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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독] 애플페이 '늦장' 韓상륙도 서러운데'…애플 '갑질 논란'

    출처:ksg.co    편집 :编辑部    발표:2023/03/24 16:07:41

    정태영 부회장 생애 첫 아이폰 꺼내 애플페이 韓상륙 기념

    스티브잡스 공개 2007년형 아이폰으로 '애플 상징성' 제시

    애플 구형 아이폰·애플페이 이용자 17만 숫자 공개에 불만

    갑질 논란은 지속…통신사에 수리비 떠넘겨 공정위 지적도




    애플페이 한국 출시를 발표 중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애플애플페이 한국 출시를 발표 중인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애플


    출시 직후부터 압도적인 영향력을 발휘한 애플페이가 한국 시장 파트너에 대한 부당한 처사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애플페이 사업동맹인 현대카드를 상대로 이해하기 힘든 요구를 했다는 판단에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지난 21일 애플페이를 한국시장에 선보이면서 서울 용산구 소재 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를 통해 특별 이벤트를 개최했다. 2014년 첫 출시된 애플페이는 9년이 지난 올해 한국에 상륙한 것. 2016년에 진출한 일본과 중국과는 진출 시점이 크게 차이나는 모양새다.


    애플로선 기념비적인 한국 진출인 만큼 이날 서비스 론칭 기념식도 주목 받았다. 던킨 올비 애플페이 글로벌 총괄과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참석해 애플페이 한국 출시를 기념하는 축사를 했다.


    이날 정태영 부회장은 축사를 위해 강단에 서면서 본인이 처음으로 사용했던 애플의 아이폰을 들고 등장했다. 해당 아이폰은 애플의 첫 아이폰으로, 정 부회장에 의미가 있는 소장품으로 해석됐다.


    정 부회장은 이 아이폰을 들고 애플페이의 한국 출시를 축하하면서 "16년 전에 처음 이 아이폰을 산 다음 그 신기함에 매료돼 그날 밤을 꼬박 샜다"며 "그 강렬한 추억 때문에 아직도 이 폰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데, 그 아이폰에 오늘 아주 중요한 기능인 애플페이가 추가됐다"고 밝혔다.


    정 부회장이 축사를 하면서 소개했던 애플의 첫 아이폰은 2007년 출시된 제품이다. 스티브잡스 전 CEO가 2007년 1월 9일 공개한 모델로, 실제 판매는 6월 29일 시작됐다. 3.5인치 화면, 200만 화소 카메라, 멀티터치 기능 등이 담겼다.


    당시 세상에 처음으로 공개된 아이폰은 비싼 가격에 흥행 불가 전망이 주축을 이뤘지만, 출시 첫 날 수천 명의 고객이 애플스토어에 줄을 서면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애플의 아이폰을 세상에 알린 상징적인 제품이라는 말이다.



    1세대 아이폰.ⓒ연합1세대 아이폰.ⓒ연합


    애플과 현대카드 간의 동맹은 여기까지는 순조로웠다. 이후 애플은 정 부회장의 행보를 문제 삼은 것으로 전해진다. 정 부회장이 축사하면서 소개한 아이폰이 구형인 점을 마음에 들지 않아 했다는 후문이다.


    정 부회장이 첫 아이폰을 꺼내는 순간 현장에서는 재치있는 모습에 웃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행사 당시 정 부회장이 들고 있는 핸드폰은 멀리서 보면 그 모델이 정확하게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현장 한 참석자는 "구모델 특성상 현재 제품보다 크기가 작았던 만큼, 정 부회장의 애플페이 한국 상륙 소회를 전하는 데는 구모델과 신모델의 큰 차이가 없어 무리가 없었다"고 말했다.


    애플과 현대카드 간의 신경전은 이어진다. 애플페이는 출시 첫날인 21일 오전 10시께 기준 총 17만명이 이용을 시작했다. 출시 첫날 하루 간 애플페이를 사용한 고객은 100만 명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애플 역사상 최단기간 기록이기도 하다.


    정 부회장은 출시를 기념하면서 "오전에만 17만 명이 애플페이의 이용을 시작했다"며 흥행에 기쁜 마음을 표시하기도 했다. 애플은 이 부분도 문제 삼은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수치가 공개됐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이날 애플이 배포한 자료에서는 정 부회장 발언 부분 중 일부가 삭제되기도 했다.


    업계는 난색을 표했다. 한 관계자는 "미국 기업인 애플이 원래 한국을 대상으로 깐깐한 입장을 고수해 오는 것은 알고 있으나 이번 건은 다소 당황스러운 것 같다"며 "취지 자체가 긍정적이었던 정태영 부회장의 리더십을 두고 불만을 가진 것은 이해하기는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이다. 애플페이는 당초 현대카드와 독점 계약을 통해 국내에 상륙할 예정이었다. 앞서 현대카드는 애플과 1년간 애플페이 독점 계약을 맺었으나 금융위원회 심사과정에서 독점 지위를 포기했다. 다만 현재까지 애플과 국내 타 카드사와의 협상은 진행되지 않아 당분간 현대카드 고객 한정의 애플페이 사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협력사를 상대로 한 애플의 갑질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공정거래위원회는 2021년 애플코리아가 국내 이동통신 3사에 광고비, 수리비 등을 떠넘기는 ‘갑질’ 행위에 대한 중단과 함께 1000억원 규모의 자진 시정 조치를 의결한 바 있다. 1000억원 중 250억원이 아이폰 수리비용 할인 명목이다.


    이에 애플은 아이폰 수리비 10% 할인정책 카드를 갑질 행위에 대한 자진 시정 조치의 일환으로 꺼냈다. 수리비 할인정책은 2021년 3월 29일 시작해 오는 28일 종료된다.


    한편 애플 간편결제서비스 시장 강자인 애플페이가 국내에 상륙하면서 간편결제서비스 경쟁 국면도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일각에서는 애플페이 범용화가 한계를 갖고 있다보니 '찻잔 속 태풍'이 될 수 있다는 예상이 나오기도 했다. 애플이 국내 생태계를 바꿀 '메기'로 부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현재까진 강하게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