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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측불허 빅스텝…외국인 이탈 공포 '쑥'
출처:bada.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3/03/13 14:48:49
미국 SVB 파산 사태로 3월 FOMC 금리 인상 전망 급변
한미 금리차 확대·안전자산 선호심리 등 수급영향 우려
3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인상폭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으로 금융시장이 급변했기 때문이다.
2월 국내 증시를 이끌었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3월 들어 매도세로 돌아선 가운데 최근 금융시장 불안이 외국인 투자자 이탈을 부채질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일(현지시간) 캘리포니아 금융보호 및 혁신부는 SVB 본사를 폐쇄했다. 스타트업 및 벤처캐피탈 업종을 대상 전문 은행인 SVB는 증자 실패와 예금 인출을 바탕으로 유동성 위기가 심화됐기 때문이다.
SVB 파산 사태로 연준의 긴축 정책에 대한 전망도 급격하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발표된 물가·고용 지표들이 예상보다 견조하게 나타나면서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해 3월 FOMC에서 연준이 빅스텝(기준금리 한 번에 0.50%p 인상)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진 바 있다.
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의회 청문회에서 "경제지표가 예상보다 강세를 보임에 따라 최종적인 금리 수준이 이전 전망보다 높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더 빠른 긴축이 필요하다면 금리 인상 속도를 높일 준비가 돼 있다"고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예측에 힘을 실었다.
이에 시장에서도 빅스텝 가능성을 높게 봤다. CME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지난 11일 0.50%p 인상 가능성은 68.3%로 1주일 전(28.4%) 보다 급등하기도 했다.
하지만 SVB 사태가 터지고 연준의 금리 인상 폭이 낮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SVB의 파산 원인으로 연준의 과잉 긴축 영향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미국 국채 금리 상승, 양적 긴축으로 유동성 위축, 실리콘밸리 기업을 중심으로 사업을 영위했던 만큼 IPO 시장 위축과 스타트업 기업의 예금 인출이 자금 조달 부담을 높인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이남강 연구원은 "SVB 파산은 연준의 금리인상에도 불구하고 작년 10월 이후 다시 완화세로 돌아선 금융여건을 다시 악화시킬 가능성이 높다"며 "일정 정도의 금융여건 악화는 수요압력이 높은 현재의 미국경제 상황에서 노동수요와 총수요를 억제해 물가안정목표를 이루려는 연준의 목적에 부합하기 때문에 3월 FOMC에서 0.25%p 인상만으로도 0.50%p 인상에 상응하는 효과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13일 시장전문가들도 3월 FOMC에서 0.25%p 금리 인상 가능성을 79%로 보고 있다. 유력했던 빅스텝 가능성이 SVB 파산 이후 빅스텝 가능성을 낮추고 있는 것이다.
3월 빅스텝 여부와 상관없이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심 위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3월 들어서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증시 이탈이 이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증시에서 지난 1월 6조5945억원, 2월 1조597억원을 순매수했던 외국인은 3월 들어 지난 10일까지 5692억원을 순매도했다. 특히 지난 9일에는 1조2175억원이나 순매도했다. 올해 1조원대 순매도는 처음이다.
3월 연준이 빅스텝을 단행할 경우 한미 금리차 확대에 따라 외국인 자금이 유출될 수 있다. 빅스텝시 한미 금리차는 최대 1.75%p까지 벌어지게 된다. 이는 종점 최대 한미 금리차인 1.50%p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급격한 환율 변동과 외국인 투자자 수급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연준이 SVB 파산 사태를 고려해 빅스텝을 결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외국인의 투자는 위축될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은행들의 재무건전성이 개선됐기 때문에 SVB 사태가 시스템리스크로 연결될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금융리스크에 투자심리가 위축되면서 연초 가파른 반등이 나타난 중소형 기업들의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상상인증권 신얼 연구원은 "이번 SVB 파산 사태는 한동안 안전자산 선호심리를 강화시킴으로써 주식 시장 전반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긴축 기조가 약화되고 있는 점은 주식 시장에 긍정적이지만 금융리스크로 안전자산 선호심리가 강화되고 있는 점은 증시 반등세를 시현할 것이라는 전망을 어둡게 하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