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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한국타이어 ‘형제의 亂’ 부추김, 누구를 위한 분쟁인가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12/06 09:55:20
한국앤컴퍼니그룹(한국타이어그룹) 조현범 회장을 둘러싼 ‘형제의 난(亂)’ 즉 경영권 분쟁이 다시 불거지는 모양새다. 2020년 6월 조양래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23.59%)을 차남 조현범 회장에게 블록딜 형태로 매각한 이후 3년 만이다.
당시 조 명예회장이 차남 조현범 회장을 후계자로 선택하자 장남 조현식 고문과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크게 반발했다. 이번엔 다른 모양새다. 조 명예회장 장남 조현식 고문이 사모펀트(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확보를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한 것.
한국컴퍼니 인수 단가는 주당 2만원. 전날 종가 1만6820원에 19%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한 가격이다. 투입 자금은 최소 3863억원에서 5186억원에 달할 보인다.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분쟁이 공식화되자 이날 회사 주가는 상한가인 2만 1850원으로 치솟았다.
조 고문의 지분은 18.93%이지만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조 고문의 지분율은 최대 46.25%까지 늘어난다. 또 장녀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0.81%)과 차녀 조희원(10.61%)씨 우군으로 확보해 과반지분을 모으겠다는 구상이다. 조현범 회장의 지분은 42.03%다.
표면적으론 조현범 회장의 일가족인 장남 조현식 고문과 차녀 조희원 씨의 백기사로 MBK가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사 선임과 매각 등의 권한을 모두 MBK가 확보하면서 사실상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밑그림으로 평가받는다.
공개매수신고서에 따르면, 공개매수에 응모하는 주식수가 최소 발행주식의 약 20.35% 미만, 최대 27.32%를 초과할 경우 응모된 주식 전량을 매수하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현재 유통 주식 비율은 약 27%로 유통되고 있는 주식을 거의 모두 공개매수해야 성공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공개매수 발표 이후 주가는 공개매수 가격인 2만원을 넘어선 21,850원을 형성하고 있다.
이는 MBK의 공개매수 발표 내용을 보면 현실 불가능한 상황에서 최소 주식 비율 약 20.35%가 모여지지 않으면 매수하지 않겠다는 식으로 아니면 말고 식의 공개매수 조건을 발표해서 개인투자자들의 투자 판단을 흐리게 하는 것은 대형 PE가 할 태도는 아닌 것 같다. 이번 MBK의 공개매수 발표의 저의가 무엇인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이 시기에 조현식 고문과 사모펀트가 왜 손을 잡았냐는 것 또한 의문이다.
외국계 자금이 대부분인 MBK는 결국에 지분을 매각하고 엑시트(Exit)하려 할 것이라는 우려가 지배적이다. 외국계 회사 또는 회사에 국내 1위 회사를 매각하려는 것으로 국내 산업안보, 첨단기술유출, 고용불안 등의 우려가 있어 바람직하지 않은 접근으로 보인다. 즉 국내 기업에 대한 적대적 M&A 시도 또는 ‘아니면 말고 식’의 이슈화를 통해 주주들에게 혼란만 초래하는 무책임한 일로 보일 수밖에 없다.
최근 불거진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SM) 인수와 같은 진흙탕 싸움은 되짚어 봐야 할 대목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경쟁적으로 SM의 공개매수 가격을 높이면서 조 단위 인수 경쟁을 치렀다. 하이브가 먼저 기존 가격의 20%가량 높은 금액인 12만원대에 공개매수 계획을 밝혔다. 이후 시장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아 12만원보다 높아졌다. 카카오는 그 뒤 3만원을 더 얹어 15만원에 승부수를 던졌다. 결과적으로 카카오의 승리다.
부담을 느낀 하이브는 에스엠 보유 지분 전량을 처분하고 인수 절차를 중단했다. 에스엠 주식의 39.87%를 최종 확보한 카카오가 최대 주주로 등극했다. 승자의 저주다. 수사 당국은 하이브의 공개매수 계획 발표 이후 주가가 급격하게 오른 게 수상하다는 의혹이 불거진 것. 결국 수사는 사모펀드 운영사 원아시아파트너스 등이 SM에 대한 대량 매수 주문을 넣어 주가 시세조종 의혹까지 불거지게 됐다.
싸움에는 상대의 의도와 목표가 분명히 있다. 상대의 허를 찌르기 위한 숨겨진 시기도 있을 터. 한 가지 분명한 점은 가족간의 분쟁과 외부의 힘을 수혈하는 것은 결이 다르다. 더욱이 사모펀드와 같은 경우 기업가치를 높인 후 기업을 매각하거나 상장(IPO)해 수익을 실현한 경우가 많다. 경영권 분쟁을 이용해 소액주주 및 개인을 대상으로 한탕주의 심리를 악용하는 세력의 의도는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