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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른자 땅’도 잇단 유찰…찬바람 부는 서울 정비사업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11/22 08:51:06

    노량진1구역 이어 여의도 공작도 시공사 선정 연기

    낮은 공사비 탓…건설사 도시정비 수주 ‘위축’ 우려

    내년 수주도 회색빛…“올해보다도 1.5% 감소” 전망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

    서울 시내 아파트 단지. 연합

    서울 지역의 재건축·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노량진1구역 재개발’과 ‘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 시공자 선정이 미뤄졌다.


    ‘노른자 땅’으로 일컬어지며 시공사 간 치열한 수주전이 예측됐지만, 막상 뚜껑을 연 결과는 달랐다. 주택시장 위축으로 건설사들이 도시정비수주에 소극적인 태도를 취했기 때문이다.


    2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20일 노량진1구역 재개발조합이 시공자 선정 입찰을 마감한 결과 응찰에 나선 건설사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지난달 열린 현장설명회에 삼성물산, GS건설, 포스코이앤씨, 현대건설, 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 금호건설 등 7개 건설사가 참석했던 것과는 다소 대조적인 분위기다.


    이 단지는 최고 33층, 28개동, 2992가구, 총 공사비만 1조926억원에 달하는 데다 광화문·강남·여의도 등 주요 3개 도심과의 접근성이 좋아 노량진 뉴타운 최대어로 꼽혔다.


    이에 업계는 삼성물산과 GS건설 등의 각축을 예상했지만, 되레 건설사들은 입찰전에 나서지 않았다.


    유찰 배경은 낮은 공사비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 노량진1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공고를 보면 이 단지의 3.3㎡당 공사비는 730만원으로 책정됐다.


    서울 지역의 도시정비사업 공사비가 700만원 후반대에서 800만원 초반인 것과 비교하면 3.3㎡ 당 60만~70만원의 차이를 보였다.


    특히 GS건설은 홍보 규정 논란과 관련해 소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아 입찰에 나서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앞서 GS건설은 ‘노량진1구역 소통공간’을 명목으로 카카오톡 단체방을 만들어 조합원·GS건설 직원 등 500여명을 가입시킨 후 조합과 설계사무소 등을 비방하며 노량진1구역 정비사업을 지속 방해했다는 의혹을 받은 바 있다.


    이에 노량진1구역 재개발 조합 측이 지난달 11일과 24일 GS건설에게 ‘시공사 홍보 규정 위반에 따른 1, 2차 경고’를 공문으로 통보했다.


    GS건설 관계자는 “홍보 규정 논란(단톡방 개설)은 사실무근의 이야기임에도 불구하고 경고를 받은 바 있어 부당하게 느꼈다”라며 “소명할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았기에 입찰 환경이 공정하게 갖춰진다면 재검토할 생각”이라고 했다.


    노량진1구역 시공자 선정 입찰을 마감한 지난 20일에는 여의도 ‘공작아파트 재건축’ 사업 시공자 선정 입찰도 진행됐는데, 대우건설만 단독으로 나서면서 유찰됐다.


    대우건설의 이번 입찰은 지난 9월 1차 시공사 입찰에 이은 재입찰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얻어 수의계약의 요건을 갖추게 됐다. 이에 대우건설은 해당 단지의 시공권을 따낼 확률이 높아진 상황이다.


    경쟁입찰이 2회 이상 유찰될 경우 수의계약이 가능해지는 데, 통상 사업자 측은 2번의 유찰이 발생할 시 입찰공고를 다시 내기보단 수의계약을 택할 확률이 높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다른 건설사들도 모두 비슷한 이유로 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라며 “사업지는 훌륭하지만, 공사비가 급등한 데다 고금리 현상이 지속되는 환경 속에서 낮은 공사비로 사업을 진행하기엔 무리가 있어 입찰을 응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공사비 급등으로 건설사들이 도시정비 수주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는 상황 속에 전문가들은 건설업계의 시름이 내년에도 이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 ‘2024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 자료를 보면 내년 국내 건설 수주액은 올해 대비 1.5% 감소한 187조3000억원 정도일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공공부문은 올해 대비 4.6% 개선되는 반면, 민간부문은 4.0% 부진할 것으로 건설산업연구원은 내다봤다.


    건설투자도 올해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점쳐진다. 내년 국내 건설투자는 상반기를 전후해 주거용 건축투자가 감소세로 전환되고, 비주거용 건축투자 또한 상업용 건물 공사 위축으로 부진할 것이라는 게 건설산업연구원 전망이다.


    박철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거시경제적 정책적 요인 검토 결과, 국내 건설경기 반등은 어려울 것”이라며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되고 금리 인하 시기가 불확실한 데 내년에도 건설기업의 자금조달 어려움은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