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뉴스

    [일자리가 복지다]“인간과 AI의 공존”…일자리 해법 찾는 기업들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2/05 09:38:46

    인력 부족 현실로…후방 산업 기피 현상 뚜렷
    “제조업은 국가 기반 산업”…해법 찾기 분주
    AI와 공존 통해 업무 효율성 제고 등 대안 마련
    HW→SW 패러다임 전환…기업들 R&D ‘사활’

    흔히 ‘일자리가 복지’라고 말한다. 기본적으로 일자리가 없다면 인간으로서 안정적인 삶을 영위하기 힘들어서가 아닐까. 4차 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의 시대엔 더욱 그러하다. AI(인공지능)와 로봇, IoT(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빅데이터 등 신기술이 속속 등장하면서 인간의 일자리가 위협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 일자리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EBN>이 연중 기획으로 일자리 문제를 재조명하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뉴노멀(새로운 기준)’ 시대를 맞아 일자리 변화를 들여다보고 새롭고 다양한 방식으로 해법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세계 최초 ‘AI 기관사’ 탑재 선박 시운전 모습}>[출처=HD현대]

    <{세계 최초 ‘AI 기관사’ 탑재 선박 시운전 모습}>[출처=HD현대]


    인력 부족은 기업들이 가장 고민하는 문제 중 하나다. 기업을 이끌어갈 인재가 부족하다는 말은 곧 해당 기업의 경쟁력이 악화하고 있다는 말과도 같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일자리 미스 매치와 일자리 이중 구조 문제 등으로 인력 부족 현상이 두드러지는 상황이다.


    특히 조선, 철강 등 국가 기반 산업의 일자리 기피 현상은 정부 입장에서도 고민거리다.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물류의 90% 이상을 선박이 담당하고 있으나, 선원 수 부족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연안 선박의 경우 선원 절반 이상이 50세가 넘으며, 오는 2025년엔 전 세계적으로 해기사가 20%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기업들은 일자리 기피 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의 공존을 해법으로 내걸었다. AI 도입을 통해 업무 강도를 낮추는 한편, 업무 효율은 높여 일하고 싶은 곳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것. 또한 소프트웨어(SW)의 중요성이 주목받자, 각 기업은 ‘소프트웨어로의 대전환’을 선언하고, 각 분야의 인재 채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후장대 산업은 공정의 ‘스마트화’를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예시는 스마트공장이다. 스마트공장이란 설계·개발, 제조 등 생산 과정에 정보통신기술(ICT) 등을 적용하는 방식을 뜻한다.


    우선 조선업 국가대표인 HD한국조선해양은 ‘Future of Shipyard(FoS·미래 첨단 조선소)’ 프로젝트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스마트 조선소로의 전환을 목표로 한다. 현재 HD현대의 조선 계열사들은 지난해 구축 완료된 1단계 프로젝트 ‘눈에 보이는 조선소’를 통해서는 야드 공정을 실시간 데이터로 파악·관리하고 있다. 오는 2026년까지 구현 예정인 2단계 ‘연결되고 예측가능한 최적화된 공장’을 통해서는 건조 과정에서 수집된 빅데이터를 분석해 최적의 운영 조건을 도출할 예정이다.


    최종 단계인 ‘지능형 자율운영 조선소’가 완성되면 모든 공정 단계에서 시뮬레이션 검증(CPS)을 통해 지연과 재고를 줄일 수 있다. 게다가 사물인터넷(IoT) 기술과 로봇을 활용해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스마트조선소를 구현해 생산 혁신을 이루게 된다. 이를 위해 HD한국조선해양은 빅데이터 관련 직군 채용을 이어가고 있다.


    자율주행은 조선 업계가 주목하는 또 다른 핵심 기술이다. HD현대의 자율주행 연구개발을 주도하는 계열사 아비커스의 ‘하이나스 컨트롤(HiNAS Control)은 이를 증명한다. 아비커스는 2022년 6월, 하이나스 컨트롤을 이용해 세계 최초로 대형 선박의 태평양 횡단에 성공한 바 있다. 이는 자율운항 기술로 선박을 제어해 대양을 횡단한 세계 첫 사례다. 아비커스는 자율주행 연구개발 속도를 가속화하기 위해 수시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사족보행 로봇 적용 사례}>[제공=현대제철]

    <{사족보행 로봇 적용 사례}>[제공=현대제철]


