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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ES ’24 결산] 로봇부터 건강관리까지…“AI 세상 왔다”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1/15 09:50:10

    삼성전자 AI 컴패니언 ‘볼리’·LG전자 ‘스마트홈 AI 에이전트’ 공개
    푸드테크기업과 헬스테크 기업의 AI 기술 접목도 눈에 띄어


    CES 2024에서 선보인 삼성전자 ‘볼리’(왼쪽) 및 LG전자 ‘AI에이전트’(오른쪽) [이남석 EBN 기자]

    CES 2024에서 선보인 삼성전자 ‘볼리’(왼쪽) 및 LG전자 ‘AI에이전트’(오른쪽) [이남석 EBN 기자]


    [라스베이거스(미국)=이남석 기자] 지난 9∼12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4’는 인공지능(AI)이 삶의 모든 영역에 녹아들 수 있음을 보여주는 무대였다.


    All Together, All On(올 투게더, 올 온). ‘모든 기업과 산업이 다 함께 인류의 문제를 혁신 기술로 해결하자’를 주제로 내건 만큼 전 산업을 관통하는 ‘AI 기술의 집합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메인 전시장인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 센트럴홀에는 삼성전자, LG전자,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대형 부스를 차리며 AI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전 세계 스마트 가전 시장에서 양자구도를 구축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공교롭게도 새로운 수익 창출을 위해 ‘생성형 AI’에 기반한 로봇을 나란히 선보여 주목받았다.


    올해 CES 전시 업체 중 최대 규모로 부스를 조성한 삼성전자는 공 모양의 반려 로봇 개념의 AI 컴패니언 ‘볼리(Ballie)’를 선보였다. 볼리는 삼성전자는 지난 ‘CES 2020’에서 처음 소개한 후 수년간의 연구개발을 진행해 새로 개발한 맞춤형 서비스 제품이다.


    자율 주행에 기반해 별도의 컨트롤러 없이 음성으로 명령을 수행한다. 세계 최초 원·근접 투사가 모두 가능한 듀얼렌즈 기술 기반의 프로젝터를 탑재해 벽과 천장, 바닥 어디든 최적의 화면을 제공할 수 있도록 렌즈를 전환하고 사용자에게 필요한 정보나 영상 콘텐츠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도록 했다. 삼성전자는 추후 볼리에 삼성 타이젠 OS를 탑재해 ‘삼성 TV 플러스’ 등을 제공할 예정으로 출시일은 연내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은 지난 9일(현지시각) 간담회에서 “올해 매일 사용하는 핵심 기능을 중심으로 생성형 AI를 적용하기 시작해 새로운 디바이스 경험으로 혁신할 계획”이라며 “올해는 AI 기능을 적극 도입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같은날 LG전자 역시 CES 무대 한가운데서 ‘스마트홈 AI 에이전트’라는 AI 로봇을 공개하고 관람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LG전자의 AI 로봇의 경우 인간과의 교감을 한층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음성·음향·이미지 인식 등을 접목한 멀티모달 센싱과 첨단 인공지능 프로세스를 토대로 사용자의 상황과 상태를 정교하게 인지하고 능동적으로 소통한다. 디스플레이에 표출되는 표정 등을 살린 풍부한 감정표현이 가능하다. 이를테면 고객의 목소리나 표정으로 감정을 파악해 분위기에 맞는 음악을 추천하고 재생하며 교감한다. 교통과 날씨, 일정 등을 알려달라고 말하면 각각에 해당하는 정보를 알려준다.


    이는 앞서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CES 행사 개막을 앞두고 8일(현지시각) 진행한 ‘LG 월드 프리미어’에서 밝힌 AI 방향과 일맥상통한다. 당시 조 사장은 AI에 “AI가 사용자를 더 배려하고 공감해 보다 차별화된 고객경험을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공감 지능’(Affectionate Intelligence)으로 재정의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감 지능은 고객이 삶을 마음껏 즐기도록 해주는 기술과 책임감을 갖춘 인공지능이 될 것”이라며 “LG전자 브랜드철학 ‘라이프스굿’은 AI 시대에도 AI가 아닌 사람이 중심이 되는, 고객을 위한 더 나은 삶을 만들겠다는 우리의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독일 시장조사기관 스태티스타에 따르면 글로벌 로보틱스 시장 규모는 2023년 370억 달러(약 49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는 2028년에는 해당 규모가 450억 달러(약 60조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AI로 푸드테크 접근성 높였다…“식단 분석해 영양 균형 파악”


    LVCC 노스홀(North Hall)에 위치한 AI 푸드테크 업체 ‘누비랩’ 부스 [이남석 EBN 기자]

    LVCC 노스홀(North Hall)에 위치한 AI 푸드테크 업체 ‘누비랩’ 부스 [이남석 EBN 기자]


    올해 CES에서는 푸드테크와 AI 간의 접목도 눈에 띄었다. ‘푸드테크’란 음식(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산업에 바이오, AI, IoT, 3D프린팅, 로봇과 같은 혁신 기술을 접목한 신산업분야를 의미한다. 지난 CES 2022에서는 푸드테크가 카테고리로 최초로 5대 기술 트렌드 중 하나로 선정되면서 대체식품과 관련 로봇 등 다양한 제품들을 공개했다.


    최근에는 환경보호와 식량안전 등 ESG 가치 실현과 맞으면서 CES 2023에 이어 CES 2024에서도 푸드테크 독립전시관이 구성되기도 했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는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오는 2027년에는 약 3420억 달러(약 444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국내 AI 푸드테크 기업인 ‘누비랩(Nuvilab)’은 전년도에 이어 2년 연속으로 CES에 모습을 보이며 AI와 푸드테크의 접목 가능성을 입증했다.


