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꿩 대신 닭?…꼬여버린 우리금융 증권 소매업 진출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2/07 09:19:24
한국포스증권 매물 등장…우리금융 적극 검토
계획은 ‘중대형’·현실은 ‘소형’…‘증권업 라이선스’ 확보부터
포스증권, 개별종목 소매영업 불가
안정화까지 시간 걸릴수도…업계선 ‘단기간 시너지 의문’
중대형 증권사 인수에 성과를 내지 못한 우리금융지주가 소형사 인수로 전략을 수정했다. 인수 대상을 한국포스증권으로 확정하고, 관련 프로세스를 진행중이다. 다만 인수 대상의 사업 영역이 펀드, 파생상품 등에 한정됐고, 개별 종목 소매는 영위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략 수정에 따른 한계가 명확해 인수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이날 이사회에 한국포스증권 인수 방안을 설명할 예정이다. 공식 안건으로 논의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사회 차원에서 증권사 인수를 공식 논의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주 이사회에 보고까지 이뤄지는 만큼 ‘단순한 검토 차원’으로만 전해졌던 우리금융의 한국포스증권 인수작업이 속도를 낼 가능성이 높아졌다.
계획은 ‘중대형’·현실은 ‘소형’…꼬여버린 증권 M&A
우리금융의 원래 계획은 중형 또는 대형 증권사 M&A를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는 것이었다. 증권 소매업 진출을 통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 그룹 주력으로 육성하겠다는 계획이었지만 한정된 자본, 매물 미등장에 인수 방향을 소형사로 돌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수 검토대상인 한국포스증권은 자기자본이 699억원(지난해 3분기 말)에 불과한 소형 증권사다. 그간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SK증권(6652억원), 유안타증권(1조5850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9291억원) 등과 비교해 사업 영역이 좁고 자기자본도 적다.
시장에서는 포스증권 인수 주체가 될 우리종금의 자기자본이 약 9400억원에 달하는 만큼 M&A 이후 증권으로의 자본 확충은 어렵지 않다는 예상도 내놓고 있다. 다만 현재 영업중인 증권사 중 자기자본 1조원을 넘긴 증권사만 18곳에 달할 정도로 많은 상황이며, 5대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들의 경우 5조원 이상의 자기자본을 보유하고 있다. 여전히 규모로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우리금융그룹이 대규모 자금을 증권사에 내려보내면 빠르게 규모를 키울 수 있다는 예상도 있지만 소매 부문에서의 영향력 확대로 이어지는 것은 별개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증권업계는 규모에 따라 경쟁력 차이가 벌어지는 것이 특징”이라며 “단순히 소형 증권사 인수에 그칠 경우 자본시장 영역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업 진출 절실…근데 왜 포스증권?
우리금융은 국내 5대 은행계 금융지주 (신한·KB·하나·우리·NH) 가운데 비은행 계열사 수가 가장 적다. 신한·KB·하나·NH농협 등 4곳은 보험사를 비롯해 증권사, 카드사 등을 보유하고 있지만 우리금융은 캐피탈, 저축은행, 벤처캐피털 정도만 소유하고 있다. 카드사도 보유하고 있지만 결제망 확보, 외형확장 등에서는 아직 성과를 내지 못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같은 사업 구조가 은행 의존도를 높였다는 점이다. 지난해 우리금융 순이익은 2조5167억원이었고, 이 중 우리은행이 2조5159억원을 벌어들였다. 우리은행에 대한 순이익 의존도가 무려 99.9%에 달한 것이다.
반면 비은행 계열사들의 업권 내 지위가 열악한 탓에 2금융권 한파를 피하지 못했다. 실제 업권내 순위는 카드사 6위, 저축은행 27위 등이며, 우리금융캐피탈 순이익은 은행계 캐피탈사 5곳 중 가장 낮다.
이에 우리금융은 인수 우선순위로 증권업을 낙점했다. 다만 대상으로 포스증권을 선정한 데 대해 업계 전반에서 의문을 표시하고 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사업 영역이 좁은데다 우리금융이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개별종목 거래도 불가해서다.
한국증권금융에 따르면 포스증권은 현재 펀드, ELS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라이선스 또한 해당 부분만 보유하고 있으며, 개별종목 거래 관련한 권한은 없는 상태다.
이에 포스증권 역시 타 계열사처럼 그룹 내 비주류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가 나온다. 당장의 시점에서는 우리금융 당면 과제 해소 해법이 될 수 있지만 증권업 전체로 본다면 장기간의 투자가 불가피해서다.
또한 증권사 및 금융지주 산하 증권사들이 세를 불리고 있는 만큼 우리금융의 전폭적 투자와 함께 라이선스 문제를 빠른 시간안에 해결해야 한다.
돈 있지만 ‘못 사’…이중레버리지의 딜레마
우리금융이 M&A 전략 수정에 나선 것은 증권사 매물을 찾을 수 없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다. 매도자 우위 시장이 되면서 시장 가치보다 몸값이 높아졌고, 이는 우리금융의 부담으로 다가왔을 수 있다.
이는 다른 증권사 인수 사례로 예측해 볼 수 있다. 가장 최근에 이뤄진 증권사 M&A는 KB금융의 현대증권 지분 인수이며, 당시 KB금융측은 현대증권 지분 22.56%를 1조2500억원에 취득했다. 이는 시장 가격의 3배에 달하는 것이다.
이런 사례로 본다면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SK증권(6652억원), 이베스트투자증권(9291억원), 유안타증권(1조5850억원) 인수에는 1조9956억~4조7550억원의 자금이 필요하게 된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의 이중레버리지 비율은 작년 3분기 기준 95.85%로 상당히 여유가 있는 편이다. 이에 최대 동월할 수 있는 현금은 6조원 이상이 될 수 있다는 계산도 나온다.
다만 인수 후가 문제다. 이 중 3조원의 현금만 사용하더라도 이 비율은 120% 중반을 넘어서게 되며, 이는 금융당국이 권고한 130%와 근접해진다. 보험사 등 타 업권 금융사로의 추가 출자가 어려워지는 것은 물론 기존 계열사들의 신용도 흔들 수 있다.
이에 이번 포스증권 인수에 대해 금융권은 우리금융이 차선책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우리종합금융에 유상증자를 한 것도 자체 경쟁력을 높이고, 덩치를 키운 뒤 향후 나올 매물에 집중할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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