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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항공 화물 M&A]제주항공은 진성 원매자일까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3/14 09:46:21
인수 주관사 선정 및 컨소시엄 구성에 소극적
매각자 측, M&A 흥행 위해 ‘들러리’ 요청?
초대형 PE 출연에 따라 참전 여부 결정할 듯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매각을 위한 실사가 시작된 가운데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는 제주항공의 인수 의지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숏리스트까지 올라 실사까지 참여하는 상황에 왔지만, 아직 인수 주관사도 선정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SI(전략적 투자자)나 PE(사모펀드)의 컨소시엄 제안에도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단지 이번 딜의 흥행을 위한 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의 참전 요구에 응한 ‘들러리’가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매각을 위한 실사가 11일부터 시작됐다. 숏리스트(적격 후보자)로 선정된 4곳의 원매자(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에어인천, 이스타항공)들은 현재 실사에 참여, 매각자 측이 제공하는 회사의 재무 현황과 사업 내용을 등을 전달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실사 기간은 6주로, 이 과정이 끝나면 구체적인 매각가 산정이 이뤄질 전망이다.
숏리스트들은 컨소시엄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에어프레미아는 이미 컨소시엄 구성을 마쳤으며, 다른 원매자들 역시 PE와 SI들의 러브콜을 저울질하고 있다. 하지만 제주항공 만큼은 별다른 움직임이 없다. 이번 딜의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며 PE와 SI들의 가장 적극적인 구애를 받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제주항공은 실사가 시작된 지금까지 인수 주관사도 아직 선정하지 않았다. 에어프레미아는 삼정KPMG, 에어인천은 EY한영, 이스타항공은 삼일PwC 등을 인수 주관사로 선정했고, 법률 자문사로 김앤장과 광장 등을 파트너로 정하는 등 인수단을 제대로 꾸리고 있지만, 제주항공은 깜깜 무소식이다.
제주항공 경영진은 처음부터 아시아나항공 화물 M&A 참여에 난색을 표헸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 단위로 추정되는 인수 금액도 부담스럽지만, 소형 화물 중심의 화물 사업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대형 화물 위주의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인수는 시너지가 크지 않을 거라는 내부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더욱이 제주항공의 국내선 항공 화물 점유율은 10%대로,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 하는데 높은 점유율 상 승인을 받기가 쉽지 않다. 시너지가 크지 않은 사업에 수조원의 자금을 들이고, 수개월에 걸친 번거로운 절차까지 진행해야 하는 셈이다.
업계에선 제주항공이 애초부터 진성 원매자가 아닌 M&A 흥행을 위한 ‘들러리’라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매각자 측인 대한항공과 산업은행이 ‘소문난 잔치’를 만들기 위해 제주항공의 참전을 독려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항공 화물 사업은 코로나 팬데믹 당시 호조세의 정점을 찍은 후 최근 본격적인 비수기에 접어든 모습이다. 자칫 아시아나항공 화물 M&A의 흥행 부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제주항공이 진성 원매자인지 아닌지는 결국 모기업인 애경그룹의 의중에 달렸다. 3000억원 대 규모의 제주항공 현재의 곳간 수준으로는 인수 자금을 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모기업의 지원이 절대적으로 요구된다.
그러나 조 단위의 인수자금은 애경그룹에게도 부담스런 수준인만큼 컨소시엄을 제안한 PE들의 운용 능력이나, 규모 등을 면밀히 살펴본 후 확실한 참전 여부를 가릴 전망이다. 다만 초대형 PE가 아니고선 선뜻 협상에 나서기는 쉽지 않을 거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현재까지 제주항공에 러브콜을 보낸 PE들은 대부분 블라인드펀드를 보유한 중·대형 규모인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무산됐지만 제주항공이 과거 이스타항공 M&A에 참전했던 전례를 살펴보면 제주항공은 화물 보단 여객 사업을 통한 외형 확장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특히 화물 호조세가 확실히 꺾인 지금의 사업 환경 상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는 인수 후 큰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어 “인수 이후 시너지를 기대하기 어렵고, 당장 조 단위의 지출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제주항공이 선뜻 나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컨소시엄 파트너의 자금력, 운용 능력 등을 살펴본 후 최종 참전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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