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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 차기 후계자]경영 승계 ‘무게추’ 어디로…구본규 LS전선 사장vs구동휘 LS MnM 대표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2/21 09:07:51
LS그룹 오너가(家) 3세의 차기 총수 경쟁 작업이 치열하다. 후보군 중에서도 ‘경영 승계’ 무게추가 옮겨 다니면서 사실상 오리무중이다.
LS그룹은 2003년 11월 LG그룹에서 독립한 이후 구씨 집안 구성원들이 경영에 공동으로 참여하는 ‘사촌 경영’ 체제를 유지 중이다.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의 셋째·넷째·다섯째 동생인 고 구태회·구평회·구두회 명예회장은 창립 당시 지주사인 LS 지분 33.42%를 4:4:2 비율로 나눠 가졌다.
이들 삼형제는 그룹 공동경영에도 합의를 이뤄내면서, 현재 사촌 경영의 균형을 맞춘 계기가 됐다.
장자 계보로 따지면 구본규 사장이 구본웅 대표를 대신해 적통을 이을 유력한 후보로 꼽힌다. 구본규 사장이 애초에 ‘장자 타이틀’을 쥐고 있지 않았던 만큼 경영 성과에 이목이 쏠릴 수밖에 없다.
구본규 사장은 오너 3세 가운데 핵심 계열사 LS전선 대표이사직에 오른 첫 번째 인물이다. 그는 미국 퍼듀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MBA를 마친 뒤 29살의 나이로 2007년 LS전선에 입사했다. 이후 LS일렉트릭과 LS엠트론 등을 거치며 글로벌 사업 일선에서 활약해 2021년까지 LS엠트론 대표이사 부사장을 지냈다.
그는 적자 늪에 허덕이던 LS엠트론의 경영 실적을 흑자로 이끈 점을 높게 평가 받아 2021년 말 LS전선 CEO로 선임됐다. 부임 첫 해 불확실한 영업 환경 속에도 강한 추진력으로 사업 성과를 창출해내면서 1년 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구본규 사장은 취임 2년차인 작년 글로벌 해저케이블 사업 역량을 한층 끌어올리는 동시에 2차전지 소재 사업 등 신사업 발굴에도 주력했다. 특히 아시아 전선 기업 중 최초로 ‘턴키(turn key, 설계·시공 일괄 입찰) 프로젝트 관리’의 국제 인증(ISO 21502)도 획득했다.
해저 프로젝트의 통합관리에 대한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발주처들의 국제 표준 요구에 적극 대응해 공격적인 수주 행보를 펼칠 기반을 닦았다.
간판 계열사의 미래 성장 동력을 키우면서 구본규 사장은 승계 정당성 확보에 분주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과에도 그룹 차기 총수 후보군으로서는 물음표가 따라 붙는다.
구본규 사장과 6촌 관계인 구동휘 대표가 그룹 미래 먹거리인 2차전지 소재 사업 최전선에 배치되면서 경영 보폭을 넓히는 점이 주목된다. 오너 3세 중 후계권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자 타이틀’을 보유한 데다, 승계 핵심인 LS 지분을 가장 많이 들고 있는 인물도 구동휘 대표다. 구본규 사장(지분율 1.16%)과의 LS 지분 격차는 1.83%포인트(p)다.
구동휘 대표는 작년 11월 LS일렉트릭에서 LSMnM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자리를 옮겼으며, 한달 여 만에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그는 LS MnM의 배터리 사업을 진두지휘하며 기업공개(IPO) 준비에 힘을 쏟을 계획이다.
최근 몇 년 새 LS그룹이 몸집을 불리는 과정에서 LS MnM을 비롯한 비상장 자회사의 증시 입성을 통해 자금 조달에 나설 것이란 관측은 꾸준히 제기됐다. 구동휘 대표 주도로 추진된 LS MnM IPO가 흥행에 성공할 경우 그룹 내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해석이 힘이 실리고 있다.
LS그룹 초대 회장은 고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고 구자홍 회장이다. 그는 임기 9년째인 2012년 말 그룹 회장직을 고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이자 사촌동생인 구자열 회장에게 넘겨줬다.
현재는 고 구두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은 회장이 바통을 이어 받은 상태. 기존 그룹 총수 이양 방식대로 구자열 회장은 임기 9년을 꽉 채운 2021년 말 구자은 회장에게 그룹 회장 자리를 넘기면서 사촌형제 간 우애경영을 지속하고 있다.
이 같은 경영권 승계 전통이 유지된다면, 구자은 회장을 이을 차기 총수는 고 구태회 명예회장의 손자들로 후보군이 축약될 것으로 보인다.
고 구태회 명예회장은 슬하에 아들 넷을 뒀다. 고 구자홍 회장, 구자엽 LS전선 회장, 고 구자명 회장, 구자철 예스코홀딩스 이사회 의장 순이다. 장자 승계의 원칙을 적용할 경우 고 구자홍 회장의 외아들인 ‘구본웅’ 마음캐피탈그룹 대표(1979년생)가 유력한 후계자다. 하지만 그는 보유하고 있던 LS 지분 마저 털고 그룹 경영에는 참여하고 있지 않다.
구본웅 대표를 차기 총수 후보군에서 배제하면 구자엽 회장의 장남 구본규 LS전선 사장(1979년생), 고 구자명 회장의 장남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사장(1977년생), 구자철 의장의 외아들 구본권 LS MnM 전무(1984년생) 등 3인이다.
이들이 소유한 LS 지분율은 미미한 수준이다. 지난달 12일 기준 구본규 사장이 1.16%, 구본혁 사장과 구본권 전무가 각각 1.30%, 0.39%로 집계된다.
오너 3세 경영인중 LS 지분율이 가장 높은 인물은 ‘구태회 명예회장계’가 아닌 ‘구평회 명예회장계’인 구동휘 LS MnM 대표(1982년생)다. 고 구평회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구자열 LS 이사회 의장의 장남 구동휘 대표는 LS 지분 2.99%를 갖고 있다. 구자은 회장이 임기를 시작한 지 얼마 안된 점을 감안하면, 이들에게 분배된 지배력은 언제든 뒤집힐 가능성이 있다.
재계 관계자는 “LS 오너가는 대외적으로는 각각 대표이사 역할을 맡고 있는 모양새”라며 “사촌경영으로 직급에 연연해하진 않아 보이지만 그룹 전체 경영을 따져봤을 때 적통을 넘어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 기준은 명확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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