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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 저축은행 결산] 악성루머·고금리 펀치…진땀 뺀 한 해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12/27 09:36:22

    저축은행 누적 당기순손실 1413억…실적 곤두박질

    부동산 PF 부실 관련 악성루머로 진짜 위기 올 뻔

    6%로 올라선 연체율…건전성 지표 악화

    올해 저축은행들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극에 달했다. [출처=연합]

    올해 저축은행들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극에 달했다. [출처=연합]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도 성장가도를 이어오던 저축은행업권이 올해 각종 악재들로 몸살을 앓았다.


    경기둔화, 고금리 등 경영여건 악화로 수익성은 곤두박질쳤고, 악성루머가 돌며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뱅크런)라는 진짜 위기가 올 수 있는 아찔한 사건도 있었다.


    문제는 역대급 가계부채,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리스크 등 시장 불확실성이 높아 내년 저축은행산업 전망이 밝지 않다는 점이다.


    ■ 고금리 특판 후폭풍, 실적 곤두박질

    올해 저축은행들은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극에 달했다. 지난해 무리한 고금리 특판으로 인해 이자비용이 큰 폭으로 불어나면서 손실 폭이 컸던 것이다.


    26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손실 규모는 1413억원을 기록했다. 상반기 누적 적자(-960억원) 대비 적자 폭이 453억원 늘어났다.


    이는 고금리 장기화로 지난해 4분기부터 은행권의 수신 금리 인상 경쟁이 이어지면서 이자 비용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업권은 시중은행과 달리 자금 조달 경로가 다양화돼 있지 않다. 결국 예금 등 수신으로 자금을 조달해야하는데, 작년 말 은행권 전반의 수신 유치가 활발하면서 저축은행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고금리 예금을 내놓았다.


    지난해 하반기 저축은행의 평균 예금금리는 5%대 중반까지 치솟은 바 있다. 지난해 상반기만 해도 평균 예금금리가 2%대였다는 점을 고려하면 불과 6개월 새 금리가 2배 넘게 상승한 셈이다.


    실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저축은행 업권 이자비용은 4조480억원으로 작년(22년 1월~9월) 같은 기간 1조9674억원보다 2.1배나 불었다.


    반면 3분기 누적 이자수익은 1.2배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79개 저축은행들의 이자 이익이 4조72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조283억원) 대비 9558억원 감소했다.


    ■악성루머 강펀치…가슴 쓸어내린 업계

    저축은행업계는 지난 4월 악성루머 강펀치를 맞아 진짜 위기를 맞을 수 있는 아찔한 사건도 있었다.


    올 3월엔 1983년 문을 열어 40년을 버텨온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가 파산을 선언하며 국제 금융시장 자체가 불안에 떨었다.


    특히 SVB가 문을 닫는데는 40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18억 달러(약 2조3300억원)의 손해를 봤다는 공시 이후 사실과 허구가 뒤섞인 글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퍼지며 고객들이 스마트폰으로 예금을 대거 빼내는 ‘뱅크런’이 일어났고, 결국 문을 닫게 됐다. 디지털 뱅크런의 위험성을 체감할 수 있는 사건이었다.


    불확실성이 고조되는 시기, 불똥은 애먼 국내 저축은행으로 튀었다. 4월 12일 대형 저축은행 2곳이 부동산 PF 대출에서 1조원대 결손이 발생해 지급정지 예정이며, 잔액 모두 인출을 요망한다는 내용의 글이 스마트폰 문자메시지와 메신저 대화방 등을 통해 급속도로 퍼졌다.


    부동산 경기가 악화하면서 PF 대출 부실에 대한 경고음이 울리고 있었지만 이는 명백한 가짜 지라시였다.


    악성 루머가 확산되자 금융당국과 해당 저축은행들은 신속하게 강경 대응에 나섰고 다행히 진화됐다.


    문제가 없는 은행도 악성루머로 대규모 예금인출 사태가 발생할 수 있는 아찔한 경험을 한 저축은행은 간담을 쓸어내려야했다.


    ■ 치솟는 연체율…건전성 관리 과제

    저축은행의 또 하나의 고민은 건전성 지표 악화다. 올해 들어 저축은행의 연체율, 고정이하여신비율 등 각종 지표가 치솟았다.


    경기침체에 취약한 서민과 중소기업의 채무상환 능력 저하, 대출 관련 리스크관리 강화 등 복합적인 요인으로 연체율이 상승한 것이다.


    79개 전체 저축은행들의 올해 3분기 말 연체율은 6.15%로 전 분기 대비 무려 0.82%p 상승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7.09%으로 전분기보다 1.33%p 올랐고, 가계대출 연체율은 5.12%에서 5.40%로 0.28%p 올랐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 비중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비율 또한 상승세다. 3분기 저축은행 업권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40%으로 전분기보다 0.79%p 뛰었다.


    다만 BIS비율은 14.14%를 기록하며 전분기(14.15%)와 유사한 수준을 나타냈다.


    저축은행 업권은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위해 충당금을 적립하고 안정적 유동성 확보에 힘썼다.


    전체 저축은행이 3분기 중 쌓은 대손충당금은 2조6908억원으로 집계됐다. 저축은행의 대손충당금 적립률은 110.2%로 법정 기준치 100%보다 10.2%p 높은 수준이다.


    업계에선 부동산 시장 등 경기침체의 영향과 이에 따른 리스크 관리 강화의 필요성 증대 등으로 저축은행의 영업 여건은 단기적으로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내년 저축은행 업권의 최대 숙제는 보다 강화된 리스크 관리가 될 전망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역대급 가계 부채와 부동산 PF 리스크 등 시장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면서 “선제적 리스크 대응과 저축은행 업권의 신성장 동력 발굴 등을 위한 노력도 지속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영업환경, 수익성 및 건전성이 부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나, 내부유보 등을 통한 자본확충 등으로 손실흡수능력이 충분하여 업계 경영안정성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