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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조사에 ELS까지…증권가, 연초 각종 조사로 ‘시름’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1/10 09:02:58
금감원 주도의 강도 높은 조사 올해도 지속될까 우려
지난해 금감원을 중심으로 진행된 정부 당국의 동시다발적인 조사로 피로감을 호소해 왔던 증권가가 새해부터 또다시 각종 조사 대상에 오르며 업계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지난해 연말 발표된 랩·신탁 조사 결과에 대한 제재안이 조만간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태영건설로 인해 부동산 PF 위기론까지 한층 커지는 등 증권사를 둘러싼 대외적인 환경이 그리 우호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부터 일부 증권사를 대상으로 국세청의 정기세무조사가 시작된 가운데 금감원은 5개 은행과 7개 증권사에 대한 주가연계증권(ELS) 현장검사를 실시한다.
최근 국세청의 세무조사를 받는 증권사는 NH투자증권과 신한투자증권, DB금융투자로 이번 조사는 5년 만에 이뤄지는 정기세무조사로 알려졌다. 지난해 연말 시작해 일부 증권사의 경우 오는 4월까지 5개월에 걸쳐 세무조사가 진행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통상 3개월에 걸쳐 이뤄지는 기존 정기조사 기간보다 긴 수준인 데다 정기조사라고는 하지만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어쨌든 기업에 부담 요소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다소 뒤숭숭한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또한 지난해 메리츠증권에 이어 NH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DB금융투자의 세무조사가 시작된 만큼, 연이어 다른 증권사의 정기세무조사가 시작될 가능성도 있어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ELS 현장 조사의 경우 지난달 서면조사를 진행한 이후 아직 구체적인 조사 일정은 전달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당국의 조사대상으로 지목된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 △키움증권 △신한투자증권 등이다.
증권사 중에서는 가장 많은 판매가 이뤄진 한국투자증권을 시작으로 향후 순차적인 검사가 시작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에 대해서는 분쟁 민원 관련 사실관계 파악을 위한 민원 조사도 병행될 예정이다.
다만 대면 가입 비중이 90% 이상인 은행권에 비해 80% 이상이 비대면 가입인 증권사는 투자자에게 상품 설명을 충분하게 하지 않은 ‘불완전판매’ 이슈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증권사의 경우 마케팅 측면에 있어 내부적인 판매 독려가 있었는지를 당국이 중점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비대면 판매 중심인 증권사의 경우 불완전판매와 관련해서는 문제 될 것이 없을 것”이라며 “마케팅 측면에서 H지수가 빠지고 있음에도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수수료나 인센티브를 강화하는 등 내부적으로 판매 관련 압박이 있었는지를 살펴본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는 한층 위축된 분위기다. 부동산 침체로 인한 IB 실적 감소와 더불어 통상 이어지던 새해 랠리도 금리 불확실성으로 자취를 감춘 상황에서 각종 조사와 그에 따른 제재 발표가 업계에 미칠 영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특히 조만간 발표될 랩·신탁 제재에 대한 불안감은 업계 전체에 남아있다. 조사대상이 된 9개 증권사 외 나머지 증권사들도 제재안 수위에 따라 향후 채권 부문 영업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이번 조사 대상은 수위가 큰 회사들이 대상이 됐을 뿐 나머지 회사들도 업계 관례대로 영업해온 것은 마찬가지”라며 “금감원이 밝힌 자전거래 등의 문제는 모든 증권사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만큼 이에 대한 제재 수위에 따라 해당 영업방식을 새롭게 바꿔야 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말했다.
업계는 올해 역시 지난해에 이어 당국의 조사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취임 이후 강도 높은 검사와 더불어 기존에 없었던 중간 결과 발표 등을 실시해온 금감원이 올해 역시 이 같은 방침을 이어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금감원의 주도로 유독 검사가 많았던 데다 조사 기간도 길고 검사역들의 조사 강도도 이전과 달리 매우 높았다”며 “물론 관련 이슈로 인한 조사도 있었지만 이슈를 확장해 만들어진 조사도 많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지난해 강도 높은 검사로 각 증권사도 내부적으로 리스크 관리를 강화하긴 했지만 관련 검사가 실시되면 과거 문제까지 모두 들여다보는 만큼, 올해 역시 여러 조사가 이뤄질 시 과거 문제는 드러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사실 중간 결과 발표 등은 이전에는 없던 과정인데 이는 전형적인 검찰이 하는 방식으로 이 원장 취임 이후 생겨났다”며 “중간 결과를 발표하는 등 지속적으로 이슈가 노출되며 수검 기관들에 부담이 커지고 대외적으로 증권가에 대한 이미지가 더 악화된 경향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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