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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운명의 날…오늘 이사회 선택에 달렸다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10/30 09:32:34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이사회를 개최한다. 관건은 기업결합을 위한 최대 쟁점인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이다. 오늘(30일) 이사회의 선택에 따라 3년간 이어진 양 사의 합병 향방은 뒤바뀌게 된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이날 각각 이사회를 연다. 안건 중 최대 쟁점은 아시아나항공 사업부 매각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부 매각에 따른 지원방안을, 아시아나항공은 화물사업부 매각을 주요 안건으로 다룬다.
아시아나항공 화물 사업부 매각 논의가 나온 이유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통과하기 위함이다. EU 집행위는 합병 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공동으로 취항한 런던·로마·파리·프랑크푸르트 4개 노선의 독과점 우려가 있고, 양사의 화물 운송 시장 비중이 과반을 넘어선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중장거리 운항 국적사인 티웨이항공 등에 여객기를 넘기고, 조종사 등 일부 인력을 대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또 아시아나항공의 화물사업부를 매각해 독과점 우려를 해소할 방침으로 전해졌다.
화물사업부 매각을 두고 찬반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이 이미 무엇을 포기하든 합병을 성사시키겠다는 의견을 밝힌 만큼 대한항공은 기업 결합에 사활을 걸고 있다. 기업결합 성사를 위해 3년간 투입한 자문료만 1000억원이 넘는다.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산업은행 또한 아시아나항공 압박 수위를 점차 높이는 상황이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에 3조6000억원의 공적자금을 투입했다. 매각이 불발될 시 자금 회수에 난항을 겪을 뿐만 아니라, 새로운 인수 기업을 찾아야 하는 등 셈법이 복잡해진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석해 “합병 과정이 상단 부분 진행된 상태에서 재조정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면서 “아시아나 이사회가 (화물사업 부문을) 살리기로 의결한다면 또 국민의 혈세나 공적자금이 얼마나 들어갈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반면 아시아나항공 내부에서는 직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노조는 화물사업 매각 시 고용 유지가 불가능하고, 명분 없는 합병이 된다며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기업결합 반대 서명운동을 진행하고 있다. 전임 아시아나항공 사장단 또한 현 이사회 구성원에게 화물사업 매각을 부결해달라는 요청을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게다가 화물 사업을 포기할 경우 배임 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언급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코로나19 당시 화물운송 사업에서 1조3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둔 바 있다. 지난해 아시아나항공 매출에서 항공화물 사업 비중은 48.4%(2조9929억원)에 달했다. 매출의 2분의 1에 달하는 사업을 포기하면 회사 가치를 떨어뜨려 주주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논리다.
안건이 통과하려면 이사회 절반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현재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사내 이사인 ▲원유석 아시아나항공 대표이사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안전보안실장과 사외 이사인 ▲배진철 한국공정거래조정위원장 ▲박해식 한국금융연구원 은행연구실 선임연구원 ▲윤창번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 ▲강혜련 이화여자대학교 경영대학 명예교수로 구성돼 있다.
이사진은 대체로 시정조치안 제출 동의로 뜻을 모았지만, 일부 이사들은 화물사업 매각 시 주주에 대한 배임 소지와 직원들의 반들 등을 우려해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사내 이사인 진광호 아시아나항공 안전보안실장 전무가 화물 사업 분리 매각 찬성 압박에 부담을 느끼고 돌연 사임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이사회의 향방은 더욱 알 수 없게 됐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진 전무의 사퇴가 사실인지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