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재 위치 :뉴스
대출 잠그는 은행·대부…카드사는 나홀로 ‘빗장 풀기’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07/20 17:23:14
은행권, 신용대출 고객 평균 신용점수 상향
5대 은행 18.8점·인터넷 은행 55.7점 높여
대부업, 빗장 잠그기…대출 ‘역마진’ 우려
카드사는 대출 영업 활성화…카드론 한도 늘려
시중은행을 비롯해 인터넷은행, 대부업체들이 대출 영업을 축소하거나 차단에 나서는 가운데 카드사들은 오히려 대출 빗장을 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체율 급증 등 대출 건전성 악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도 수익성 확보·금융당국 눈치보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2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드사들은 카드론 한도 상향, 대환대출 활성화 등 대출 영업을 활성화하고 있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9개 카드사(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비씨·우리·하나·NH농협)의 현금서비스 잔액은 6조8066억원으로 전분기 잔액(1분기 6조6363억원) 대비 2.6% 늘었다. 같은 기간 카드론 잔액은 36조8330억원에서 37조6170억원으로 2.1% 증가했고, 대환대출은 1조1654억원에서 1조3632억원으로 15.9% 급증했다.
카드사 대출은 올해 하반기에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원가 수준으로 책정된 카드 수수료로 인해 본업에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고, 이에 대출·리볼빙 등 본업 외 부분에서 수익을 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금융당국이 카드사에 강조하는 ‘상생금융’도 부담이다. 취약차주 금융지원을 강조하는 금감원의 요구에 따라 카드사들은 약 1조8000억원의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할 예정이다.
반면 은행권과 대부업들은 신용대출자 신용점수 상향 및 저신용자 차단, 대출 중단을 시작했다. 은행은 급격히 오른 연체율, 대부업은 연체율 및 대출 역마진 우려가 대출 기조 변경에 영향을 줬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평균 신용점수는 922.6점이다. 이는 지난해 연말(903.8점)보다 18.8점 높은 수준이다. 인터넷전문은행(카카오·케이·토스뱅크)들의 대출 문턱은 더 높았다. 5월 기준 일반신용대출 평균 신용점수는 작년 말(840.6점)보다 55.7점이나 높은 896점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신용대출 기준이 상향된 것은 대출 연체율이 급격히 오르고 있어서다. 지난 4월 말 국내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율은 0.67%로 전월 말(0.59%) 대비 0.08%p나 높으며, 이는 2015년 8월 이후 7년 8개월 만의 최대치다. 이에 은행권은 담보대출 비중을 늘리는 한편 신용대출은 고신용자 위주로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업체들은 대출 빗장을 잠갔다. 최근 1년 사이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급등했지만 법정 최고금리 상한은 연 20%로 막힌 것이 문제다. 또한 대출 연체율은 11%(5월 기준)를 넘어서는 등 업황 악화 여파를 고스란히 받는 중이다.
이미 대출 ‘역마진’ 우려는 현실화됐다. 실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희곤 의원실에 따르면 상위 10개 대부업체 중 하나인 A사는 지난해 말 조달금리 5.63%로 자금을 마련했다. 여기에 대손설정 11.03%, 모집비용 2.86%, 관리비용 5.6% 등 영업비용을 더하면 수익을 낼 수 있는 금리는 25.12%로 법정 최고금리를 넘긴 상태다.
이에 지난해 12월 상위 대부 업체 69개사 중 13개사가 신규 대출 영업을 중단으며, 최근에는 대부업 1위 러시앤캐시도 사업에서 철수하는 등 대부업 대출 중단이 가속화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의 카드사 대출액 증가는 카드사들이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 영업에 적극 나선 결과”라며 “또한 정부의 취약차주 지원 압박이 있었고, 이에 카드사들이 실제 대출액을 늘린것도 부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업 입장에서는 연체율 관리, 수익성 확보 모두 중요하지만 정부의 눈치도 봐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