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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세사기 일파만파①] 빌라·오피 '전세공포'…시장 찬바람

    출처:bada.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3/04/20 16:33:51

    빌라 전세거래 줄어…전셋값 하락에 깡통전세 우려 커져

    임차권등기명령 및 보증보험 가입하는 임차인 늘어나




    전국에서 전세사기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동 빌라 밀집 지역의 모습.ⓒ연합뉴스전국에서 전세사기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가운데 19일 오후 서울 강서구 화곡동 빌라 밀집 지역의 모습.ⓒ연합뉴스


    최근 전세사기 피해자가 잇따라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사기 피해에 대한 소비자들의 두려움이 커지고 있다. 아파트의 경우 경매에 넘어가도 집값이 전셋값보다 높은 경우가 많아 돌려받을 가능성이 있지만, 빌라의 경우 그렇지 못한 곳이 많아 세입자들의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거래량도 바닥을 치고 있다.


    20일 부동산 정보제공 업체 경제만랩이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을 살펴본 결과 올해 1분기 서울 빌라(다세대·연립) 전월세 거래량은 2만7617건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세 거래량은 54%(1만4903건) 수준으로, 이는 2011년 1분기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반면 올해 1분기 서울 빌라 준월세, 준전세 거래량은 각각 8417건, 3223건으로 계약 비중이 30.5%, 11.7%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준전세 비중의 경우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전세비중이 급격히 낮아지고 있는 이유는 전세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진 가운데, ‘깡통전세’와 ‘전세사기’ 등의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세입자들이 전세보다 월세로 발길을 돌리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경기 동탄신도시 일대에서 발생한 오피스텔 깡통전세 사건 역시 오피스텔 거래값이 전세금 이하로 떨어지면서 논란이 된 것이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1분기 전국 오피스텔 매매가격은 전분기 대비 1.19% 떨어졌다. 경기도의 경우 같은 기간 전국 평균보다 높은 1.54% 하락했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깡통전세·전세사기 이슈가 부각된 지난해 말부터 빌라와 오피스텔에 대한 비전세 선호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봤다. 앞서 집값 상승기엔 낮은 이자로 인해 비교적 부담이 적은 전세 선호현상이 있었지만, 집값이 하락기에 접어들면서 매매가가 전세가보다 낮아지는 깡통주택이 늘었고 이에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집주인들이 여럿 생겨났다.


    빌라의 경우 정확한 공시 가격이 없어 감정사가 평가한 기준에 맞춰 거래가 이뤄지다보니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는 깡통전세 현상이 급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전세사기에 대한 공포감이 커지면서 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도 급증하고 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따르면 3월 전국 집합건물에 대한 임차권설정등기(임차권등기명령) 신청 건수는 3413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8월 1043건을 기록한 뒤 계속 증가해 올해 1월(2081건) 2000건을 넘긴데 이어 두 달 만에 3000건을 넘긴 것이다.


    임차권등기명령은 임대계약이 종료된 후에도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임차인이 이사한 후에도 대항력을 유지해 전세금을 돌려받기 위해 하는 조치다. 여기서 대항력이란 임대보증금을 반환받을 권리를 제3자에게도 주장할 수 있는 권한을 일컫는다.


    또한 업계에서는 빌라나 오피스텔의 전세계약시 반드시 전입신고와 확정일자를 받아야 한다고도 조언하고 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은 전세 계약 종료 시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도록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서 보증하는 일종의 보험 상품이다.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혹은 경매 등으로 인해 보증금을 반환하지 않은 경우 공사가 임차인에게 보증금을 대신 반환하게 된다.


    이번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 경우도 보증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임차인들이 상당수여서 피해가 커진 영향도 있다. 이처럼 전세사기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임차인들이 임차권등기명령을 비롯해 보증보험 가입 사례가 늘고 있다.


    황한솔 경제만랩 리서치연구원은 “부동산 침체에 따라 전셋값이 하락하고 있는 만큼 집값이 반등하지 않는 이상 전세선호 현상은 줄어들 것”이라며 “임차인들 입장에서는 당장 거주지가 필요한데 반해 전세에 대한 불안감은 있고,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월세나 반전세로 갈아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나마 월세로 계약하면 임차인 입장에서는 보증금을 지킬 수 있고, 현재 금리도 높아 전세 이자와 비슷한 수준의 월세로 이전할 수 있어 당분간은 월세나 반전세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