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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빚 폭탄 터지기 직전”…카드 연체·개인파산 ‘금융위기’ 닮은 꼴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11/22 08:37:44

    KB국민·우리·하나카드, 연체율 2% 돌파

    1년새 연체율 0.47%p 상승…카드사 순이익 3241억원 증발

    회생·파산 건수 금융위기 수준…한계차주 폭증 우려

    픽사베이

    픽사베이

    연체율, 개인회생 신청자 수 등 카드사 실적을 가늠할 수 있는 주요 지표들이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수준으로 악화됐다. 정부 주도의 ‘상생’ 대출, 경쟁적 카드론 취급에 나선 카드사들의 대출 부실 확대 가능성이 제기된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KB국민카드, 우리카드, 하나카드 등 3개 카드사의 올해 3분기 연체율이 2%를 넘어섰다. 연체율 2%를 넘는 카드사가 3곳 이상이 된 것은 2015년 3월 말 이후 8년 6개월 만이다.


    카드사별로 보면 하나카드 연체율이 2.25%로 가장 높았다. 이어 △우리카드(2.10%) △KB국민카드(2.02%) 순으로 높았다. 반면 △신한카드(1.62%) △롯데카드(1.58%) △삼성카드(1.15%) △현대카드 (0.99%)는 카드사 평균 연체율 1.67%보다 낮았다.


    문제는 카드사 연체율의 상승세가 가파르다는 점이다.


    카드사 연체율은 2018년부터 2022년까지 1% 수준을 유지해 왔다. 지난 2018년 1.48%를 기록한 이후 △2019년 1.43% △2020년 1.29% △2021년 1.06% △2022년 1.2% 등으로 최근 3년 사이 1% 초반에서 큰 변동은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급변하는 모습이다. 지난 1분기말 1.38%을 기록한 데 이어 △2분기 1.58% △3분기 1.67%로 치솟았다. 연체율이 가장 낮은 카드사와 높은 카드사의 연체율 편차가 1.26%p에 이를 정도로 회사별 건전성 격차도 크다.


    연체율 급등은 카드사 실적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3분기 실적을 발표한 주요 5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하나·우리카드)의 1~3분기 누적 순이익은 1조417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7411억원) 대비 18.6% 급감했다. 연체율은 전년 대비 0.47%p 올랐을 뿐이지만 증발한 금액은 3241억원에 달한다.


    회생·파산 건수 금융위기 수준…한계차주 폭증 우려

    개인회생·파산 건수는 이미 금융위기 수준을 넘어섰다. 지난 9월까지 접수된 개인회생 및 파산 건수는 각각 9만437건, 3만1026건 등 총 12만여건으로 2008년 10월까지 접수된 법정관리 신청 건수(9만9218명)보다 3만여건 많다. 카드론 대출차들이 한계차주로 내몰리게 될 가능성이 2008년 수준으로 높아졌음을 의미한다.


    가장 큰 문제는 자영업자 연체율 급증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비은행권 자영업자 연체율은 2.91%로 전분기 대비 0.37%p 높아졌다. 자영업 다중채무자 1인당 평균 대출액은 4억2000만원이며, 이중 39.4%의 취약차주는 카드사 등 2금융권 이용자다. 부채 금액과 이들의 상환능력을 볼 때 부실 폭발 뇌관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연말이 다가오면서 위기감은 더 커지는 모양새다. 카드사들이 발행한 여신전문채권 금리는 최근 2~3개월 사이 4.5% 내외를 오르내리고 있다. 카드사들은 조달금리가 오른 만큼 신규 신용대출 금리를 더 높일 기세다. 고금리와 경기침체가 이어지면 원금상환은 물론 이자 상환조차 어려운 환경이 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사 연체율이 2%를 넘은 카드사들이 나왔다는 것은 금융위기의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라며 “당시 중소 카드사들을 중심으로 경영 지표가 크게 악화된 바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지난해 3분기와 올해 3분기 카드사들의 연체율 차이는 약 0.47%p에 불과했지만 순이익은 18%나 줄었다”며 “단순 실적만 비교해봐도 연체율 상승이 카드사에 얼마나 부담이 되는지 알 수 있는 사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