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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경영 한다더니...한국타이어 '임원' 임금만 늘었다

    출처:bada.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3/04/24 17:20:10

    지난해 2Q 임원 임금 20% 삭감 시행 불구 임금 늘어

    호실적 기반 인센티브 반영...조 회장 최대 31억 수령

    조현범 체제 '경영 인센티브' 지급 주기 3년→1년 단축

    직원 수 ·근속연수 증가 불구 직원 임금 감소




    한국타이어그룹 임원 보수 지급 금액 현황ⓒ금융감독원 전자공시·한국앤컴퍼니 홈페이지한국타이어그룹 임원 보수 지급 금액 현황ⓒ금융감독원 전자공시·한국앤컴퍼니 홈페이지


    한국타이어그룹이 지난해 임원 임금 삭감 결정에도, 임원들이 1년 간 받은 총 임금은 되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호(好)실적으로 연말 인센티브가 높게 반영된 결과다. 하지만 회사의 임금 삭감 결정에서 제외된 직원들의 임금은 같은 기간 감소해 임원들과 대비된다. 전체 직원 수가 늘고, 평균 근속 연수가 길어졌음에도 직원들에게 1년 간 지급된 총 임금은 쪼그라들었다. 호실적의 배경에는 임금 삭감이라는 임원들의 희생이 있었다고는 하나, 그 수혜를 오로지 임원진만 누리는 모양새다.


    지난해 2분기(4~6월) 한국타이어그룹은 전 계열사 임원들 임금을 삭감했다. 20% 수준의 자진 반납 형태다. 계속되는 자동차 부품 대란에 물류대란과 원가 상승 악재가 겹치자 비상경영 차원에서 내린 특단의 조치였다. 임금 삭감 대상은 100여 명으로, 여기에는 조현범 한국타이어그룹 회장과 안종선 한국앤컴퍼니 사장, 이수일 한국타이어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 사장 등이 모두 포함됐다.


    하지만 한국타이어그룹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임원들이 지난 1년간 받음 총 임금 규모는 크게 늘었다. 안종선 한국앤컴퍼니 사장 임금은 2021년 5억 8600만원에서 2022년 9억 6800만원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핵심 계열사 한국타이어 이수일 사장도 같은 기간 9억 3600만원에서 23억 4200만원으로 두 배 이상 받았다. 박종호 사장 또한 6억 2800만원에서 1억원 넘게 불어난 8억 7000만원을 임금으로 받았다.


    가장 많은 임금과 가장 많은 증가 폭을 보인 건 단연 '조현범' 회장이다. 그는 한국앤컴퍼니에서 35억 1300만원, 한국타이어에서 23억 4200만원을 받아 두 회사에서만 총 58억 5500만원을 수령했다. 2021년 경우 한국타이어에서 보수를 받지 않았기에 연간 비교는 무리가 있지만, 단순 총액만 놓고 보면 임금 규모가 전년 대비 282%나 급증했다. 조 회장을 포함한 임원진 모두 지난해 2분기 급여가 매월 20%씩 삭감됐음에도, 그들이 수령한 총 급여는 되레 늘어난 셈이다.


    실적 개선으로 인한 인센티브가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한국타이어는 '비상경영'에 나서야 할 만큼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서도 제품 가격 인상을 토대로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8조 394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도 같은 기간 10% 가까이 증가한 7057억원을 기록했다. 지주사인 한국앤컴퍼니 역시 한국타이어 선전에 힘입어 매출은 전년 대비 13.1% 증가한 1조 897억원, 영업이익은 4.5% 증가한 2385억원을 기록했다.


    회사는 이를 기반으로 급여 외 인센티브를 지급했다. 단기 성과를 기반으로 임원 인센티브를, 장기 성과를 기반으로 경영 인센티브를 각각 지급했다.


    눈에 띄는 건 장기 경영 성과를 기반으로 지급되는 '경영 인센티브'다. 회사 내 전무급 이상의 최고 경영진을 대상으로 재무관점(주요경영실적, TSR이격도 등), 전략/혁신관점(조직별 혁신 활동, 신성장동력발굴 등), ESG관점(Dow Jones Sustainability Index 등)에서 경영 성과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급된다. 한국타이어그룹은 그간 경영 인센티브를 3년 주기로 지급하다가 조현범 회장 체제가 들어서면서 지난해부터 1년 주기로 변경했다.


    조 회장은 이를 토대로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에서만 각각 13억원, 8억원을 '경영 인센티브' 명목으로 받았다. 여기에 각각 6억원과 4억원의 '임원 인센티브'가 추가되면서 조 회장은 급여 외 상여금으로만 총 31억원을 수령했다. 횡령과 배임혐의로 한국타이어 'ESG(환경·사회·지배구조)'등급을 업계 최저 수준인 B등급으로 떨어뜨린 조 회장에게 제공될 만한 인센티브인지 의구심이 드는 부분이다.


    문제는 임금을 삭감한 임원진들의 1년 치 임금은 늘었는데 직원들의 임금은 줄었다는 점이다. 직원들은 임금 삭감 대상이 아니었다. 지난해 한국타이어의 연간 급여 총액은 5121억원으로, 전년 동기(5141억원)에 비해 약 20억원 가까이 줄어 들었다. 직원 수가 같은 기간 244명 가까이 늘어났고, 근속 연수가 8.4년에서 8.58년로 길어졌지만 직원들의 임금은 되레 감소했다. 많게는 30억원 이상의 인센티브를 챙긴 임원진들의 수혜와는 크게 대비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앤컴퍼니와 한국타이어의 실적개선에는 지난해 3개월치(4~6월)급여를 자진 반납한 임원들의 희생이 반영된 결과"라며 "다만 어려운 경영 상황을 이유로 노사간 임금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 호실적의 수혜를 오로지 임원진만 누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런 와중에 한국타이어그룹은 최근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 보수한도를 증액하며 다시 한번 논란이 되고 있다. 한국타이어그룹은 이사 7인에 대한 보수 한도는 종전 50억원에서 70억원으로, 20억원 증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