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뉴스

    베일 벗는 '청년도약계좌'…금리 놓고 은행 막판 눈치싸움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06/08 16:32:32

    1차 사전 금리 공시, 8일 오후 5시로 '지연'

    '쏠림 현상' 두려운 은행…금리 수준에 '민감'

    "많이 팔릴수록 쪽박…이자 부담 상당"




    은행연합회는 8일 오전 10시 예정돼 있던 청년도약계좌 금리 사전 공시가 같은날 오후 5시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은행연합회는 8일 오전 10시 예정돼 있던 청년도약계좌 금리 사전 공시가 같은날 오후 5시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은행연합회 홈페이지


    '청년도약계좌' 금리를 둘러싼 은행권의 눈치작전이 막판까지 이어지고 있다. 청년층의 자산 형성 지원을 위한 청년도약계좌는 정책상품이지만 각 개별 은행별로 금리가 산정되는 구조를 띠고 있다.


    각 은행들은 정부정책에 부응하면서도 재무적 손실을 최소화 할 수 있는 금리 수준에 대한 고심이 깊다. 8일 청년도약계좌 은행별 금리 공시 시간이 지연된 점도 은행권 내 긴장감이 반영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이날 오전 10시 예정돼 있던 청년도약계좌 금리 사전 공시 시간을 같은날 오후 5시로 변경했다.


    청년도약계좌는 5년간 매달 70만원씩 납입 할 경우 지원금(최대 252만원)과 이자수익을 합쳐 5000만원 가량의 목돈을 만들 수 있는 정책금융상품이다.


    본인이 납입한 금액에 비례해 일정비율의 정부 기여금을 지원하고, 청년도약계좌에서 발생한 이자소득엔 비과세 혜택을 적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당초 청년도약계좌를 판매하기로 한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과 IBK기업은행, SC제일은행, 부산·광주·전북·경남·대구은행 등 12곳은 이날 오전 10시 은행연합회 홈페이지에 청년도약계좌 사전금리를 공시하기로 했지만 미뤄졌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공시 시간 지연에 대해 "공시 형식 관련 세부 논의 사항이 있어 은행 간 조율 끝에 오후 5시로 오픈시간이 미뤄졌다"고 설명했다.


    최종금리는 오는 12일 결정되지만 1차 공시 전부터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게 시장 내 시각이다. 금융권에선 청년도약계좌 금리 수준에 대한 각 은행별 복잡한 셈법이 1차 공시 지연으로 이어졌다고 바라봤다.


    사전 공시에서 너무 높은 금리를 제시했다가 다시 줄이는 것은 사실상 어렵고, 너무 낮게 책정했을 경우 정부 눈치는 물론 여론이 악화 될 수 있어 여러모로 부담이다.


    적정한 선을 찾으려는 각 은행들의 눈치싸움이 막판까지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만기 시 보조금을 포함해 5000만원이 형성되려면 연 6%대 초반 수준은 나와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들은 새롭게 경제활동에 진입한 청년 지원 필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정책상품 운영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연 6~8%대 금리를 주는 적금상품이 간혹 있지만 이는 월 불입 한도가 작고 단기간인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최대 5000만원이라고 할 경우 단위가 달라 이자부담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보조금을 포함한다 해도 결국 이자 지원은 은행 주머니에서 나오는 거기 때문에 부담이 없다고 보긴 힘들다"고 전했다.


    특히 고점을 찍고 인하할 가능성이 머지않은 상태에서 3년간 고정금리로 줘야하는 점도 은행의 속앓이를 하게 하는 부분이다. 만일 6%대로 확정이 난 뒤 금리가 하락할 경우 역마진 등의 우려가 현실화 될 수 있다. 현재도 주담대 등 일부 대출상품의 경우도 3%대까지 내려온 상태다.


    이 때문에 각 은행들은 금리 책정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이다. 청년도약계좌의 흥행 여부는 결국 금리가 좌지우지하기 때문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청년도약계좌는 개인소득 등 조건이 맞는 고객이라면 전부 가입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알고도 가입 안하기 어려운 상품으로 볼 수 있는데 예수금이 너무 몰릴 경우 해당 은행은 손실이 커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금리 수준이 엇비슷하면 주거래은행, 인근 은행에서 할 테지만 금리가 유독 높다면 거래하지 않던 곳이라도 금리가 높은 곳으로 몰리게 될 것"이라며 "많이 팔릴수록 쪽박 차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기에 각 은행들이 금리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