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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이엔드’ 달라면서 공사비는 ‘찔끔’…건설사 ㅇ난감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3/07 08:47:01

    산호아파트 재건축조합, 입찰 조건으로 ‘하이엔드’ 명시했지만…

    공사비 입장차…조합 “830만원대” vs 건설사 “900만원 이상”

    공사비 상승에 아무리 입지 좋아도 수익성 낮으면 입찰도 안해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제공=연합]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시내 아파트의 모습 [제공=연합]

    최근 아파트 재건축 사업을 따내려는 건설사들이 깊은 고민에 빠졌다. 시공사 선정 조건으로 ‘하이엔드(최상위)’ 브랜드를 제시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재건축 조합이 공사비를 그만큼 산정해 주지 않아서다.


    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 용산구 산호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선정 조건으로 120억원의 입찰보증금과 컨소시엄(공동도급) 불가, 각 건설사가 갖고 있는 하이엔드 브랜드 등을 내걸었다.


    산호아파트는 한강변을 낀 서울 용산에 위치해 재건축 이후 한강 조망이 가능해 알짜 재건축 단지로 꼽힌다. 지상 12층, 6개동 554가구 규모로 재건축을 통해 지상 35층, 7개동 647가구로 탈바꿈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달 29일 시공사 선정을 위해 개최된 현장설명회에는 삼성물산, 현대건설, GS건설, DL이앤씨, 포스코이앤씨, HDC현대산업개발 등 건설사 8곳이 참여해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다만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가 건설사들의 입찰 참여를 소극적으로 만들었다. 이 단지 조합이 제시한 예정 공사비는 3028억원으로, 3.3㎡(평)당 830만원 정도다.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조합이 요구한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시키에는 부족하다는 게 건설사들의 입장이다. 건설사들은 평당 900만원은 넘어야 수지타산이 맞다고 본다.


    현장설명회에 참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공사 현장마다 공사비가 다 다르기 때문에 이 단지의 공사비가 적고, 많은 지를 아직 판단하긴 이른 것 같다”면서도 “그러나 하이엔드 브랜드를 적용하기 위해선 고가 마감재가 들어가야 하는데, 이를 어떻게 적용하느냐에 따라 공사비가 크게 달라질 수 있어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앞서 서울 강남구 ‘개포주공5단지’ 재건축 시공사 선정에서 입찰참여확약서를 제출한 곳은 대우건설이 유일했다. 당초 입찰 의사를 보였던 포스코이앤씨는 최종적으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해당 단지의 경우 조합이 제시한 총공사비는 6970억원으로 평당 약 840만원에 달한다. 하지만, 조합 이 요구한 마감재를 사용하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해 포스코이앤씨는 결국 참여를 포기했다.


    이런 상황은 다른 강남3구 지역도 마찬가지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 27차’ 재건축을 비롯해 송파구 ‘가락삼익맨숀’ 재건축 조합 등이 최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을 진행했지만, 응한 건설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최근 하이엔드 브랜드나 이에 준하는 마감재를 요구하는 경우가 늘고 있지만, 조합이 제시한 공사비는 여전히 낮은 수준이어서 건설사들의 참여가 저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아무리 입지 조건이 좋고 사업 규모가 크더라도 공사비를 높게 부르지 않으면 사실상 참여가 어렵다는 게 건설사 입장이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고 원자잿값과 인건비가 치솟아 수주를 해도 남는 게 없다고 하소연한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하이엔드와 일반 브랜드는 사실상 건축 비용은 같지만, 마감재나 특화 설계 적용에 따라 차이가 난다”며 “과거에는 자재비용이 저렴했기 때문에 낮은 공사비에도 적용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금리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이전과 같은 조건을 맞추기 위해선 공사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