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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K-배터리 ‘수출 100억 달러’ 문턱서 주춤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2/05 09:38:08
연간 이차전지 수출 감소 2015년 이후 8년만
“전기차 수요 둔화, 해외 생산거점 가동 영향”
‘K-배터리’로 불리는 우리나라 2차전지 산업이 연간 ‘100억 달러 고지’를 눈앞에 두고 수출 성장세가 한풀 꺾였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배터리 수요 감소와 국내 배터리 제조사들의 유럽·미국으로의 생산 거점 이전 등이 수출 둔화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이차전지 수출액은 98억3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1.6% 줄었다. 연간 이차전지 수출이 전년 대비 감소빠졌다.한 것은 지난 2015년 이후 8년 만이다.
한국의 이차전지 수출액은 2017년 50억달러를 처음 돌파한 뒤 급증해 2022년 99억8000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작년 수출 감소로 100억달러 관문을 넘지 못하고 상승세가 꺾인 모습이다.
올해 들어서도 이차전지 수출의 부진이 더욱 심화하는 모습이다. 1월 이차전지 수출은 5억9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26.2% 감소했다. 정부가 분류하는 15대 주력 수출품 중 반도체를 비롯한 13개 품목이 일제히 상승하며 전반적 수출 회복세가 뚜렷했지만, 무선통신 기기(-14.2%)와 더불어 이차전지만 수출이 감소했다.
이차전지 수출이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작아졌다. 이 비중은 작년 1.6%로 가전(1.3%)보다 높았지만, 지난 1월에는 1.1%로 떨어져 가전(1.2%)보다도 낮아졌다.
수출 증가세가 꺾인 가운데, 중국산을 중심으로 이차전지 수입은 빠르게 늘어 이차전지 무역수지 흑자도 줄고 있다. 지난 2019년 58억3000만달러로 정점에 달한 이차전지 무역수지 흑자는 작년 9억달러로 감소했다.
이차전지 수출 약화에는 단기적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화한 전기차 수요 둔화라는 경기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 등 배터리 3사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등 통상 환경 변화에 대응해 북미·유럽 등 해외 생산 거점 가동을 본격화한 것이 영향을 미친 모습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제너럴모터스(GM)와 합작사 얼티엄셀즈를 세워 2022년 말부터 45기가와트시(GWh) 규모의 미국 오하이오 1공장을 가동 중인 것이 대표적 사례다. 해외 공장 가동 본격화로 현지에서 생산된 물량은 곧장 고객사에 공급된다. 이는 곧 국내 수출 물량 상당 부분을 대체한다는 의미다.
공급 과잉에 유럽 시장을 중심으로 공격적 해외 마케팅에 나서고 있는 CATL 등 중국 업체들과의 경쟁 격화도 수출에 부분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작년 1∼11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3사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48.5%로 전년보다 5.4% 빠졌다.
반면 중국 최대 배터리사 CATL의 시장 점유율은 27.7%로 전년의 22.1%에서 5%포인트(P) 이상 확대됐다. 실제로 작년 한국의 이차전지 수출이 1.7% 줄어든 가운데 한·중 배터리사의 ‘격전장’인 유럽으로의 수출은 25.1% 감소했다.
이런 배터리 업계의 추세는 과거 한국의 스마트폰 생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정점을 찍고 하락한 흐름과도 유사해 우려를 키우고 있다.
다만 배터리 시장의 장기 성장 추세가 유효하고, 해외 생산이 확대되더라도 양극재 등 배터리 소재 수출이 대신 느는 등 국내 산업 파급 및 일자리 창출 효과가 여전히 큰 만큼, 격화하는 한·중 경쟁 속에서 혁신을 통한 이차전지 기술 우위 유지가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주요국 탄소중립 기조 속에서 전기차 시장이 확대돼 이차전지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할 전망”이라며 “시장이 고도화됨에 따라 고기능 기술 개발을 통해 제품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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