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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정성 추락’ 태영건설, SBS 매각 카드 꺼내들까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4/01/03 09:00:36

    워크아웃 임박 태영건설 3일 오후 채권자설명회 개최

    약속한 상거래채권 일부 상환 안해 당국·시장 신뢰 추락

    “채권단 설득 난항땐 SBS 활용한 유동성 계획 내놓아야”

    당국, 자구안 계획 이행하겠다는 확약 ‘이사회 결의’ 요청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기로에 선 태영건설이 오늘(3일) 채권단 설명회를 연다. 만기가 돌아온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을 갚지 않아 신뢰에 금이 간 태영건설이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납득할 만한 선택지를 꺼내 들지 촉각이 모아진다. [제공=연합, EBN 자료 사진]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기로에 선 태영건설이 오늘(3일) 채권단 설명회를 연다. 만기가 돌아온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을 갚지 않아 신뢰에 금이 간 태영건설이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납득할 만한 선택지를 꺼내 들지 촉각이 모아진다. [제공=연합, EBN 자료 사진]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기로에 선 태영건설이 채권단 설명회를 연다. 만기가 돌아온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을 갚지 않아 신뢰에 금이 간 태영건설이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납득할 만한 방안을 내놓지 못할 경우 워크아웃도 차질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워크아웃 신청 당시 정부에 제시한 이행 사항을 하루 만에 지키지 않은 태영건설은 회생 의지에 대한 진정성이 도마에 올랐다. 이날 설명회 결과에 따라 태영건설이 SBS 지분 매각까지 결단해야 하는 상황까지 내몰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3일 금융권과 산업은행에 따르면 태영건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이날 오후 3시 산업은행 본점에서 채권단 400여곳을 상대로 비공개 설명회를 개최한다. 설명회에서는 채권자협의회 구성 및 운영, 태영건설 존속능력평가, PF 사업장 관리기준 수립 등 이달 11일에 있을 제1차 채권자협의회 안건에 대한 사전 설명이 이뤄진다.


    당국과 시장에서 가장 주목하고 있는 것은 태영건설의 자구계획이다. 자구안 자체는 설명회 안건에 담겨 있지 않지만, 질의응답 과정에서 태영건설 관계자가 자구안에 관한 질문에 대해 일정 수준 답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바탕으로 11일 금융채권자 협의회에서 최종적으로 워크아웃 여부가 결정된다.


    태영건설 자구안으로는 종합환경기업인 에코비트, 골프장 운영업체 블루원 등 매각 방안, 대주주 사재출연, 기타 지분 담보 등이 지목된다. 이중 윤세영 회장 등 소유주 일가가 어느 정도 규모의 개인 재산을 낼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 규모로 3000억원 수준이 거론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미 매각한 태영인더스트리의 오너 일가 지분 1440억원 등을 포함해 최소 3000억원 정도의 사재출연 등 충분한 자구 노력을 보여주지 않으면 채권단에서 워크아웃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이 받아들여지려면 신용 공여액 기준 채권단 75%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같은 동의는 태영건설의 적극적인 자구 노력 규모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금융당국은 관측했다.


    만약 채권단이 동의할 만한 강도 높은 자구 계획이 나오지 않는다면 워크아웃 개시가 어려워질 수 있다. 워크아웃이 어려워지면 태영건설은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로 넘어간다. 법정관리는 정부 정책자금이 들어가는 데다 경제·금융계의 상당한 파장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태영건설은 SBS 지분 매각이나 담보 제공 가능성은 없다고 밝힌 상황이다. 하지만 채권단 설득이 어려워질 경우 태영건설은 SBS의 지분을 담보로 대출받거나 지분을 일부 매각하는 선택지를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


