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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MM 인수戰 ‘하림·LX·동원’ 참전…승자의 숨은 셈범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09/05 16:31:05
하림, 국내 최대 벌크선사 운영…인수 시 벌크·컨선 1위
LX·동원, 종합물류기업 도약…3개 그룹 모두 자금력 부족
연 이자 3천억 넘을 수도…고배당으로 HMM 현금 유출 우려
HMM 인수전이 하림·LX·동원그룹 3파전 양상으로 흘러가고 있다. 이들 모두 물류기업을 운영하고 있어 HMM 인수 시, 사업영역 확대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3개 그룹 모두 최소 5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HMM을 인수하기엔 자금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HMM보다 자산과 보유 현금도 작아 인수 이후 HMM의 현금을 활용하기 위해 인수에 나선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HMM의 매각주체인 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매각주관사 삼성증권을 통해 하림·LX·동원그룹에 적격인수후보로 선정됐다고 통보했다.
하림그룹은 국내 최대 벌크선사인 팬오션을 운영하고 있다. 벌크선은 철광석·석탄·곡물 등 포장되지 않는 대량 건화물을 나르는 선박이다. 팬오션은 총 262척의 드라이 벌크선을 운영하고 있다. 2분기 벌크선 매출 비중은 63%에 달한다.
하림그룹이 HMM을 인수하면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선사와 벌크선사를 동시에 보유하게 된다. 벌크선 매출 비중을 확대하려는 HMM에도 메리트가 될 수 있다. 상반기 HMM의 벌크선 매출 비중은 13.9%에 불과했다.
LX그룹은 물류업 시너지가 기대된다. LX그룹은 물류대행사 LX판토스를 운영하고 있어 HMM 인수 시, 해운업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할 수 있다.
동원그룹은 HMM 인수 시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할 전망이다. 항만(동원부산컨테이너터미널·부산신항다목적터미널·동원글로벌터미널부산)과 육상물류(동원로엑스)를 이미 영위하고 있어 HMM을 품으면 해운업에 자연스럽게 진출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 모두 HMM을 자력으로 인수하기에는 자금력이 턱없이 부족하다. HMM의 매각가는 최소 5조원을 뛰어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자금력이 풍부한 LX그룹도 상반기 말 현금성자산이 약 2조5000억원에 불과하다. 하림그룹은 약 1조5000억원, 동원그룹은 약 6000억원밖에 되지 않는다.
이들이 HMM을 인수하려면 적게는 약 2조5000억원, 많게는 4조4000억원의 인수금융을 조달해야 하는 셈이다. 연간 인수금융 이자가 7~8%라고 하면 한 해 이자비용만 적게는 1750억~2000억원, 많게는 3080억~3520억원에 달한다.
이는 하림그룹의 지주사 하림지주의 지난해 영업이익 9413억원의 약 18~37%에 달하는 규모다. LX그룹도 원매자인 LX인터내셔널의 작년 영업이익(9655억원)의 약 18~36%에 해당하는 수치다.
동원그룹은 더 심각하다. 지주사 동원산업의 작년 영업이익(4944억원)의 35~7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에 이들이 HMM을 인수하면 HMM의 보유 현금을 활용해 빚 갚기에 나설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HMM의 상반기 말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은 1조6976억원이다. HMM을 인수해 최대주주가 돼서 고배당, 차등배당 등의 방법으로 HMM의 현금을 활용할 수 있다. 때문에 산은은 HMM 매각 이후 대규모 배당을 막기 위해 인수자와 주주 간 계약을 체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운업은 부침이 큰 업종으로 부채가 많으면 업황이 안 좋을 때 이자비용 때문에 회사가 휘청일 수 있다”며 “지금 컨테이너 업황이 침체돼 있지만 HMM이 선방하고 있는데, 어떠한 회사라도 막대한 부채를 지고 HMM을 인수한다면 HMM의 현금을 활용하는 데 혈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산은과 해운업계가 줄곧 강조해 온 해운업 발전과 HMM의 민영화 목적인 지속가능 경영과도 거리가 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