    누비랩은 LVCC 노스홀(North Hall) 디지털 헬스케어 전시관에 42평 규모의 단독부스를 마련해 케어, 생산성 향상, 지속가능성의 3가지 주제로 맞춤형 전시를 구성했다. 핵심 솔루션은 푸드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3세대 ‘AI 푸드 스캐너’였다. 카메라로 식판에 있는 음식들을 스캔하면 AI가 각종 영양소와 잔반량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다. 이후 선호 음식을 파악한 뒤 조리법을 보완해 개인 맞춤형 식습관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사용자는 영양분 섭취의 균형을 맞출 수 있다.



    누진랩 ‘AI 푸드 스캐너’. 메라로 식판에 있는 음식들을 스캔하면 AI가 각종 영양소와 잔반량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다. [이남석 EBN 기자]

    누진랩 ‘AI 푸드 스캐너’. 메라로 식판에 있는 음식들을 스캔하면 AI가 각종 영양소와 잔반량 등의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한다. [이남석 EBN 기자]


    세계적인 문제로 떠오른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는 데 한몫할 수 있다. 일예로 평소 급식소 등에 AI 푸드 스캐너를 도입한 뒤 음식 잔량 데이터를 쌓아 다음번 급식때 호불호에 맞춰 음식을 준비할 수 있다. 현재 해당 플랫폼은 국내 기업인 신세계와 SKT를 비롯해 싱가포르 알렉산드라 병원 등에 도입됐다.


    김대훈 누비랩 대표는 “기존에는 영양사나 간호사가 수기로 기록했던 부분들을 이제 사람의 인건비도 절감할 수 있다”며 “(AI 푸드스캐너로) 음식을 스캔하면 개인별로 얼마큼 먹고 남겼는지를 즉각적으로 전자화시켜서 관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에는 보통 병원에 2주 정도 입원하고 집에 가서 애프터 케어를 진행했는데 이제는 집에서 모바일로 관리를 할 수 있도록 관련 시스템도 개발했다”며 “집에서 먹는 것도 기록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연속 혈당 측정기로 내 혈당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AI 닥터’의 등장…심장과 폐질환 주요 증상 진단


    LVCC 노스홀(North Hall)에 스마트 헬스 업체 ‘스마트사운드’가 인체용 AI 청진기 ‘스키퍼’를 전시한 모습 [이남석 EBN 기자]

    LVCC 노스홀(North Hall)에 스마트 헬스 업체 ‘스마트사운드’가 인체용 AI 청진기 ‘스키퍼’를 전시한 모습 [이남석 EBN 기자]


    AI를 활용한 헬스테크 기술의 잠재력도 무궁무진했다. 헬스테크(Health Technology)란 보건의료 관련 기술을 의미한다. 디지털 헬스케어(Digital Healthcare)를 비롯한 의료 영역에 정보통신기술(IT)을 융합해 개인 맞춤형 의료와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과 맥락과 일맥상통한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 기술이 고도화되면서 스마트폰과 웨어러블 기기의 보급확산으로 개인 질병 진단, 치료, 관리, 운동, 수면, 휴식, 영양 등에 대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 분야의 관련 기술 발전 트렌드가 강화되는 추세다.


    스마트 헬스 업체 ‘스마트사운드’는 인체용 AI 청진기 ‘스키퍼’를 선보였다. 스키퍼는 소리 파형과 성질 분석을 통해 심장과 폐질환의 주요 증상 여부를 진단할 수 있는 ‘AI솔루션’이다. 환자 스스로 본인의 심장에 스키퍼를 대고 간편하게 자가 진찰을 할 수 있다. 이후 AI가 전용 앱을 통해 환자의 질병을 파악한다. 스키퍼를 활용 시 외부 담당 의사와 비대면 진료도 가능하다는 점도 강점이다. 의사는 환자별 청진음 데이터를 저장한 뒤 증상 변화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정호 스마트사운드 대표이사는 “스키퍼를 통해 천식과 폐렴, 간질성 폐질환 등의 주요 질병을 진단할 수 있다”며 “스키퍼를 주기적으로 이용한 뒤 비정상률이 올라 병원을 찾아간 사례도 많다”고 설명했다.



    인체용 AI 청진기 ‘스키퍼’를 통해 외부 담당 의사와 비대면 진료를 시연하는 모습 [이남석 EBN 기자]

    인체용 AI 청진기 ‘스키퍼’를 통해 외부 담당 의사와 비대면 진료를 시연하는 모습 [이남석 EBN 기자]


    아울러 늘어나는 반려동물에 맞춰 반려동물용 AI 청진기 ‘위더펫’도 함께 선보였다. 반려견의 심장과 폐 소리, 심박수, 호흡수 등을 측정해 전용 앱으로 청진음을 녹음한 뒤 질병을 분석할 수 있다. 반려견 주인들은 해당 솔루션을 통해 분석된 차트와 데이터를 병원에 전송할 수 있다.


    한편 올해 CES 2024는 코로나 엔데믹 이후 역대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150여개국 약 3500여개의 기업들이 참가했다. CTA는 28개 부문에 걸쳐 혁신상과 최고혁신상을 시상했다. CES 2024의 최고혁신상으로는 총 27개 제품·서비스가 선정됐는데 국내 기업들이 8개를 차지하면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랐다.


    게리 샤피로 CTA 회장은 “CES 2024를 통해 기업과 관람객, 미디어가 함께 모여 오늘날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를 해결하고 미래를 꿈꿀 수 있는 혁신 기술을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AI 기술이 모빌리티, 인프라, 지속가능성, 스마트홈 등 모든 산업 영역에서 혁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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