 매장 자체가 존폐 위기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다.
최근에는 경기 침체로 고물가·고금리 기조까지 맞물리면서 임대료, 인건비 부담을 이기지 못한 로드숍 사업자들이 지하철 역사나 번화가 오프라인 매장을 줄폐업하기도 했다.
하지만 단일 브랜드 제품들로 구성된 오프라인 매장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급변한 국내외 뷰티시장에 대응하기 시작하면서 상황이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일단 자사몰 대신 쿠팡, 컬리 등 이커머스나 다이소, 올리브영 등 대형 유통 채널에 본격적으로 납품을 시작한 것이 가장 큰 변화다.
LG생활건강의 더페이스샵은 로드숍 사업 철수를 결정한지 8개월 만인 지난 2월 올리브영 입점을 결정했다. LG생활건강이 5년 만에 쿠팡과의 직거래를 재개한 덕에 쿠팡에서도 더페이스샵 제품이 판매되는 중이다.
아모레퍼시픽은 이니스프리와 에뛰드 브랜드를 올리브영은 물론 쿠팡과 컬리에도 유통하기 시작했다. 네이처리퍼블릭의 경우 올리브영과 다이소에 입점된 상태다.
화장품 로드숍 브랜드 입장에서 이커머스 등 대형 채널에 입점하는 것은 생각보다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유통 채널과 가맹점 사이에서 입점 제품, 입점 시기, 수익 공유 방안 등을 조율해 합의점을 도출하는 작업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유통 판로 확장을 결정한 로드숍 브랜드들이 그간 실적 회복에 얼마나 고민이 많았을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해외시장을 새로 개척하는 움직임도 실적 정상화나 외형 확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중국 의존도를 낮추는 게 공통적인 움직임이며 개별 브랜드마다 미국, 일본, 동남아, 유럽 등 진출국은 점점 더 다양해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로드샵에 국한돼있던 1세대 화장품 브랜드들이 국내 유통 판로를 확장한 데 이어 해외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더 붙이고 있다”며 “기본적으로 품질이나 가성비 등 한국 화장품에 대한 평판이 좋아 성장 잠재력은 무궁무진한 상황이며, 현지 입점 채널에서 나오는 실적도 전반적으로 우수한 편이라 장기적으로 외형 확대의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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