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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각 앞둔 HMM, 연내 새 주인 거론되는 기업…숨은 속내?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07/12 16:47:34

    매각자문단, 이달 말 매각공고 낼 듯…年 매각 계획

    현금 부자 포스코그룹·현대차그룹 "인수 관심 없다"

    매각가 7~8조 예상…3대주주 SM그룹, 자본 8.9조




    HMM의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의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HMM 블레싱'호 모습.ⓒHMM


    HMM 최대주주 KDB산업은행이 HMM 매각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해운업계에서는 마땅한 원매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우려가 나온다. 자금여력이 있는 기업들은 HMM 인수에 관심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반해 HMM 지분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는 SM그룹은 자금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2.7조원에 육박하는 영구채 처리 방안도 매각 관건이다.


    12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삼성증권, 삼일PwC 등으로 이뤄진 HMM 매각자문단은 이르면 이달 말 매각 공고문을 낼 것으로 보인다. 매각 공고가 나오면 인수의향서(LOI)를 접수하고 이후 예비 입찰과 본입찰을 진행하고, 연내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한다는 계획이다.


    매각 대상은 최대주주 산업은행이 보유한 지분 20.69%, 한국해양진흥공사 지분 19.96% 등 40.65%가 될 전망이다. 지난 11일 종가 기준 HMM의 시가총액은 8조8516억원으로 매각 대상 지분의 가치는 3조5981억원 가량이다. 여기에 주식 전환 가능성이 있는 2조6800억원어치의 영구채 가치를 더하면 매각 대금은 6조5501억원에 달한다.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감안하면 매각가는 7조~8조원으로 관측된다.


    문제는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자금력 있는 기업들이 모두 HMM 인수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는 점이다.


    포스코그룹 지주회사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1월 27일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열고 "최근 언론 보도 등을 통해 포스코홀딩스가 HMM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알려졌는데, 우리의 중장기 사업 전개 방향과 맞지 않아 현재로서는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 현대글로비스도 "HMM 인수를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꾸준히 인수 후보 물망에 올랐던 한화그룹은 한화오션(옛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며 2조원을 투입해 여력이 없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 CJ그룹, LX그룹, 삼성SDS 등이 HMM 인수 후보로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단독으로 인수하기에는 자금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SM상선을 운영하는 SM그룹도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특히 SM그룹은 HMM의 최대주주로 꾸준히 지분율을 늘리고 있다. 올해 들어 HMM 주식을 237억원어치를 추가 매입해 지분율을 6.56%로 확대했다.


    SM그룹은 HMM 지분 매입 목적을 '단순 투자'라고 밝히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의구심 섞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SM그룹은 지금까지 HMM 지분 인수에 7000억원이 넘는 자금을 투입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5월 1일 기준 SM그룹 전체 자본총액 8조9740억원의 7.8%에 달하는 규모다.


    단순 투자를 위해 이러한 대규모 자금을 들이진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또한 SM그룹이 수많은 기업을 인수·합병(M&A)하면서 성장해온 것을 감안하면 우오현 SM그룹 회장에게 숨겨진 의도가 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SM그룹이 HMM을 품기에는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SM그룹의 전체 자본총액 8조9740억원을 거의 다 투입해야 산은과 해진공이 보유한 지분과 영구채,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한 매각대금 7조~8조원을 충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재무적투자자(FI)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식으로 자금력을 키울 수는 있다.


    마땅한 인수 후보가 없는 것도 문제지만 영구채 처리 방안도 문제다. HMM이 산은과 해진공을 대상으로 발행한 전환사채(CB)·신주인수권부사채(BW) 중 향후 만기가 돌아오는 금액은 2조6800억원이다.


    채권자인 산은과 해진공은 HMM의 조기상환청구권을 받아들이거나 주식전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들 영구채는 주당 5000원에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다. 2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모두 주식으로 전환하면 5억3600만주의 신주가 발생한다. 이는 현재 HMM의 전체 유통주식 수 4억8903만9496주를 훌쩍 뛰어넘는 규모다.


    이럴 경우 산은과 해진공의 지분율은 40.65%에서 약 74%로 치솟는다. HMM의 잠재 인수 희망자가 영구채 처리 방식을 신경쓸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자금여력이 있는 기업들은 HMM 인수 의향이 없다고 하고 지분율을 늘리고 있는SM그룹은 단순 투자라고 하고 덩치도 작으니 지금은 눈에 띄는 인수 후보가 안 보이는 상황"이라며 "무엇보다 산은의 의지가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