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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출수수료 갈등 폭발…홈쇼핑, 블랙아웃 현실화되나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08/29 17:16:26
롯데·현대홈쇼핑·CJ온스타일…딜라이브·LG헬로비전과 ‘전면전’
과도한 송출수수료에 실적 악화…매출 65% 유료방송사에 지급
관건은 IPTV와의 협상…“IPTV는 절대적 채널, 번호 변경 고려”
홈쇼핑과 케이블TV 간 송출수수료 갈등이 폭발했다. 홈쇼핑 ‘빅4’(롯데홈쇼핑·현대홈쇼핑·CJ온스타일·GS샵) 중 3곳이 케이블TV와 협상·계약종료를 선언하면서 ‘블랙아웃’(송출 중단) 상황까지 치달은 것이다. 실적 부진을 겪고 있는 홈쇼핑 업계가 사실상 승부수를 던진 것으로 이번 사태가 유료방송(SO) 업계를 장악한 인터넷TV(IPTV)와의 협상에도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홈쇼핑이 케이블TV 사업자 딜라이브 강남 케이블티브이에 방송 송출 중단을 통보한 데 이어 현대홈쇼핑과 CJ온스타일도 LG헬로비전에 방송 송출 중단을 통보했다. 홈쇼핑 업계 빅4 중 3곳이 연달아 케이블TV와 방송 송출 중단을 통보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송출수수료란 홈쇼핑사가 유료방송(IPTV·케이블TV·위성방송) 등에 채널을 사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을 말한다. 통상 사업자 간 6개월간 송출수수료 협상을 벌인 후 협상 결렬 시 협의 종료, 계약 종료, 송출 중단 수순을 밟는다.
이번 협상 결렬로 당장 10월 1일 자정부터 딜라이브 강남케이블티브이 가입자는 롯데홈쇼핑 채널을 볼 수 없게 된다. 현대홈쇼핑의 경우 LG헬로비전에 내달 말 이후 방송 송출 중단을 통보한 만큼 전국 약 368만 가구의 LG헬로비전 가입자는 현대홈쇼핑을 볼 수 없게 된다. CJ온스타일은 이르면 10월부터 LG헬로비전의 방송 송출을 중단할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홈쇼핑과 케이블TV 간에 건건이 협상 결렬이 된 적은 있었다”면서 “도미노처럼 3사가 연속적으로 방송 송출 중단을 통보한 건 이례적”이라고 말했다. 홈쇼핑 3사가 케이블TV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이유는 결국 수익성 악화 때문이란 분석이다.
올해 2분기 홈쇼핑 4사의 실적을 보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실적이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홈쇼핑의 올해 2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2310억원, 20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5.2%, 92.8% 떨어졌다.
CJ온스타일은 2분기에 매출액 3457억원, 영업이익은 187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7%, 4.2% 감소했다. 현대홈쇼핑은 매출액 2648억원, 영업이익 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보다 2.9%, 영업이익은 70.3% 떨어진 수치다. GS샵은 매출액 3273억원, 영업이익 273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2.5%, 15% 떨어졌다.
홈쇼핑 업계는 실적 악화에 과도한 송출수수료가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홈쇼핑 업계의 지난해 송출수수료 전년 대비 1593억원(7.1%) 증가한 2조410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홈쇼핑 업계는 방송매출액의 64.9%를 유료방송사에 수수료로 지급했다.
방통위는 “홈쇼핑 송출수수료 비율은 홈쇼핑 업체 간 채널확보 경쟁 증가와 IPTV 가입자 수 증가 등에 따라 증가하는 추세”라며 “지난해에는 홈쇼핑 방송사업 매출 감소에도 불구하고 수수료는 증가해 증가율이 크다”고 말했다.
결국 홈쇼핑 업계는 송출수수료가 인하돼야 사업을 운영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케이블TV도 송출수수료가 매출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만큼 송출수수료 인하나 동결에는 선을 긋고 있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대비 송출수수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케이블TV 41%, IPTV·위성방송은 30% 수준으로 집계됐다.
홈쇼핑 업계가 케이블TV와의 전면전을 선언한 이유는 케이블TV가 유료방송 업계 중 가장 약한 고리로 꼽히기 때문이다. 실제 CJ온스타일의 지난해 연간 취급고 약 3~4조원 중 LG헬로비전의 취급고는 580억원으로 전체 취급고 중 1.5~2%에 불과하다. 다시 말해 CJ온스타일이 최악의 경우 LG헬로비전에 송출 중단을 하더라도 매출 영향은 미미하다는 얘기다.
IPTV가 성장하기 전 유료방송 업계는 케이블TV가 장악했었다. 그러나 유료시장의 주도권이 IPTV로 넘어가면서 케이블TV는 매출 하락과 가입자 수 감소에 시달리고 있다.
방통위가 지난 6월 발표한 ‘2022년도 방송사업자 재산공개’에 따르면 케이블TV는 지난 2019년 매출 2조227억원을 기록한 이후 2020년에 1조19328억원으로 2조원 벽이 깨졌다. 2021년은 1조8542억원, 지난해는 1조8037억원으로 매년 감소 추세다.
관건은 홈쇼핑 업계가 유료방송 시장을 장악한 IPTV와 송출수수료 협상에서 우위를 가져갈 수 있는지다. 그러나 케이블TV와 달리 TV홈쇼핑 매출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IPTV와 협상에선 송출 중단 카드를 꺼내기는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업계 관계자는 “IPTV는 절대적 채널이기 때문에 계약 종료 통보를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별로 사업적 환경과 채널 번호 변경 등 변수를 고려해 계약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