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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두색 번호판 시행 두 달…‘차종·브랜드·가격대’ 엇갈린 명암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3/12 08:52:49

    세단·수퍼카 등 일부 차종별 법인 판매 감소

    BMW 등 일부 브랜드 판매는 되려 증가세

    “나중엔 과시 상징될수도”…제도 악용 우려

    [제공=벤틀리모터스코리아]

    [제공=벤틀리모터스코리아]

    연두색 번호판 제도 시행 두 달이 지났다. 효과를 두고 수입차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럭셔리 세단과 스포츠카 판매는 잠시 주춤한 반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등 일부 브랜드·차종별 법인 판매는 늘었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연두색 번호판이 과시용 수단으로 자리 법인 판매가 늘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1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 통계에 따르면 1~2월 누적 법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4.4% 감소한 1만541대로 집계됐다.


    차종, 브랜드, 가격대별 희비가 엇갈렸다. 우선 차종별로는 법인 세단의 감소세가 두드러진다. 올해 1~2월 법인 세단 판매량은 4978대로 지난해보다 38.2%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법인 SUV 판매량은 7.5% 감소하는 데 그쳐 확연한 차이를 보였다.


    1년에 400~1000대 내외를 판매하는 슈퍼카 브랜드의 법인 판매는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616대의 법인차를 판매했던 벤틀리는 같은 기간 단 17대를 팔았다. 또 람보르기니와 마세라티, 롤스로이스 등도 올해 법인차 판매가 10~20대에 머물렀다. 연두색 번호판 제도 시행 초기지만 어느 정도 목적을 달성한 셈이다.


    여타 브랜드는 메르세데스-벤츠가 37.1% 줄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아우디(88.3%), 포르쉐(33.2%), 랜드로버(47.3%) 등도 연두색 번호판 제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해석된다.


    반면 법인 판매가 늘어난 브랜드도 있었다. BMW는 같은 기간 15.4% 늘어난 4139대를 법인으로 판매했다. 렉서스와 링컨도 소폭이지만 오름세를 보였다.


    연두색 번호판 제도 시행 두 달 만에 여러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해 국토부는 고가 법인차량의 사적 용도 사용을 막고자 ‘자동차 등록번호판 등의 기준에 관한 고시’를 일부 개정했다. 이에 따라 8000만원 이상의 법인 차량은 연두색 번호판을 달도록 의무화한 바 있다.


    시행 초기임에도 불구하고 일부 브랜드는 판매가 늘어난 것. 1~2월 수입차 판매 중 법인차 비중은 약 39%에서 36%로 3%포인트(p) 줄어드는 데 그쳤다.


    실제로도 업계는 연두색 번호판 제도 영향을 크게 느끼지 못하는 눈치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고물가·고금리 때문에 소비자들이 차 구매를 꺼리고 있다”면서 “작년 말을 제외하면 연두색 번호판 제도 시행 효과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심지어 연두색 번호판을 ‘과시용’으로 역이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연두색 번호판이 8000만원이 넘는 고급 차를 법인용으로 구매할 수 있는 재력가라는 이미지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 있다고 본다. 일각에서는 연두색 번호판이 형형색색의 스포츠카와 어울린다는 평가도 나오는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시행이 얼마 되지 않은 만큼 연두색 번호판 제도 효과는 좀 더 지켜볼 여지가 있다고 진단한다.


    이항구 자동차융합기술원장은 “연두색 번호판은 가선 안 되는 곳을 법인차로 방문하는 등 사적 남용을 방지할 수 있는 효과가 크다”면서 “이제 제도 시행 2개월이 지난 만큼 추이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