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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안되면 안한다”…높아진 시공사 재건축 눈높이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12/11 09:06:50
평당 공사비 900만원 넘는 신반포27차 재건축엔 ‘군침’
평당 700만원대 노량진1구역 재건축엔 ‘고개 절래절래’
“원자잿값·인건비 급증…낮은 공사비엔 입찰 쉽지 않아”
최근 건설사들이 고금리 상황이 지속되자 부동산 PF(프로젝트 파이낸싱) 부담으로 재건축 사업에 신중하게 접근하는 눈치다. 높은 공사비가 책정된 곳에는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를 반면, 그렇지 않은 곳에는 되도록 발을 빼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신반포27차 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조합)이 지난 6일 개최한 현장설명회에 HDC현대산업개발, 삼성물산, 현대엔지니어링, SK에코플랜트, DL건설, 호반건설, 금호건설, 대방건설 등 시공사 총 8곳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반포27차 재건축사업은 서초구 잠원동 56-2번지 일원 5764.9㎡ 부지에 건폐율 19.98%, 용적률 293.62%를 적용해 지하 5층~지상 28층 규모의 공동주택 2개동 210가구 및 부대복리시설을 신축하는 사업이다.
이 단지의 조합이 책정한 예상 공사비는 984억2972만원(부가세 별도)으로, 공사에 들어가는 연면적(3만5800㎡)을 3.3㎡(1평)으로 나눠보면 약 907만원 수준이다.
올해 시공사 선정에 나선 주요 재건축 조합들의 경우 공사비로 3.3㎡당 700~800만원대를 제시했지만 유찰되는 사례가 빈번하게 나타나면서 공사비를 애초에 900만원 이상으로 책정해 시공사 모집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진만 신반포27차 조합장은 “이미 주변에서 공사가 시작된 단지의 경우 원자재 폭등으로 시공사하고 조합 사이에서 공사비를 놓고 문제가 많이 발생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에 조합에서도 이 같은 갈등을 줄이고 빠르게 재건축을 추진하기 위해 현실성 있는 금액으로 증액해 시공사를 모집하자는 의견이 모아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달 20일 1차 시공사 선정에 나선 노량진1구역의 경우 조합 측이 제시한 공사비는 1조926억원으로 3.3㎡당 730만원에 그쳤는데, 공사비가 낮다는 평가에 시공사 단 한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후 지난 6일에 다시 열린 2차 현장설명회에는 금호건설,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이앤씨, 호반건설, 효성중공업 등 6개의 시공사가 참석했다. 다만 이번 시공사 모집에도 공사비가 증액되지 않은 채 다시 현장설명회가 진행되면서 건설사들이 입찰에 참여할지 고심하고 있다.
다만 단순히 공사비만 놓고 사업성이 좋다고 판단할 순 없다는 게 건설사들의 입장이다. 신판포27차의 경우도 단순 공사비만 놓고 보면 적지 않은 금액이지만, 건설 난이도나 규모에 따라 공사비가 책정되는 만큼 그렇게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얘기도 나온다.
신판포27차 현장설명회에 참여한 한 건설사 관계자는 “해당 단지가 입지 조건은 나쁘지 않지만, 총 2개동을 재건축하는 사업으로 규모가 워낙 작아서 얼마나 사업성이 있는지는 따져봐야 할 것 같다”며 “아무래도 공사비가 높아지면 그만큼 부담이 적어지기 때문에 높게 책정되면 참여할 건설사들이 늘어날 순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입지 조건이 좋고 사업 규모가 클수록 공사비가 비교적 적어도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지만, 지금처럼 고금리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에서는 이런 리스크를 감당하려는 건설사들이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재건축에 나서는 대규모 단지들이 늘어나고 있는데, 재건축 시공사 선정 시기가 ‘조합설립인가 이후’로 앞당겨지면서 일단 시공사를 선정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많이 형성돼 공사비 금액을 최대한 낮춰서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건설사들 역시 원자잿값이나 인건비가 오르는 상황에서 재건축 사업 초기에 시공사를 모집하는 단지는 추후 공사비가 더 올라갈 것을 고려해 입찰에 나서고 있는 만큼 아무리 입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낮은 공사비에는 입찰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