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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 70주년] 6·25 전쟁터에서 시작해 '글로벌 10대' 철강사로
출처:bada 편집 :编辑部 발표:2023/06/07 16:35:15
국내 최초이자 제일 오래 된 철강사
"제철소 사라" 정주영 특명으로 현대그룹 품으로
국내 최초 민간 일관제철소의 꿈, 아들 정몽구가 이뤄
세계 10대 철강사로 비상…신전기로로 100년 기업 도약
현대제철이 오는 10일 창립 70주년을 맞는다. 6·25 전쟁이 채 끝나지도 않은 70년 전에 우리나라 최초의 철강사로 설립돼 최고(最古)의 철강사가 됐다. 수많은 질곡 속에서 인수·합병(M&A)을 단행해 몸집을 불렸고 오너 일가의 오랜 노력과 집념 끝에 국내 최초의 민간 일관제철소로 재탄생했다. 글로벌 10대 철강사 반열에 오른 현재 '100년 제철소'로 나아가기 위해 지속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로 거듭나고 있다.
6·25 전쟁 중에 탄생한 우리나라 최초의 철강사
현대제철의 역사는 일제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제강점기 시절인 1938년 이연 콘체른이 세운 조선이연금속 인천공장이 모태로 1942년 일본 가네보 재벌 계열사 종연실업이 인수했다. 이후 1945년 8‧15 광복을 맞아 귀속재산으로 분류됐고 1948년 '대한중공업공사'로 바뀌어 상공부가 관리했다.
1953년 6월 10일 국영기업 대한중공업공사로 정식 설립됐다. 그해 7월 27일 휴전일보다 한 달 보름 가량 앞선 것이다. 6·25 전쟁의 포화가 여전한 가운데 철강사가 출범한 것은 철강 산업을 부흥시키고자하는 정부의 의지와 철강업계의 염원이 강렬했기 때문이다.
대한중공업공사는 전쟁으로 초토화된 국토 복구에 필요한 철강재를 생산하기 위해 1956년 국내 최초 제강공장인 평로공장을, 1960년 4월 1일에는 박판압연공장을 설립해 철판을 만들었다.
1962년 대한중공업공사는 인천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한 뒤 1966년 정부 지분 중 52.5%를 민간에 매각해 민영화됐다. 1970년 4월에는 인천제철과 합병했다. 합병법인의 이름은 '인천제철'로 정했다.
합병 전 인천제철은 경영난을 겪고 있었는데 합병법인 출범 후에도 이 문제는 쉽사리 해결되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공기업이었던 인천제철을 민간에 매각하기로 했다.
현대그룹 일원으로…IMF 위기에도 M&A로 사세 확장
인천제철 매각전에는 현대그룹, 동국제강 등이 뛰어들었다. 처음에 양사는 공동 인수로 합의를 봤으나 막판에 현대그룹이 단독으로 입찰해 인수에 성공했다. 고(古)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강력한 인수 의지로 인수전을 주도했고 그룹 차원의 역량을 집중한 결과였다. 그렇게 1978년 인천제철은 현대그룹 품에 안기게 됐다. 국내 최대의 철강재 구매자였던 현대그룹은 철강사를 손에 넣고 수직계열화에 한 발 다가갔다.
현대그룹의 일원이 된 인천제철은 1993년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현대그룹은 계열 분리됐고 정주영 창업주의 차남인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명예회장은 현대차·기아와 함께 인천제철 등을 들고 독립해 현대자동차그룹을 세웠다.
인천제철은 IMF 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공격적으로 M&A를 펼쳤다. 2000년 3월에는 주요 압연형강 생산업체인 강원산업을 합병해 형강업계 1위로 올라섰다.
2001년 7월에는 그해 정식 출범한 현대자동차그룹의 일원이 된 것을 기념해 사명을 'INI스틸'로 바꾸고 제2의 창업을 선언했다. 12월에는 삼미특수강(현 현대비앤지스틸)을 인수했다.
INI STEEL은 현대차·기아에 철강재를 공급하는 핵심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전기를 맞게 됐다.
