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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시장’ HMM-폴라리스쉬핑, 참전기업 매각戰 복잡한 셈법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08/09 08:35:27
HMM, 국내 5개社 원매자 나서, 모두 자금력 부족
政 ‘해운업 재건 5개년’ 핵심…외국계·펀드 매각 불가
폴라리스, 中코스코·日미쓰이·블랙록 등 원매자 나서
매물로 나온 국내 해운사 HMM과 폴라리스쉬핑 매각전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복잡한 셈법에 빠졌다. HMM 원매자로는 SM·하림·동원·LX그룹과 글로벌세아 등 국내 기업 5곳이 매각전에 참전했다. 그러나 이들 모두 매각가가 5조~8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HMM을 단독으로 사들이기엔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반면에 폴라리스쉬핑은 자금력이 풍부한 외국 선사와 자산운용사 등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HMM의 최대주주 한국산업은행은 오는 21일 오후 5시 HMM의 예비입찰제안서 접수를 마감한다.
매각 대상은 HMM 보통주 3억9879만156주다. 산은이 보유한 1억119만9297주(20.69%)와 한국해양진흥공사 보유 9759만859주(19.96%)에 이들이 갖고 있는 1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주식으로 전환해 발행되는 2억주를 더한 것이다.
현재 HMM의 시가총액이 8조5729억원 정도이기 때문에 HMM의 매각 대상 지분가치는 약 4조4000억원 정도로 여기에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5조원대로 뛸 전망이다. 남아있는 영구채 1조6800억원어치를 더하면 6조6800억~8조원대로 올라설 것이란 관측이다.
문제는 지금까지 나온 국내 원매자 5곳 중에 단독으로 이만한 자금을 댈만한 기업이 없다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5월 발표한 2023년 공시대상기업집단에 따르면 이들 중 자산총액이 가장 큰 곳은 재계 순위 27위인 하림그룹으로 17조910억원을 갖고 있다. 하림그룹이 보유 자산의 절반 가량을 쏟아부어야 HMM을 인수할 수 있는 셈이다.
만약 이들 5개사 중 1곳이 HMM을 인수한다고 하면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꼴이 된다. 5개사 모두 HMM보다 자산총액이 작기 때문이다. HMM은 2023년 재계 순위 19위로 25조7880억원의 자산총액을 보유하고 있다.
HMM과 달리 폴라리스쉬핑은 글로벌 4위 해운사 중국 코스코(COSCO), 일본 최대 해운사 상선미쓰이(MOL), 글로벌 거대 자산 운용사 블랙록 등 외국 해운사와 자본이 원매자로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대상은 폴라리스쉬핑 대주주들이 들고 있는 지분 100%다. 폴라에너지앤마린(80.52%), NH PE-이니어스PE 컨소시엄(13.62%)과 폴라리스쉬핑 대표이사인 김완중, 한희승 회장이 각각 보유하고 있는 지분 2.93% 등이다. 시장에서는 매각가가 8000억원 가량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폴라리스쉬핑의 원매자들은 이 회사를 인수할 충분한 자금력이 있다는 평가다. 특히코스코는 기업 성격 면에서 중국 국영기업으로 볼 수 있고 막강한 자본력과 선대 규모(292만8271TEU)를 보유하고 있다.
HMM은 폴라리스쉬핑과 달리 외국 선사나 사모펀드에 매각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앞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지난해 9월 말 “분명한 것은 HMM을 외국적 선사나 사모펀드 등에는 매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무엇보다 HMM은 정부의 ‘해운업 재건 5개년 계획’의 핵심 기업으로 외국 선사로의 매각은 성립될 수 없는 구조다. 공적자금을 투입해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선사로 선복량을 키웠고 최대 국적 선사로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나라의 물동량을 책임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모펀드로의 매각도 어렵다. 민영화 취지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나타난 원매자들은 인수 자금여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재무적투자자(FI)를 구해야만 한다. 그러나 FI의 투입 자금이 전략적투자자(SI)인 원매자들의 인수 자금을 넘어서면 FI의 지분율이 SI의 지분율을 상회하게 된다.
FI가 HMM의 최대주주가 되는 것이다. 즉, 은행에서 또 다른 금융투자기관인 FI로 최대주주가 바뀌는 것일 뿐 HMM을 영속성 있게 끌어갈 기업이 새 주인이 되는 게 아니다.
이에 HMM 매각전에서 5곳의 원매자들 외에 다크호스 등장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해운업계 한 관계자는 “폴라리스쉬핑과 달리 HMM은 국내 최대 원양 컨테이너선사를 잘 이끌어갈 인수자가 필요하다”며 “정부가 앞서 밝힌 것처럼 외국 선사나 사모펀드로의 매각은 취지에 맞지도 않고 HMM은 이미 재무구조 개선을 완료했기 때문에 자금력만 보고 매각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