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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래불사춘' K-반도체 업황회복 2분기 vs 4분기
출처:bada.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3/03/27 15:45:48
삼성전자 1분기 DS부문 적자 전망…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
SK하이닉스 3조원 이상 영업손실 관측…4조원대 적자 전망도
증권가 반도체 가격 저점 시기, 2분기부터 4분기까지 엇갈려
"봄은 왔건만 반도체는 여전히 춥다."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민국 경제를 지탱하는 반도체 산업이 혹독한 시절을 보내고 있다. 비수기와 업황 부진이 겹치면서 국내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마저 흔들리고 있다.
소위 'K-반도체'를 대표하는 두 기업이 올해 1분기 어닝쇼크(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는 실적)를 기록할 것으로 확실시되면서 이제 업계 관심은 업황 저점과 반등 시기로 쏠리고 있다. 반도체 재고 부담이 여전한 상황에서 늦어도 4분기에야 업황이 회복기에 들어설 것이란 신중론과 메모리 반도체 가격 저점이 2분기에 다져질 거란 긍정론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2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1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9% 감소한 1조502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 분기 영업이익이 2조원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09년 1분기 기록한 5930억원 이후 14년 만이다.
적자전환의 가장 큰 이유는 역시 '반도체' 부진이다. 높아진 경기 불확실성에 고객사들이 재고 축소 기조를 보이면서 반도체 출하량과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올 1분기 삼성전자 DS부문의 적자규모를 1~4조원대로 추정하는데, 이 경우 DS부문은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1분기 이후 14년 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하게 된다.
SK하이닉스도 상황은 비슷하다. 같은 기간 3조4864억원의 영업손실로 적자전환이 우려된다. 일부 증권사에서는 4조원의 적자를 점치는 곳도 더러 나온다.
"메모리 저점 2분기 말 형성" vs "반도체 절대수요 변곡점 3~4분기"
전문가들은 반도체 불황이 해결되는 시점의 핵심이 '재고 소진 시기'에 달렸다고 본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월 반도체 재고율은 265.7%를 기록했다. 이는 1997년 3월 288.7% 이래 25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무엇보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주력하는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경기침체로 인해 PC, 스마트폰 등 완제품 수요가 줄면서 반도체 재고 증가와 가격 하락의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반도체 산업을 둘러싸고 암울한 분위기가 여전한 가운데 올 2분기를 기점으로 시장 환경이 개선될 것이란 장밋빛 전망이 나온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저점은 2분기 말~3분기 초에 형성될 것"이라며 "공급 과잉 상황은 1분기에 피크아웃(Peak out·정점 찍고 하락)할 것이며, 하반기에 수급 상황이 개선될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선 적어도 하반기는 되어야 반도체 절대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신한투자증권은 "반도체 절대수요 변곡점은 올해 3~4분기가 될 것"이라며 "코로나19 이후 이탈했던 IT 세트 수요가 다시 정상궤도에 근접하고 있고, 매크로(거시경제) 변곡점 부근에서 IT 세트·반도체의 수요 회복 속도는 생각보다 강하고 빠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인공지능(AI) '챗GPT' 열풍에 힘입어 올 3분기부터 서버용 DDR5 D램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증권은 "3분기부터 서버용 DDR5 수요가 증가하면서 높은 가격 프리미엄에 힘입어 서버용 D램의 평균판매가격(ASP) 하락이 멈출 것"이라며 "다만 여전히 많은 DDR4 재고로 인해 3분기에도 서버용 DDR4 가격은 분기 기준 2% 하락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아울러 챗GPT에는 데이터 저장 용량과 처리 속도를 높인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쓰이는데, 기존 D램보다 10배나 비싸고 기술 진입 장벽도 높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만이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와 AI 프로세서를 하나로 결합한 HBM-PIM(지능형 반도체)와 고용량 AI 모델을 위한 CXL D램 메모리 기술 등을 선보였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 D램 제품 HBM3를 양산해 엔비디아에 납품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반도체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국내 기업들은 과감한 설비투자를 진행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투자액만 53조1153억원을 쏟아부었다. 이는 전년도 투자 규모 48조2222억원을 웃도는 것이자 역대 최대 규모의 시설 투자다. 특히 이중 DS 부문에만 전체의 90.1%인 47조8717억원을 투자하면서 반도체 시장 주도권을 잃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정배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은 이달 1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으로 반도체 수요는 크게 감소할 것"이라면서도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위축되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DS 부문은 각 사업 부문별 특성에 맞게 전략을 수립해 반도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같은기간 SK하이닉스는 전년 대비 47% 가량 늘어난 19조6500억원을 시설투자액으로 집행했다. 다만 SK하이닉스는 올해의 경우 경기불확실성 등을 고려해 시설투자액을 약 10조원 이하까지 축소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