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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톡스톡] 한전 발전자회사 ‘수도공고 카르텔’ 논란…경영 정상화 발목 잡을라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11/28 09:02:40

    한전·발전5사 자구책에도 200조 빚 해소 난항

    수도공고 출신 산업2차관에 줄대기 혈안

    입김 세지는 수도공고 출신들…내부 불만 증폭


    한국전력공사가 200조원이라는 막대한 빚더미에 앉으면서 고강도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발전공기업들의 인사 카르텔 문제로 경영 정상화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선임된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의 모교인 수도전기공업고등학교(수도공고) 출신들이 강 차관과의 줄을 만들기 위해 통상적인 인사 시스템을 무시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전 산하 발전공기업의 수도공고 출신 1직급 이상 직원들은 최소 수십 명에 달한다. 수도공고는 한전이 운영하는 학교로 이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은 한전을 비롯한 발전공기업에 꾸준히 취업하고 있다.


    문제는 강 차관이 부임하면서 불거지고 있다. 강 차관은 수도공고를 졸업하고 한전에 기술직으로 입사해 산업부 차관에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로 꼽힌다.


    이렇다 보니 수도공고 출신 공기업 직원들 입김도 덩달아 세지고 있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일부 직원들은 강 차관에 줄을 대기 위해 혈안이 됐다는 말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또한 수도공고 카르텔이 형성되면서 승진 등 인사 평가와 관련해 실력보다 학연을 앞세워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시도도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한전 및 발전자회사가 재정건전화를 위해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 시기에 실력 중심의 인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재정건전화 작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우려한다.


    업계 관계자는 “특정 고등학교 출신들이 성과나 직무능력과 상관없이 학연만 의존해 조직 주요보직에 앉으려는 모습들이 노골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런 모습은 발전공기업 뿐만 아니라 비상경영에 나서고 있는 한전 행보에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전력 사옥 전경 [제공=한국전력공사]

    한국전력 사옥 전경 [제공=한국전력공사]

    ■정상화 절실한 한전…재무정상화 갈 길 멀어


    한전의 재무건전성은 심각한 상태다. 3분기 말 기준 한전의 연결 총부채는 118조2864억원이다. 올해 상반기 말에는 201조3500억원에 달했다.


    한전이 3분기에 2조원에 육박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10개 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6조4534억원으로 여전히 수조원대다. 2021년부터 올해 3분기까지 누적 영업적자만 44조9551억원이다.


    한전이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이는 현금은 줄어들다 못해 영업을 할수록 손실을 보는 구조가 고착화 됐다. 실제 2020년 영업활동을 통해 13조2085억원을 벌었던 한전은 지난해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 23조477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도 3분기까지 마이너스 현금흐름을 보이고 있다.


    현금유동성 확보를 위한 채권 발행도 이자부담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한전 및 발전자회사들은 채권 발행을 통해 유동성을 간신히 마련하고 있는 상황이다. 연합인포맥스 발행사별 잔존만기별 잔액 통계에 따르면 한전채 발행잔액은 67조7300억원이다. 발전공기업 5사의 발행잔액을 합치면 88조9300억원에 달한다.


    한전 및 발전공기업들의 채권 발행잔액이 2020년 말 47조530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약 3년 만에 두 배 가까이 뛴 셈이다.


    반대로 이자 부담은 커지고 있다. 고금리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한전 및 발전자회사들의 이자비용은 지난해를 뛰어넘거나 지난해 수준과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3분기까지 한전의 이자비용은 3조3104억원으로 지난해 2조8185억원보다 크게 불어났다. 채권 발행잔액이 7조원에 육박하는 한국중부발전도 올해 1720억원의 이자를 지출했다. 지난해에는 2256억원까지 오른 바 있다.


    더욱이 내년에는 발행한 채권의 만기 물량이 급증한다. 6개월 후 만기 물량 잔액은 4조5700억원이다. 이 중 한전채 만기 물량 잔액이 3조4200억원 규모다. 채권 발행 한도를 고려하면 추가적인 만기 물량을 상환하기 위한 채권발행도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한전은 올해 상반기부터 부동산 등 주요 자산을 매각하는 계획을 세우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5개 발전자회사들도 인력 효율화, 자산 매각, 간부의 임금 인상분 반납 등 자구안을 마련해 시행 중이다. 하지만 5개 발전자회사들의 8월 기준 목표대비 자산 매각률은 평균 6.7%에 불과한 상태다.


    한전을 향한 투자자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한전의 주가는 지난달 1만6030원까지 떨어지면서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10년래 최저가인 1만5550원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또한 한전의 8월 일평균 거래량은 99만6617주로 2017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100만주 아래로 떨어졌다. 9월과 10월도 각각 76만2217주, 91만9941주로 3개월 연속 일평균 100만주 미만이 거래되는데 그쳤다.


    류제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3분기 말 한전의 차입금은 127조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11% 증가해 추가 차입에 따른 이자율 상승을 피할 수 없다”며 “연료비 추가 하락이 나타나지 않는다면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