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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신규 플레이어 대거 ‘출격 대기’…과점체제 흔들까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12/12 09:00:06
소소뱅크·삼쩜삼뱅크 출사표 던저
KCD뱅크도 내년 인가 준비
기대보단 우려가 대부분
제4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다수의 기업과 단체가 출사표를 던지며 정부의 의도대로 기존 은행권의 과점체제를 깰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토스뱅크 등 기존 인터넷은행 3사가 모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기대감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소상공인연합회와 핀테크 업체 자비스앤빌런즈, 한국신용데이터(KCD) 등 세 곳이 제4 인터넷은행 출범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2019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에 문을 두드렸다 탈락의 고배를 마신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6일 16개 소상공인 단체가 모여 소소뱅크 설립준비위원회(준비위) 출범식을 열었다.
소소뱅크 준비위는 이전 인가 실패 원인을 자본금 부족으로 분석하고 출범식에서 사우디아라비아의 E모 투자그룹사와 아랍에미리트연합의 G모 투자그룹사와 5000억원의 투자 협약을 이뤄내며 자금 출자식을 진행했다.
소소뱅크는 소상공인의 직능과 지역, 계절 등 특색을 고려해 소상공인에게 최적화된 맞춤형 금융상품을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이날부터 통합 컨소시엄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내년 2월 12일 금융위원회에 예비인가 서류를 접수한다는 계획이다.
같은 날 세금 신고·환급 도움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도 ‘삼쩜삼뱅크’라는 이름으로 내년 초 예비인가를 신청하겠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자비스앤빌런즈 삼쩜삼뱅크는 1금융권에서 금융 혜택을 받는 근로소득자나 사업자는 물론 근로소득을 유지하면서 개인 사업을 운영하거나 파트타이머, 프리랜서 등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고 있는 N잡러를 주요 대상으로 보고 있다.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등 개인 사업자도 포함된다.
혜택을 받지 못했던 고객들을 안정적인 제도적 금융 시스템으로 유입시킴으로써 기존 금융권과의 차별화를 꾀하겠다는 전략이다.
자비스앤빌런즈 관계자는 “컨소시엄 구성과 함께 내년 상반기 예비인가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삼쩜삼뱅크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등의 개인 사업자나 N잡러에게 새로운 기회 창출 및 삶을 전환하는 기반이 될 수 있게 하겠다”고 설명했다.
앞서 특화은행 설립을 추진하던 KCD는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사태에 최근 인터넷은행 설립을 목표로 방향을 선회했다.
KCD도 소상공인 경영관리 서비스 ‘캐시노트’를 운영하는 만큼 소상공인 특화은행을 목표로 관련 TF 팀을 꾸렸으며, 내년 상반기 중 인가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이들이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노리는 이유로는 금융당국의 은행권 경쟁 촉진을 위해 인가 문턱을 낮춘 점과 기존의 인터넷전문은행들이 불경기에도 이자수익을 바탕으로 호실적을 거두며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금융위원회는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하고 과점 구조 해소를 위해 인터넷은행 등의 신규 인가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토스뱅크는 3분기 출범 2년 만에 첫 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며,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업계 안팎에선 아직은 기대보다 우려의 시선이 대부분이다.
먼저 설립 초기 드는 막대한 초기 투자 비용이다. 앞서 국내 1호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는 2017년 출범 후 상반기 순손실 405억3200만원을 기록했으며, 하드웨어를 포함한 IT 설비 구축에 자본금의 36%인 약 90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크관리 부분에서도 우려가 크다. 소상공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연체율이 높아 리스크관리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실제 기존 인터넷은행들의 사례를 보면 알 수 있다. 토스뱅크는 상반기 기준 카카오뱅크(5387억원)와 케이뱅크(5329억원)의 세 배 이상인 1조8196억원의 소상공인 대출을 취급했는데, 연체율은 1.86%로 카카오뱅크(0.11%)와 케이뱅크(0.47%)를 크게 상회했다.
특히 기존의 인터넷전문은행들과 시중은행까지 모두 소상공인 관련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 부분을 미뤄봤을 때 과점체제를 당장 흔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정부 기조가 상생금융인만큼 이를 앞세우는 모습이지만 현재 시중은행들도 인뱅들 못지않게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상 상품의 경쟁력을 갖고 있는 상황에서 당장 내년에 투입된다 해도 점유율을 가져가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 관계자는 “경쟁 촉진은 좋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당장 기존의 인뱅들도 확실히 자리 잡지 못한 상황에서 더 작은 규모의 인뱅들이 살아남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인터넷전문은행 출범 당시 이들이 메기 효과를 충분히 가져올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가 굉장히 높았지만 사실상 시중은행들이 고래급 덩치를 갖고 있어 실질적으로 메기 효과가 뚜렷하지 않았다”며 “이러한 전례들을 살펴봤을 때 어떠한 차별화 전략을 쓸 것인지, 그럼으로써 틈새시장을 어떤 식으로 효율적으로 공략해 낼 수 있을 것인지 등이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