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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키옥시아·WD 합병 순항할까…“日 반도체 굴기, K-반도체 위협?”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10/17 10:46:43

    삼성전자,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 1위지만…합병시 순위 변동성 有

    ‘키옥시아 지분 15% 보유’ SK하이닉스, 합병 반대표 전망에 ‘무게’

    美·中 반도체 갈등 간 日 행보 주목해야…반도체 경쟁력 강화 돌입?

    반도체 관련 이미지 [출처=EBN DB]

    반도체 관련 이미지 [출처=EBN DB]

    일본 키옥시아와 미국 웨스턴디지털(WD)의 합병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한국의 반도체 강국 입지에 영향을 미칠지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7일 해외소식통 및 전자업계에 따르면 WD는 반도체 메모리 사업부를 분리해 키옥시아홀딩스(옛 도시바메모리)와 지주회사를 설립하는 방식으로 합병 방식 최종 조율하고 있다.


    합병 방식 조율은 이달 내 합의를 목표로 진행 중이다. 키옥시아와 WD의 합병 논의는 몇 해 간 진행된 건으로 최근 업황 악화를 기점으로 논의에 탄력이 붙는 모양새다.


    이번 합병의 한국 반도체 입지 영향을 염두하는 이유는 키옥시아와 WD는 모두 낸드(NAND) 플래시 강자여서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글로벌 점유율 1위를 노릴 수 있기도 하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31.1%) ▲키옥시아(19.6%) ▲SK하이닉스(17.8%) ▲WD(14.7%) 순이다. 키옥시아와 WD가 합병될 경우 점유율은 34.3%로 1위인 삼성전자 보다 3.2%포인트 높아지게 된다.


    또 키옥시아와 WD의 합병이 안정적으로 이뤄질 경우 규모가 확대돼 투자 경쟁 대비가 가능하고, 미국과 일본 양국이 모두 반도체를 공급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중국과 한국의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낸드는 PC, 스마트폰 등 데이터 기억에 사용되는 메모리 반도체다. 최근 세계 경기 침체 여파로 수요가 급감해 재고가 급증해 관련 업체는 시름을 앓고 있다. 점유율 1위인 삼성전자 역시 올해 상반기 반도체 부문에서 9조원대 적자를 냈다.


    업계는 키옥시아와 WD의 합병 건이 각국 규제의 문턱을 넘기 어려울 것으로 점치고 있다. 특히 미국 수출 규제를 받고 있는 중국의 경우 강한 반발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한국 기업과의 이해 관계도 상충한다. SK하이닉스는 2017년 도시바 매각 당시 베인캐피털 주도 컨소시엄을 통해 키옥시아 지분의 15%를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는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와 WD의 합병에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SK하이닉스가 낸드 시장에서 키옥시아, WD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가운데 도시바 메모리(현 솔리다임) 인수전에도 뛰어들면서 방어한 전적이 있어서다. 솔리다임 인수를 통해 SK하이닉스는 낸드 시장 2위에 올랐지만 시장 상위권인 키옥시아와 WD의 합병은 달가운 상황이 아니라는 분석에서다.


    이번 합병은 일본의 행보에 보다 초점을 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과 일본 간 반도체 산업의 긴밀한 협력이 예고되는 만큼, 일본이 반도체 경쟁력 강화를 위해 보다 공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일본은 1980년대 도시바, NEX, 히타치 등을 통해 세계 메모리 시장을 주도하다, 미국의 견제로 산업에 제동이 걸렸다. 당시 미국은 일본 메모리 반도체 내수 시장의 20%를 외국 기업에 할당하도록 1986년 미·일 반도체 협정을 체결했다.


    실제 일본은 최근 반도체 기업과의 협력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미·중 갈등이 심화되자, 틈새 공략을 통한 시장 재진입에 나서겠다는 초석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10년 이상 자국에서 반도체를 생산할 경우 국적과 무관하게 기업 설비 투자의 최대 3분의 1, 반도체 장비 소재는 최대 2분의 1을 지원 중이다. 이에 미국 마이크론,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IBM, 대만 TSMC, 벨기에 IMEC 등 세계 반도체 기업들은 일본에 공장을 짓거나 지을 예정이다.


    마이크론은 히로시마 D램(DRAM) 공장에 5000억 엔을 투자했다. 일본은 2000억 엔을 지원한다. TSMC는 구마모토현 제2공장에 1조 엔을 투자하고, 일본은 4760억 엔을 지원한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일본 라피더스와 협력해, 일본 엔지니어 800명을 채용한다. 일본 정부는 3300억 엔 지원에 나선다.


    삼성전자도 2025년 완공을 목표로 첨단 반도체를 짓고 있다. 삼성전자는 요코하마 첨단 반도체 시제품 생산 테스트 라인에 엔을 투자하고, 이 중 100억 엔은 일본이 지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