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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급 엔저'에 외인, 韓주식 팔고 日주식 산다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06/30 17:15:36

    '니케이225·토픽스' 33년 만에 최고치…12주 연속 순매수

    엔저·원화 강세 속 동아시아 투자 우선순위 일본 시장 될 것




    도쿄 증권거래소.ⓒJPX Group도쿄 증권거래소.ⓒJPX Group


    일본의 통화 완화 기조에 따라 엔화 가치가 8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며 외국인 투자금이 일본 증시로 몰리고 있다.


    이달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금이 약 7800억원 빠져나간 가운데 일본 도쿄와 나고야 증권거래소의 외국인 순매수세는 12주 연속 이어지고 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일본 주식시장을 대표하는 니케이225와 토픽스 지수는 각각 6.13%, 6.29%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0.2% 하락했으며 코스닥 지수는 2.08% 상승에 그쳤다.


    지난달 국내 시장에서 4조1900억원 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발언에 매도세로 전환한 모습이다. 특히 지난주는 5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반면 지난 12일부터 16일까지 한 주간 도쿄와 나고야 증권거래소에서 해외투자자의 순매수 금액은 6400억엔(약 5조8000억원)을 넘겼다.


    일본 니케이225 지수는 이달 장중 3만3772.89까지 치솟으며 일본의 거품경제 시기인 1990년 이후 33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으며, 토픽스 지수 역시 2311선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일본 증시가 '잃어버린 30년'에서 벗어날 기회를 얻었다는 평가가 나오는 배경이다.


    '투자의 귀재'로 알려진 워런 버핏이 지난 4월 올해 일본 주식 비중을 확대한다고 밝혀 글로벌 투심을 자극한 데 이어, 최근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도 일본 증시에 대한 전망치를 기존보다 상향하고 나온 것도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지난 21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통해 토픽스 지수 전망치를 기존 2200에서 2500으로 14% 올렸다. 3개월 목표치는 2000에서 2200으로, 6개월 목표치는 2050에서 2400으로 각각 상향했다.


    일본 증시에 글로벌 자금이 모이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제조업 인프라와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30년의 디플레이션을 겪으며 낮아진 비용 구조 때문이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30년 동안 사회가 정체되면서 모든 부문에서의 가격이 하락했다"며 "제조업 인프라와 기술력이 있는 국가가 비용마저 낮아지면 이기기 어려운 법"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8년 만에 보이는 역대급 '엔저' 현상으로 엔저일 때 일본 주식을 매입해 앞으로 엔화가 강세로 전환하면 환 차익까지 노리려는 수요가 더해지며 투자금 유입은 한층 늘어나고 있다.


    실제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 역시 크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국내 투자자의 일본 주식 매수 건수는 10년간 최고치를 기록 중으로 이달 일본 주식 보유액은 4조16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날 오후 12시 30분 기준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08.07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 19일 장중 한때 엔화는 100엔당 897.49원을 찍으며 2015년 6월 이후 처음으로 900원 밑으로 내려가기까지 했다.


    증권가에서는 이 같은 글로벌 자금의 일본 주식시장 선호현상이 국내 증시 하락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김영환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국내에서 빠져나간 투자금이 무조건 일본 증시로 갈지는 명확히 알 수는 없지만, 엔저 상황에서는 동아시아로 투입되는 외국인 투자금 중 일본 시장을 선호하는 자금은 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엔화 약세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원·달러 환율은 강세를 보여 외국인 투자금 유입 측면에서 일본 시장이 유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