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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넬·에르메스’ 리셀 허용…‘명품 공급시장 판’ 흔들린다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12/05 09:07:16

    공정위 “재판매금지 조항, 구매자 권리 침해” 시정 조치

    ‘브랜드 가치’ 사수하던 명품 타격…공급시장 혼선 우려도

    “리셀 시장 성장하겠지만, 투기 성격 더욱 짙어질 것” 진단

    샤넬, 에르메스, 나이키 등 브랜드의 ‘리셀(재판매) 금지’ 약관을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능하도록 시정하면서 명품 공급시장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제공=픽사베이]

    샤넬, 에르메스, 나이키 등 브랜드의 ‘리셀(재판매) 금지’ 약관을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능하도록 시정하면서 명품 공급시장 혼란이 예상되고 있다. [제공=픽사베이]

    샤넬, 에르메스, 나이키 등 3개 브랜드의 ‘리셀(재판매) 금지’ 약관을 공정거래위원회가 가능하도록 시정하면서 명품 공급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명품 리셀 시장 자체는 다시 활성화할 가능성이 커졌지만, 투기 행위 취급받던 일부 전문 재판매 사업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영업 활로를 열어준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5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29일 샤넬·에르메스·나이키 등 3개 유명 브랜드가 시행 중인 재판매 금지, 저작권 침해, 사업자 면책 등 10개 유형의 불공정 약관을 시정 조치했다.


    그동안 이들 브랜드는 고객 주문이 재판매·재테크 목적이라고 판단되는 경우 주문 제한, 계약 취소, 회원 자격 박탈 권한이 있다고 규정해왔다. 브랜드 가치 훼손을 막기 위해서였다. 또 재산 가치가 인정되는 명품 특성상, 제품 선점 후 웃돈을 얹어 재판매하는 행위가 다른 소비자들에게 피해를 줄 수 있어 이를 차단해온 것이다.


    여기서 리셀 행위는 엄밀히 말하면 중고거래와 다른 개념이다. 일반적으로 중고거래는 본인이 쓰던 제품을 파는 행위를 뜻하며, 정가나 구매 당시 금액보다 저렴한 가격에 내놓는 경우가 많다.


    반면 리셀은 한정판 등 희소성이 높은 상품을 구매한 뒤 차익을 붙여 되파는 재테크의 일종이다. 통상 소비자 수요를 공급이 따라가지 못할 때 발생하기 때문에 판매가가 얹는 웃돈이 과도하게 비싸지는 경우도 많다. 리셀 행위가 ‘투자’가 아닌 ‘투기’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하지만 공정위는 일단 특정 물품에 대한 구매 행위가 완료됐을 경우 처분 결정 권한이 구매자에게 있기 때문에 리셀 제한 규정들이 부당하다고 봤다. 제품 구입이 리셀 목적인지 여부를 판단하는 객관적 기준이 없을뿐더러, 거래된 물건에 대한 처분 방식은 소비자가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해당 브랜드 사업자들은 지적받은 불공정 약관 조항을 모두 스스로 시정한 상태다. 업계는 이번 조치로 인해 리셀 시장 성장세가 탄력 받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기 불황으로 소비심리가 약해졌다지만, 재테크 열풍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어서다.


    증권업계는 이미 국내 리셀시장 규모는 2021년 7000억원에서 지난해 1조원까지 확대됐으며, 오는 2025년 2조8000억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동시에 업계 질서가 혼잡해질 것이란 우려도 적지 않다. 이미 네이버 ‘크림’, 무신사 ‘솔드아웃’ 등 대형 리셀 플랫폼이 등장한 데다 백화점들도 이들 업체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유치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여기에다 온라인 카페나 커뮤니티를 활용한 개인 사업자들까지 유통 영역을 확장하면 공급시장에 혼선을 초래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이번 조치가 일부 전문 재판매 사업자들에게 공식적으로 영업 활로를 열어줘, 리셀 행위의 투기 성격이 더욱 짙어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이나 희소성이 높은 물품에 대한 리셀 행위는 실수요가 있다기 보단 대부분 차익을 노리고 이뤄진다. 따라서 일반적인 중고거래 행위와는 다르게 웃돈이 터무니 없이 붙는 경우도 다반사”라며 “리셀 행위가 모두 공식 판매 플랫폼 내에서 이뤄지는 게 아닌 만큼, 시장 내 가치가 높던 나이키, 샤넬 등 브랜드에 대한 시정 조치는 향후 불법 셀러를 양산할 가능성을 키운 셈”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