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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 회장 취임 1주년…‘초격차·인재제일’ 뉴삼성 박차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10/27 09:01:20
반도체·바이오·신성장 IT 등에 5년간 450조원 투자 결단
인재 제일 철학 계승…“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이사회 중심 책임 경영 속도…‘선임 사외이사’ 제도 확대해 사법 리스크 돌파
“오늘의 삼성을 넘어 진정한 초일류 기업, 국민과 세계인이 사랑하는 기업을 만들자.”
이번달 27일로 취임 1주년을 맞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신경영 철학은 크게 ‘기술과 인재’로 축약된다. 선제적인 대규모 투자로 초격차 기술을 이끄는 동시에 인재 제일 철학을 계승해 삼성 그룹의 신(新)성장 동력을 확보에 힘을 싣고 있다.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삼성은 향후 20년간 총 300조원 투자라는 결단을 내렸다. 먼저 용인에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아울러 바이오 분야 육성을 위해 향후 10년간 바이오 사업에 7조5000억원을 추가 투자한다.
삼성은 앞서 지난해 5월에는 반도체를 비롯한 바이오, 신성장 IT 등에 향후 5년간 국내 360조원을 포함해 총 450조원을 투자할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투자 지속성을 위해 부진한 실적에도 과감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95% 감소했지만, 연구개발(R&D) 투자는 15.2% 늘리는 결단을 내렸다. 같은 기간 14조5000억원 규모의 시설 투자를 단행했다.
동에 번쩍 서에 번쩍…국내외 현장 직접 챙기며 광폭 행보
초격차 성장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함께 반도체, 디스플레이, 배터리 등 주요 사업장을 직접 챙기는 ‘현장 경영’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취임 1주년을 일주일여 앞둔 이 회장의 발걸음은 곧장 ‘기흥 캠퍼스’로 향했다. 1983년 삼성 반도체가 처음 시작된 기흥 캠퍼스는 1992년 세계 최초 64M D램 개발한 삼성 반도체 사업의 태동지로 꼽힌다.이후 삼성전자는 기흥캠퍼스를 토대로 1992년에는 D램 시장 1위를 달성했고, 1993년에는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1위 달성이라는 성과를 냈다.
당시 캠퍼스를 찾은 이 회장은 “대내외 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다시 한번 반도체 사업이 도약할 수 있는 혁신의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며 기술 리더십의 중요성을 당부했다.
또 지난 2월에는 삼성전자 천안과 온양 사업장을 방문해 차세대 반도체 패키지 경쟁력을 직접 확인하고, 3월에는 화성캠퍼스 반도체 연구소를 찾아 R&D 역량 강화를 주문했다. 아울러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캠퍼스에서는 퀀텀닷(QD)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생산설비를 살펴본 뒤 “끊임없이 혁신하고 선제적으로 투자해 누구도 넘볼 수 없는 실력을 키우자”고 강조했다.
이 회장이 집중하는 기술 투자만큼 힘을 쏟는 분야는 바로 ‘인재’다. 그는 지난해 회장 취임에 앞서 가진 계열사 사장단과의 오찬에서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며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 있다.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는 소회를 밝혔다.
올 6월 열린 삼성호암상에도 직접 참석하면서 선친의 ‘인재 제일’ 철학을 계승하고 인재 육성에 힘을 쏟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글로벌 네트워크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맥 끝판왕으로 불리는 이 회장의 광폭 행보는 삼성의 실제 수주에 있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장이 2021년 9월 방한한 찰리 에르겐 디시네트워크 회장과 등산을 가진 후 8개월 만인 지난해 5월 삼성전자가 디시 네트워크에 1조원대의 5G 통신장비 공급사업을 수주한 것은 유명한 일화다. 또 지난 4∼5월 미국 출장에서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등 글로벌 거물 20여과 미팅을 가지고 중장기 비전을 공유했다.
이사회 중심 책임 경영 속도…사법 리스크 정면 돌파
이 회장은 이사회 중심의 책임 경영을 통한 ‘사법 리스크’ 해결에도 적극적이다. 상법상 회장직은 직함이 아니기 때문에 이사회 승인이 필요 없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회장 승진 과정에서 이사회 논의를 거쳐 승진하는 정면 돌파를 택했다.
또 이달 26일에는 삼성SDI와 삼성SDS가 이사회를 열고 ‘선임(先任)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국내 상법상 비금융권 기업의 경우 선임사외이사 제도 도입이 의무가 아니지만, 삼성은 선제적으로 제도를 채택하기로 결정했다.
선임사외이사 제도는 대표이사 또는 사내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을 경우, 사외이사를 대표하는 선임사외이사를 뽑아 이사회 견제 기능을 충분히 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다.
선임사외이사는 ‘사외이사회’를 소집하고 회의를 주재할 권한을 갖는다. 경영진에게 주요 현안 관련 보고를 요구할 수 있다. 이사회 운영 전반에 관한 사항을 협의하고, 이사회 의장-경영진-사외이사 간 소통의 ‘중재자’ 역할을 담당한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위상 향상을 기대할 수 있는 이유다.
이 회장은 지난해 10월 준법감시위원회 간담회에서 “공정하고 투명한 준법경영, ESG 경영에 적극 동참하겠다”며 “노동인권을 보호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소통도 강화하겠다”고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한편 세계적인 경영 전문가들은 불확실한 시대를 맞아 삼성이 추구할 신(新) 경영 전략으로 ‘과감한 결단과 집중’을 제언했다.
로저 마틴 캐나다 토론토대 경영대학원 명예교수는 최근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이건희 회장 3주기 추모 삼성 신경영 30주년 기념 국제학술대회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가’가 아닌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할 수 있다고 해서 너무 많은 산업에 진출해서는 안 된다”며 “자원이 많아질수록 여력이 커지지만 그중 무엇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패트릭 라이트 사우스캐롤라이나대 교수는 이 선대회장의 신경영이 성공한 요인으로 인사를 꼽으며 “이 선대회장은 먼저 인재를 육성하면 뛰어난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는 사람 중심적인 철학을 내놓았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고 수준의 인재에게 이에 걸맞은 수준의 보수를 지급하고, 학력이 아닌 스킬(능력) 기반 채용을 한 점이 매우 혁신적이었다”며 “요즘 IBM, 구글 같은 기업들을 보면 이런 스킬 기반 채용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