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뉴스

    ‘배터리 아저씨’가 제시한 공매도 방지 대안에…거래소 “현실성 없어 국회서 폐기”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12/28 09:10:17

    박순혁 작가 “대차거래 전산화서비스 의무화하면 불법공매도 당장 해결”

    거래소·예탁원 “표준화 어렵고 독점화 발생…불법공매도 찾는 건 불가능”

    증권사 “2021년 도입했으나 현재는 사용 안 해…‘당근’ 수준 단순 플랫폼”

    ‘배터리 아저씨’ 박숙혁 작가가 27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법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EBN]

    ‘배터리 아저씨’ 박숙혁 작가가 27일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법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EBN]

    ‘배터리 아저씨’ 박순혁 작가가 공매도 개선방안으로 제시한 대차거래 자동화 서비스 의무화에 대해 거래소가 과거 국회에서 현실성이 없어 폐기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박 작가는 27일 오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불법공매도 방지를 위한 전산화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금융위에서 과거 트루테크라는 국내 IT 회사와 불법 무차입 주문을 했을 때 이를 걸러주는 ‘트루웹’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며 “이를 적용한 증권사에서는 현 상황에서도 무차입공매도가 불가능하며 대표적인 곳이 하나증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문제는 현재 소수증권사만 이 서비스에 가입돼 있고 대다수의 증권사는 이 시스템을 도입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라며 “금융위에서 이 시스템 도입을 의무화하면 지금 당장 무차입공매도 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으니 금융당국의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트루웹은 착오 입력 차단을 통해 무차입 공매도를 미리 방지하는 전산화된 대차거래 계약 서비스다. 채팅, 이메일, 전화 등 방식으로 이뤄진 대차거래 계약 전 과정을 전산화해 대차거래 효율성 증진은 물론 계약부터 매도 주문 제출까지 모든 과정이 전산화되도록 돕는 역할을 하고 있다.


    대차 계약 과정을 전산화하면 사람 실수가 개입될 여지를 막아 오류, 실수로 인한 무차입 공매도를 막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거래소 측은 “해당 방안은 이미 국회에서 논의돼 현실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2020년 자본시장법 개정안 중 하나로 자동화된 대차거래 플랫폼 이용에 관한 안건이 올라왔고, 당시 도입과 관련해 검토한 결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송기명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 부서장은 당시 대차거래 플랫폼 의무화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인으로 크게 두 가지가 언급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나라 주식시장은 종목별로 유동성의 차이가 크기 때문에 대차거래 표준화가 어렵다”며 “대차거래 플랫폼을 쓴다는 것은 거래 방식이 표준화된다는 의미로 장외주식들은 표준화된 방식이 아닌 상호 간 협의를 통해 거래되기 때문에 이 부분을 고려해 대차거래 플랫폼 의무화는 어렵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두 번째는 플랫폼의 독점화 문제다.


    송 부서장은 “자동화된 플랫폼을 의무화하려면 모든 시장 참가자가 해당 플랫폼을 써야 하는데 이는 운영자에게 독점권을 부여하는 문제가 발생한다”며 “기존에 독점적으로 운영하던 한국거래소도 대체거래소(ATS)를 출범시키며 경쟁 체제로 전환시키는 상황에서 복수의 기관에서 이뤄지고 있는 대차거래를 특정 기관으로 독점 전환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려운 방안이라는 게 당시 국회 검토보고서 의견”이라고 말했다.


    또 이미 외국인 투자자들이 사용하는 ‘에퀴랜드(Equilend)’ 등 비슷한 방식의 대차거래 플랫폼이 존재하고 있는 만큼 국내 플랫폼으로 일원화해 거래하라고 하는 것 또한 현실적이지 않다는 게 당시 국회의 판단이었다고 부연했다.


    송 부서장은 “해당 내용들은 국회 정무위원회의 검토보고서도 남아있으니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말했다.


    코스콤 역시 해당 시스템만으로는 불법 공매도를 찾아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홍문유 금융사업본부 부서장은 “이 부분은 코스콤도 2021년경 검토를 했다”며 “결론적으로 단지 대차 중개 시스템만으로는 불법 공매도를 찾거나 모니터링 하기에 부족하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말했다.


    홍 부서장은 “공매도 방지를 위해서는 잔고 관리부터 다양한 변동 내역들이 다 같이 유기적으로 일원화돼 관리가 되어야 하는데 트루웹과 같은 대차거래 시스템 하나만 가지고 무차입 공매도를 막기는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어 “실제 사용하는 증권사가 있다면 무차입 공매도를 막는 목적으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다만 시스템 자동화의 목적으로 본다면 의미를 둘 수는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해당 시스템을 도입한 현업 증권사들도 현재 해당 프로그램을 대부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당시 NH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메리츠증권, 하나증권 등 국내외 22개 증권사가 트루웹 서비스를 도입했으나 현재 이를 이용하는 곳은 소수로 알려지고 있다. 앞서 박 작가가 해당 시스템을 사용한다고 언급한 하나증권 역시 현재는 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시스템을 도입했었던 한 증권사 관계자는 “2021년 해당 시스템을 도입하긴 했으나 이는 단순 플랫폼일 뿐 무차입 공매도를 잡아낼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니다”라며 “애초에 무차입 공매도를 막으려면 잔고가 얼마가 있는지, 또 그 잔고와 주문 수량이 맞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하는데 트루웹은 단지 대차거래를 모으는 플랫폼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어 “쉽게 설명해 그냥 ‘당근마켓’ 같은 수준일 뿐”이라며 “처음 이 시스템이 나왔을 때 대형사들이 모두 사용한다는 식으로 과장되게 홍보를 진행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현재 이를 사용하는 곳은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