    채권단 일각에서는 주요 계열사인 SBS 지분을 최소한이라도 내놓는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기로에 선 태영건설이 오늘(3일) 채권단 설명회를 연다. 만기가 돌아온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을 갚지 않아 신뢰에 금이 간 태영건설이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납득할 만한 선택지를 꺼내 들지 촉각이 모아진다. [제공=연합, EBN 자료 사진]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 기로에 선 태영건설이 오늘(3일) 채권단 설명회를 연다. 만기가 돌아온 외상매출채권담보대출(외담대)을 갚지 않아 신뢰에 금이 간 태영건설이 채권단과 금융당국이 납득할 만한 선택지를 꺼내 들지 촉각이 모아진다. [제공=연합, EBN 자료 사진]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태영건설은 지난해 12월 29일 만기가 도래한 1485억원 규모의 상거래채권 중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외담대) 451억 원을 아직 상환하지 않았다. 금융위는 당시 순조로운 상환을 관측한 바 있다. 이 외담대는 원청업체(태영건설)가 구매 대금을 현금 대신 외상매출채권으로 지급하면, 납품업체(채권자)가 이를 담보로 은행에서 대출을 통해 돈을 받는 형태다. 일부 은행에서는 납품업체에 태영건설 대신 빚을 갚으라는 소구권(상환청구권)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대해 태영건설 측은 “협력사가 이미 할인받은 외담대는 우리가 은행에 갚아야 할 금융 채권으로 전환된다”며 “기촉법에 따라 워크아웃이 통지된 시점부터 금융 채권은 유예되기 때문에 지급을 못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금융위 측은 “기본적으로 워크아웃을 신청한다는 것은 협력사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기 때문에 금융당국이 (태영건설을 대신해) 공사 차질이나 수분양자, 협력업체 등의 피해가 없게 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에서 태영건설이 상거래채권 상환을 하지 않은 것은 신뢰에 금이 가는 행위”라고 질타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금융당국은 이와 관련 태영건설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하며 마련한 자구안과 관련해 추가 이행 장치를 마련할 계획이다. 워크아웃을 시행하기 전 자구안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겠다는 확약을 이사회 결의로 하는 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당국은 태영건설 오너 측이 당초 약속대로 외담대를 포함해 모든 상거래채권을 상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처음과 다르게 현재는 자구 노력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인다고 비판하고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태영건설이 자구안 관련 약속을 처음부터 지키지 않으면서 자구 노력에 대한 시장 의심이 깊어지고 있다”며 “확실한 자구 노력을 채권단 설명회 때 내놓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영건설이 어느 수준의 진정성을 보여줄지가 이번 설명회의 관건이다. 앞서 방문신 SBS 사장은 지난해 12월 28일 회사 내부망에 “티와이홀딩스가 소유한 SBS 주식의 매각 또는 담보 제공 가능성은 없다”면서 “티와이홀딩스도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SBS 경영에 영향을 주는 일은 없게 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계열사 매각여부는) 티와이홀딩스가 판단할 문제”라는 게 공식 입장이다.


    하지만 정부에 제시했던 이행 사항을 하루 만에 지키지 않으면서 태영건설의 부실 경영으로 협력업체, 수분양자의 피해 우려가 불어나고 있다. 연쇄적으로 금융권과 건설업계도 악영향을 받을 확률이 커진 상황에서 태영건설에 대해 미심쩍은 시선이 적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태영건설은 처음 약속한 이행 사항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에 채권단이 태영그룹의 자구 노력에 진정성이 있는지 우려하고 있다”면서 ”이같은 상황은 신용평가사들이 태영건설의 신용등급을 강등한데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언급했다.


    앞서 국내 신용평가 3사(한국신용평가 한국기업평가 NICE신용평가)는 지난달 태영건설 워크아웃 발표 전 신용등급 ‘A-’를 유지하고 신용등급 전망치만 내렸다가 태영건설이 워크아웃을 신청했다는 소식 이후에야 일제히 ‘CCC’ 등급으로 하향 조정했다. 태영건설이 발행한 기업어음(CP) 신용등급도 ‘A2-’에서 ‘CCC’로 강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