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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 출입국보다 엄격"…삼성바이오 철통보안 왜?
출처:bada.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3/03/23 14:55:40
촘촘한 인적 사항과 노트북 넘버링 기재해 제출해야
신분증 제시·스마트폰 전·후면 카메라에 스티커 부착
본사 출입에 공항 수하물검색대보다 더 긴 시간 소요
"이직직원 문서유출 시도 사건으로 통제 체계 더 강화"
"여기에 노트북 넘버링 기재하고 인적사항을 적으신 후 신분증을 주셔야 합니다."
지난 17일 처음으로 인천 연수구 송도 본사에서 정기주주총회를 여는 날 기자는 삼성바이오로직스 2번 게이트로 입장하자마자 보안요원의 엄격한 통제에 직면했다.
행사장 입구는 출입이 철저히 통제돼 출입 허가를 받은 사람만 입장할 수 있었다. 내부 건물벽엔 '삼성바이오로직스'라는 문구가 큼지막하게 쓰여 있었고 건강검진 때의 문진작성 만큼이나 촘촘한 사항을 기재해 제출해야 했다.
내부 정보에 대한 철통방어를 위해 주민등록증을 제시하고 스마트폰 전·후면 카메라에는 접착성이 강력한 스티커를 붙여야 했다. 심지어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깨알 같은 노트북 넘버링까지 기록해 제출했다. 내부 문으로 입장할 때 가방은 엑스레이(X-RAY)를 통과했다.
연구개발(R&D)과 정보기술이 바이오 사업 존폐를 가르는 최대 핵심이란 것을 머리로는 이해하면서도 주주총회 참석자에 이렇게 까지 해도 되나 싶을 정도로 보안 절차는 까다로웠다.
인천공항 수하물 검색대 엑스레이를 통과하는 시간보다 훨씬 긴 시간이 소요된 삼성바이오의 출입 시스템은 보안요원이 일렬로 도열해 엄중한 분위기를 한껏 자아냈다.
그도 그럴 것이 삼성바이오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해 내부 문단속이 강화됐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바이오는 내부 직원의 영업비밀 유출 행위로 패닉 상태에 놓인 바 있다. 해당 직원은 A4용지 300장에 달하는 회사 문서를 반출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고 삼성바이오 보안 강화 조치가 내려졌다.
당시 이 회사 보안요원은 한 직원의 외투 속에 가려져 있던 서류 뭉치를 보고 검색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그 자리에서 직원은 경찰에 체포됐고 23일 검찰에 불구속 기소됐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과 업무상 배임 혐의다.
영업비밀 유출 행위는 앞서 다른 직원들 사이에서도 몇 차례 시도된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 정보보호팀은 "내부 보안관리체계 강화 차원에서 내방객, 협력사를 포함한 회사의 모든 출입 인원은 EMM이 설치된 스마트폰만 사내 반입이 가능하도록 정책이 강화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일련의 영업비밀 유출 사태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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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못한 삼성바이오는 경쟁사로 이직한 직원을 상대로 영업비밀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제기하며 강경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삼성바이오 관계자는 "내부 사업정보 유출이 우려돼 이직 직원에 대한 영업비밀 침해 금지 가처분 신청을 나섰고 사내 보안 시스템은 더욱 강화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내 문서 출력기는 누가 언제 어떤 문서를 출력했는지 기록을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며 이직직원의 문서 유출 시도 사건을 계기로 보안 시스템이 한층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빅파마를 주된 고객사로 둔 삼성바이오로선 이같은 내부 정보 유출 우려 사건이 중대한 평판위기 요소가 된다는 점을 인식하는 모습이다.
한 관계자는 "북미와 유럽 시장을 꾸준히 공략하고 생산 수주 등에 공을 들이는 우리 입장에선 철통방어 시스템이 사업 존립을 유지하는 핵심 요소"라면서 "바이오 산업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경쟁사로 인력 이탈이 발생하는 데 영업 기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경각심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