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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물가 상승 고려하면…” 효과 없는 코세페 할인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11/15 10:18:38

    소비자 물가 30%씩 올랐는데 역대급 할인?

    일부만 반값, 대부분 품목은 10~20% 수준

    할인 받으려면 조건도 복잡해 참여율 저조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관련 홍보물들이 거리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 관련 홍보물들이 거리에 놓여 있다. 연합뉴스

    한국판 ‘블랙 프라이데이’로 불리는 코리아세일페스타(코세페)가 지난 11일부터 열리고 있지만 소비자들이 체감할 수 있는 할인 혜택 효과가 크지 않아 ‘명목성 이벤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코세페가 ‘역대 최대규모’ ‘최대 할인율’을 내걸었지만 연초부터 치솟은 물가를 감안하면 행사 할인율이 크지 않은 수준이어서다.


    고물가에 소비심리까지 연속으로 떨어지는 상황이라 코세페를 이용한 정부의 소비진작 기대가 공염불에 그칠 것이라는 반응까지 나온다.


    1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세페의 ‘반값 할인’에도 정부의 기대와 달리 소비자들의 호응은 나오지 않고 있다.


    앞서 제경희 산업부 중견기업정책관은 “지난해 주요 기업 90곳 기준 5조원 정도의 매출을 올렸는데 올해는 보수적으로 10%, 업계에선 20%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는 기대를 전한 바 있다.


    소비자들이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할인률 상쇄 효과 탓이라는 해석이다. 연초부터 크게 오른 물가가 코세페의 할인율을 무색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실제 통계청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식품은 물론 생활용품에 의류·가전제품 등 소비자 물가가 크게 올랐다. 코세페가 취급하는 모든 상품에 대한 물가가 이미 오른 상황인 것이다.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 통계를 보면 지난달 기준으로 소비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가공식품 32개 품목 가운데 24개의 가격이 1년 전보다 비싸졌다. 평균 상승률은 15.3%로 품목별로 보면 20~30%씩의 상승률을 보였다.


    비누, 휴지, 샴푸 등 생활용품 27개 품목 80개 제품 중에서 절반이 넘는 41개 제품 판매가도 지난해 11월보다 상승했다. 생활용품의 평균 상승률은 가공식품보다 높은 18%로 이 역시 품목별 상승률은 30%를 육박했다.


    이밖에 국가통계포털(KOSIS) ‘지출목적별소비자물가지수’는 의류 및 신발 물가는 10월까지 전년누계비 7.1% 상승을 기록했다. 연간으로 의류·신발 물가 상승률이 7% 이상을 기록한 시기는 1990년(9.8%)이후 33년만이다.


    농축수산물의 경우도 1년 전 대비 적게는 20%, 많게는 40% 이상 높아진 상황이다.


    코세페가 대형 유통업체를 주축으로 신선·가공식품부터 생필품, 의류 등 품목을 ‘1+1’로 팔거나 최대 50%까지 할인해 주는 행사인데 전년 대비 물가가 크게 오른 상황이라는 점에서 큰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게 유통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값 할인이 일부 상품에 국한된 것도 소비를 끌어내지 못하는 이유다.


    한 소비자는 “대부분 상품 할인율은 20% 수준에 그치고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스테디 셀러 제품들은 할인 대상 품목이 아닌 경우가 많다”며 “할인을 받으려면 일정금액 이상을 구매하거나 선착순, 할인쿠폰 등 복잡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광군절’과, 오는 24일부터 열리는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를 비롯한 해외직구와 비교해 할인폭이 낮다는 것도 치명적이다. 아마존·월마트·베스트바이 등 유통업체는 상당수 제품을 이 기간 50~90%까지 할인 판매한다.


    최근 소비 심리가 바닥으로 치닫는 상황이라 올해 코세페는 구성부터 역부족이었다는 반응도 나온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1로 전월 대비 1.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했다.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소비자심리지수는 2003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의 기준값을 100으로 두고 이보다 높으면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으로 해석한다.


    이런 상황에 소비력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광군절과 블프처럼 더 높은 할인율을 제시했어야 한다는 얘기다.


    국내 유통업체들도 흥행 실패를 예상하는 모습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한국의 유통사들은 제조사들에게 입점 수수료를 받는 구조라서 할인 규모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며 “할인 규모가 큰 상품들은 식료품이나 반품 후 수리를 거쳐 파는 ‘리퍼 제품’처럼 일부에 국한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