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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街 ‘미투 제품’에 소비자 싫증…‘원조’만 웃는다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3/01 08:48:52
볶음면·허니버터 시리즈 이어 ‘청양마요’ 모방 제품 봇물
‘상품 베끼기’ 피로도에 소비자 외면, 대부분 일회성 구매로
“식품기업 R&D 투자도 바닥…독자 상품으로 경쟁력 키워야”
식품업계 내 ‘미투(Me Too) 상품’ 현상이 과도해지면서 일명 ‘원조’ 브랜드들만 오히려 매출 증대 효과를 얻는 분위기다. 모방 제품에 대한 소비자 피로도가 높아진 탓에 결국 시장을 개척했던 선발 상품으로 회귀하는 현상 두드러지고 있다.
2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과거 삼양식품의 ‘불닭볶음면’,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이어 최근에는 농심이 ‘먹태깡’을 출시한 지 3개월 만에 이와 비슷한 청양마요 시리즈 제품들이 봇물처럼 쏟아졌다.
롯데웰푸드 ‘오잉 노가리칩 청양마요맛’, CU ‘헤이루 청양마요맛 새우칩’, 세븐일레븐 ‘먹태이토’, GS25 ‘먹태쌀칩’ 등이 대표적이다. 청양고추와 마요네즈를 섞은 소스 맛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과자, 라면, 안주 등 식품업계 전반에서 해당 맛을 가미한 모방 제품들이 출시되고 있는 것이다.
식품업계에서 미투 제품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투자 비용은 줄이고 브랜드 인기는 보장받을 수 있어서다. 시장 내 소비 트렌드 변화 속도가 상당히 빨라진 데다, 장수 제품을 만들기 이전보다 어려워졌기 때문에 ‘상품 베끼기’로 자금과 시간을 절약해 신제품을 선보이는 것이다.
문제는 미투 제품들에 대해 소비자들이 느끼는 피로도가 높아졌다는 데 있다. 처음에는 트렌드에 편승한 신제품들을 호기심에 소비하지만, 선발 출시된 제품과 비교해 차별성이 없거나 오히려 품질이 뒤떨어지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미투 제품 대부분이 반짝 인기를 누리거나 일회성 소비에 그치는 이유다.
식품업계들의 소극적인 연구개발(R&D) 비용 투자도 미투 제품들의 품질 하락과 소비자 외면의 원인이 되고 있다. 통상 식품업계 연구개발 비중은 타 업종에 비해 낮은 편이며 매출액 대비 1% 안팎에 머무르는 경우가 일반적이긴 하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제과업체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투자 비용이 0.5%선까지 하락한 모습이 나오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보다 소비자들이 똑똑해지면서 단순히 본인이 선호하는 식품 맛을 따라 구매하기 보다 ‘미투 제품’을 거르는 경우도 많아졌다고 들었다”며 “모방 상품들이 경기 불황에 특정 시장 규모를 키우는 일시적으로 보탬이 될 수는 있지만, 대부분 일회성 소비에 그치고 결국 원조 브랜드들만 남아 매출 증대 효과를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선발 제품을 출시했던 식품기업들의 태도도 다소 달라졌다. 과거에는 미투 현상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법적 대응을 하기도 했으나, 최근에는 이를 되레 반기는 분위기다. 미투 제품들이 장기적으로 힘을 못쓰는 경우가 많은 반면, 선발 제품들은 오히려 브랜드 홍보 효과를 얻어서다.
현실적으로 소송을 통한 법적 제재가 힘들기도 하다. 과거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을 모방한 팔도 ‘불낚볶음면’, CJ제일제당을 모방한 오뚜기·동원F&B의 ‘컵반’ 등을 두고 소송이 제기됐지만 모두 기각된 바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업계가 유사제품 분쟁으로 연일 시끄러운 탓에 ‘미투 현상’이 경기 불황 속 하나의 트렌드로 보일 정도”라며 “국내 식품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내 경쟁력을 배양·확대하기 위해선 더 많은 R&D 비용 투자가 필수적이며 독자적인 신제품이 출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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