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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 좋았던 해외건설에 ‘트리플 악재’ 찬물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11/01 10:18:42
3Q 해외건설 수주 235억弗…8년만 최고
삼성물산·현대건설 등 대형건설사 주도
4Q엔 ‘전쟁·고유가·고금리’로 반전 우려
올해 분위기가 좋았던 해외건설에 ‘전쟁·고유가·고금리’가 찬물을 끼얹는 모양새다. 올해 3분기 국내 건설사들이 잇달아 잭팟을 터트리면서 해외건설이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주액을 기록했는데, 4분기부터는 ‘트리플 악재’로 분위기가 반전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로 인해 국제유가가 치솟을 가능성이 높아진 데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로 고금리가 장기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1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해외건설 수주는 235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2015년 3분기(345억 달러) 이후 8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며, 전년 동기 대비로는 105% 증가한 수치다. 또 올해 3분기까지의 수주가 이미 2019년 연간 수주 실적(223억 달러)을 넘어섰다.
지역별로 보면 △중동(34%) △북미·태평양(32%) △아시아(20%) 순으로 수주 규모가 컸다. 중동 지역의 경우 △사우디 아미랄 석유화확 플랜트(50억8000만 달러) △리비아 패스트 트랙 발전 공사(7억9000만 달러) △아랍에미리트(UAE) S4 담수화 양허사업(5억4000만 달러) 등을 수주하며 지난해 동기 대비 20.4% 증가했다.
북미·태평양 지역 수주 비중은 상반기(29.3%)에 이어 3분기에도 큰 비중(3분기 37.9%, 1~3분기 누계 31.5%) 차지하며 전년 동기 대비 159.1% 뛰었다. 이번 지역 수주 금액의 93.6%는 국내 제조사의 해외 생산설비 구축과 관련된 공장 건설공사다.
국가별로는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한 미국·사우디·대만·카자흐등을 포함한 상위 10개국에서 84.8%(199억4000만 달러) 비중 차지했다.
미국·사우디·대만·폴란드에서 대형 사업을 각각 수주한 삼성물산·현대건설·현대엔지니어링이 수주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이들을 포함한 상위 10대 기업의 3분기 수주액은 215억6000만 달러 전체의 92% 차지하고 있다.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이 해외에서 잇단 성과를 보이면서 3분기 국내 주택사업 침체에도 좋은 실적을 기록했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액 5조2820억원, 영업이익 303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6.1% 증가한 것이다. 삼성물산 3분기 누적 수주는 15조6000억원이다.
현대건설의 매출액은 7조6202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40.3% 증가했으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9.7% 증가한 2455억원을 기록했다. 현대건설이 좋은 실적을 보인 것은 사우디와 이라크 등 해외 대형 공사가 본격화되고 있어서다.
문제는 4분기다. 해외건설시장은 현재 전쟁과 고유가, 고금리 등 불학실성이 산재해 있는 상황이다. 악재가 쌓이기 시작하면 올해 회복세를 보였던 해외건설시장이 다시 침체될 가능성이 크다.
최근 발생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은 최대 위협 가운데 하나다. 중동쪽으로 해외건설 영토를 넓혀오던 국내 건설업계가 전쟁으로 인해 길이 막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직까지 국내 건설사들에게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세계은행은 중동 분쟁이 격화하면 원유 가격이 배럴당 150달러 이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주요 아랍 산유국이 수출을 줄이면 세계 석유 공급이 하루 600만~800만 배럴 감소해 유가가 배럴당 140~157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어서다.
고금리도 우려되고 있다. 최근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상방 압력이 여전히 높은 것이 확인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고금리를 한동안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계속 나오고 있다.
손태홍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양호한 국제유가 수준이 지속되면서 사우디를 중심으로 하는 중동 발주가 성장세를 기록하는 가운데 최근 발생한 이스라엘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은 해외건설시장의 최대 위협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무력 충돌이 주변국으로 확전되고 장기화할 경우 유가 폭등, 세계 경제 침체 등으로 인해 해외건설시장의 발주환경이 악화할 수 있어 최근 수주 회복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