    또 다른 후방산업인 철강 업계의 움직임도 주목할 만하다. 철강사들은 기존, 제선, 제강, 연주, 압연 과정을 정량화 및 디지털화하기 시작했다. 오롯이 숙련자의 경험에 의존하던 기존 업무 방식을 탈바꿈하기 위함이다. 음식으로 치면 요리사 손맛에 의존하던 일들을 ‘레시피’를 만들어 정량화하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스마트팩토리기술팀을 꾸리고 인력 양성, 기술 지원,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또 안전 부문 강화를 위해 4족 보행로봇 ‘스팟(SPOT)’을 투입해 산소가스 밸브 개폐, 우험 개소에 대한 일상점검 등 현장 적용 테스트를 진행하고, 매년 AI·BIG DATA 페스티벌을 내부적으로 개최해 첨단기술 연구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포스코는 IT & 엔지니어링 전문 계열사 포스코DX를 통해 스마트팩토리, 산업용 로봇 등 연구개발을 추진 중이다. 고위험/고강도 산업 현장에 투입할 자동화 로봇을 연구개발하기 위함이다. 포스코DX는 로봇자동화센터와 기술연구소, AI기술센터 등을 분리 운영해 스마트팩토리 구축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철강산업의 공급망관리에 특화된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을 수행하는 마케팅메타버스추진반을 신설하며 인재 모시기에 나선 바 있다.


    이외에도 청년들의 취업 경쟁력 확보를 돕기 위해 지난 2019년부터 청년 AI-BigData 아카데미를 개최, AI와 빅데이터 전문 교육을 통해 인재를 선점하기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SDV 전자 아키텍처}>[제공=현대자동차그룹]

    <{SDV 전자 아키텍처}>[제공=현대자동차그룹]


    현재 전 세계에서 AI, 빅데이터 등 소프트웨어(SW) 직군 관련 채용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은 역설적이게도 ‘자동차 제조사’들이다. 테슬라의 등장 이후 ‘자동차의 스마트폰화’는 현실이 됐다. 아이폰에 전화 용도에 불과했던 핸드폰이 현대인의 필수품이 된 것처럼, 자동차 또한 ‘이동 수단’의 개념에서 용도가 확장되고 있다. 토요타, 메르세데스-벤츠, BMW, 폭스바겐, 제너럴 모터스(GM) 등 굴지의 완성차 기업이 자율 주행에만 목메지 않는 이유다.


    현대자동차그룹 또한 기존 하드웨어(HW) 중심 회사에서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로의 전환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관련 직군 채용에 돌입했다. 현대차그룹을 ‘글로벌 톱3’로 탈바꿈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올해 광명 오토랜드에서 열린 신년사에서 SDV로의 전환이 다소 느림을 인정하며 “도전을 두려워 말고 변화와 혁신을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은 전사의 미래 모빌리티 역량을 결집하기 위해 올해 초 ‘연구개발(R&D) 원팀’을 출범했다. 원팀은 SW 연구개발 본부와 HW 본부 두 축으로 구성됐으며, 기존보다 더 긴밀한 협업 체계를 구축한다. SW 부문은 SDV 전환을 진두지휘하는 송창현 포티투닷 사장이, HW 본부는 양희원 TVD 부사장이 맡았다.


    포티투닷은 완성차, 전기차 스타트업은 물론 글로벌 빅테크 기업까지 산업 분야를 가리지 않고 국내외 핵심 인재 모시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기차, 자율주행 등 전동화는 물론 클라우드, 블록체인, AI 등 소프트웨어 기술 개발 경험을 가진 인력이 글로벌 시장에 포진돼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소프트웨어센터 거점에서도 각국 산업과 연계한 소프트웨어 인재 채용 등을 고려해 설립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유럽 등의 핵심 S급 소프트웨어 인재를 현지에서 직접 흡수함으로써 SDV 대전환에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현재 포티투닷에는 삼성, LG, 네이버, SKT, 쿠팡은 물론 구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콘티넨탈, ASML 등 글로벌 빅테크 인재들이 빠르게 합류하고 있다.


    포티투닷은 임직원의 70%가 개발자인 만큼 개발 인재 채용에 상당히 공을 들이고 있다. 채용 인원수조차 따로 정해져 있지 않을 정도로 공격적인 행보다.


    업계 관계자는 “전 세계 기업이 앞다퉈 AI, 빅데이터를 산업 현장 및 기술에 도입하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사람”이라면서 “사람이 없다면 아무리 뛰어난 AI라도 이용 가치가 없다. 결국 기업에게 가장 중요한 건 뛰어난 인재 확보, 기술을 이용할 고객 유치다”라고 말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