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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차 2%p 임박…한은·시장 "달러 유출 우려는 기우"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07/13 16:53:26
금통위, '금리동결' 의견에 전원 동의
시장, '기초 체력'이 환율 결정
과거 금리역전기, 자금 유출보다 유입 많아
한국은 기준금리 '동결', 미국은 '인상' 카드를 꺼냈다.엇갈리는 양국 통화정책에 지난 5월 이후 한·미 금리차이는 사상 최대폭(1.75%)로 벌어졌다. 이달 말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또 다시 금리인상 카드를 꺼낸다. 금리차이는 2%로 확대되며, 이는 한국경제가 단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미래다.
13일 금융통화위원회는 한국은행 기준금리를 3.50%로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2, 4, 5월에 이은 4연속 동결이다. 지난해 2월부터 이어온 긴축정책이 물가안정 성과를 냈고, 최근 수출 부진·비 은행권 부실 등 금융 불안이 발생했던 만큼 변화보다 안정을 선택했다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가 금융시장에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월가를 중심으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이달 말 금리를 0.25%포인트(P) 인상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면서다. 시장의 예상대로 진행될 경우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차이는 사상 최대인 2.00%로 벌어진다.
이에 대한 한국은행과 시장의 반응은 "금리차로 인한 외환시장 변동은 일시적으로 나타날 수 있지만 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것이다. 환율 결정에는 여러 경제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금리차 하나의 요인이 시장에 미칠 영향은 한국 경제가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전망이다.
금통위, '금리동결' 의견에 전원 동의
기준금리 동결을 발표한 이창용 한은 총재에 따르면 이날 결정은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전원이 동의했다. 동결 사유는 '물가상승률 둔화' '가계부채 누증'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동 감안' 등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6월 2.7%의 물가상승률을 보였고, 원달러 환율은 1200원대 후반에서 등락을 보이고 있다"라며 "다만 누적된 물가상승 압력과 서비스 수요로 인해 8월 이후의 물가상승률은 3%내외 수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불확실성 요인이 있는 만큼 현재 긴축구조 유지해야한다는 판단이다.
또한 "미국이 3%대 물가상승률을 보였지만 안정된 것으로 보기 어렵고, 연준이 통화정책을 어떻게 가져갈지 봐야 한다"라며 "주요국 금리가 어떻게 변할지, 우리나라 가계부채가 어떻게 움직일지 봐야 하는 만큼 금리 인하를 논의하는 금통위원은 없었다"고 말했다.
'기초 체력'이 환율 결정…과거 금리역전기, 자금 유출보다 유입 많아
기준금리 차이가 환율 결정의 단일 요인이 될 수 없다는 점은 시장에서도 동의한다. 한·미 금리차이는 단기 환율에 큰 영향이 있을 뿐 중·장기적으로는 영향을 주지 않을 것 이라는 주장이다.
석병훈 이화여대 교수는 "한국과 미국의 금리차이는 단기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요소에 불과할 뿐이고, 물가상승률이나 실질경제 상승률, 통화량 증가 등의 기초체력이 환율을 결정한다"라며 "과거 금리 역전기 사례를 보더라도 외국인 자금이 유출된 사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는 과거 사례와도 일치한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세 차례의 한·미 금리 역전 시기를 보면 자금 유출보다 유입이 많았다.
미국 금리 인상 시점을 ▲1기 1996년 6월∼2000년 5월(금리 역전기 1996년 6월∼2001년 3월) ▲ 2기 2004년 6월∼2006년 6월(2005년 8월∼2007년 9월) ▲ 3기 2015년 12월∼2018년 12월(2018년 3월∼2020년 2월)로 나눠보면, 외국인 증권(채권+주식) 자금은 모두 순유입으로 집계된다. 시기별로는 ▲1기 107억9000만달러 ▲2기 246억8000만달러 ▲3기 311억5000만달러 등이다.
다만 단기시장인 주식 부문에서는 ▲2기 263억4000만달러 ▲3기 83억6000만달러가 유출됐다.
미국 연준의 긴축 우려가 낮아진 것도 한국은행의 결정에 힘을 싣는다. 12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0%로 이는 월가 예상치를 0.1% 밑돈다.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CPI상승률이 4%아래로 떨어진 것도 2021년 4월 이후 처음이다. 물가상승률 4~5%대에서는 긴축 장기화 우려를 나타냈던 시장이 안정 목표치인 2%에 근접한 수준으로 수렴하자 주요 증시는 일제히 반등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자율 격차가 상당한 것은 맞지만 환율은 이자율 격차에만 의존하는게 아니다"라며 "미국이 긴축을 얼마나 길게 유지하는가, 수출 가격이나 물량이 어느 규모인지 등 여러 요인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