현대자동차그룹은 철강재의 안정적인 조달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자동차 전문그룹으로서의 생존과 번영에 필요한 조건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일관제철사업에 진출하기로 했다.
국내 최초 민간 일관제철소로 도약…아버지의 꿈 아들이 이뤄
INI STEEL은 2004년 10월 당진에 일관제철소를 건설 중이던 한보철강을 인수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은 2005년 3월 대표이사로 취임해 고로(용광로) 건설을 전격 추진했다. 2006년 1월 충청남도로부터 당진에 일관제철소 건설 승인을 받아냈다. 아버지인 정주영 창업주부터 품어왔던 일관제철소 건설의 꿈이 가시화되는 순간이었다.
이를 계기로 같은 해 3월 INI STEEL은 사명을 '현대제철'로 변경했다. 글로벌 종합철강회사로 도약하는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로서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고 그룹 브랜드와의 시너지를 높이기 위해서다.
2010년 1월 5일에는 일관제철소 건설 계획을 세운 지 6년여 만에 당진제철소 제1고로의 화입식을 갖고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갔다. 제1고로 화입은 국내 최초의 민간 제철소 시대를 시작하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같은 해 11월 23일에는 제2고로의 화입도 순조롭게 완수해 한 해 두 개의 고로를 동시에 가동하는 전 세계 철강 산업 제철 역사상 유례없는 신기록을 세웠다.
이후 2013년 9월 13일에는 제3고로 화입식을 마치고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일관제철소인 당진제철소를 완성했다. 이로써 연산 1200만톤 규모의 고로 3기를 갖추고 열간압연강판과 후판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전기로 제강 분야까지 포함하면 전체 조강(쇳물) 생산능력은 2400만톤으로 세계 10대 철강사의 반열에 오르게 됐다.
아울러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제품 제조‧판매 부분을 인수하고 2년여 후인 2015년 7월에는 현대하이스코를 합병했다. 2015년 당진에 특수강 공장 건설을 완료함에 따라 냉연 판재류까지 생산하는 자동차 강판 전문 제철소로 거듭나게 됐다.
친환경 모빌리티 철강사를 넘어 '2050 탄소중립'으로
현대제철은 글로벌 탈탄소 기조에 맞춰 친환경 모빌리티 전문 철강사로 거듭나고 있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발맞춰 차량용 철강재의 경량화·고강도를 주도하고 있다. 2022년 초 현대제철은 현대차·기아 남양연구소 기초소재연구센터와 함께 1.8기가파스칼(GPa) 프리미엄 핫스탬핑강을 개발해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했다.
1.8GPa 초고강도 핫스탬핑강은 차량을 가볍게 할 뿐만 아니라 자동차 충돌 시 승객의 안전성을 확보할 수 있다. 기존 1.5GPa 핫스탬핑강 대비 인장강도를 20% 향상시켰으며 부품 제작시 약 10%의 경량화가 가능하다.
또한 현대제철은 이 같은 프리미엄 강판의 저탄소화를 선도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세계 최초로 전기로를 통한 1.0GPa급 고급 판재 시험생산 및 부품 제작에 성공했다. 그동안 전기로로 일부 자동차용 강재를 생산한 사례는 있었으나 1.0GPa급 이상의 고강도 제품의 생산 및 부품 제작에 성공한 것은 현대제철이 유일하다.
나아가 현대제철은 '지속성장 가능한 친환경 철강사'라는 정체성 아래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우선 현대제철은 고로 제품의 품질을 유지하면서 저탄소화된 자동차용 고급 강재 생산을 목표로 '전기로-고로 복합 프로세스' 생산체제를 구축할 예정이다.
1단계로 기존 전기로를 활용해 저탄소화된 쇳물을 고로 전로공정에 혼합 투입하는 방식을 적용한다. 2단계에서는 현대제철 고유의 신전기로를 신설해 2030년까지 탄소배출이 약 40% 저감된 강재를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위해 현대제철은 2030년까지 신전기로와 저탄소 제품 생산체계인 '하이큐브(Hy-Cube)' 기술 개발을 완료하고 상용화할 방침이다.
현대제철은 이를 통해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12% 줄이고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