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지수(코픽스)가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서울 시중은행 외부에 붙은 주담대 금리 안내문. 본문과 무관. ⓒ연합

시중은행의 전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내려가고 있다.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자금조달지수(코픽스)가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 금리도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향후 대출금리 하락 움직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은행연합회가 공시한 1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82%로 전월보다 0.47%p 급락했다.

신규 코픽스는 지난해 11월 4.34%로 정점을 찍은 후 작년 12월 4.29%로 소폭 내렸고, 지난 1월에도 두 달 연속 하락해 3%대로 떨어졌다.

특히 코픽스 공시가 시작된 2019년 7월(2019년 6월 기준) 이후 최대 하락 폭이다. 종전에는 2020년 3월과 6월 기준 코픽스가 각각 전월 대비 0.17%p 내린 것이 가장 컸다.

신규 코픽스 하락은 은행채와 예·적금리가 하락한 영향이다.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지난해 11월 최고 연 5%대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최근 3%대로 떨어졌다.

금융채 금리도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AAA·무보증·민평기준) 1년물 금리도 전날 기준 연 3.707%를 기록해 지난해 11월 5%대와 비교하면 크게 떨어졌다.

신규 코픽스를 준거로 하는 주택담보대출과 전세 대출 등의 금리는 점차 내려갈 전망이다.

실제 이날 은행들은 전날 발표된 코픽스를 반영해 금리를 산출했다. 이날 기준 4대 시중은행의 신규 코픽스 기준 주담대 금리는 4.95~6.78%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전날인 15일 4.97~6.83%와 비교해 상단, 하단 금리가 각각 0.02%p, 0.05%p 내려간 수준이다.

같은 기간 4대 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구간은 4.35~6.51% 수준을 보이고 있다. 1월 기준 전세대출 금리 하단이 5.01%였던 것과 비교하면 0.66%p 내려갔다.

은행권에선 대출금리 하향 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해당 전망 근거로는 시장금리 하향 안정화가 꼽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출 금리 전망은 내려갈 일만 남았다고 생각한다"며 "인플레이션 우려가 옅어지고 미국 증시가 오르면 금리 인상기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금융당국에 이어 윤석열 대통령이 고금리에 따른 은행권의 '돈 잔치'를 지적하며 은행의 사회적 역할을 주문한 점도 대출금리를 끌어내리는 압력으로 작용될 전망이다.

고물가, 고금리로 서민들의 삶이 어려운 만큼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조정해 대출금리를 내리려는 노력을 할 가능성이 크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정부가 은행의 사회적 역할 확대를 주문하면서 은행들이 원가를 제외한 마진 줄이기에 나서면 대출금리 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미 대출을 보유한 차주들의 이자 부담 감소는 어려울 전망이다. 코픽스가 신규 기준으론 하락하긴 했지만, 잔액 기준으로는 오름세가 이어진 탓이다.

신잔액기준 코픽스는 코픽스 대상 상품에 기타 예수금, 기타 차입금 및 결제성자금 등을 추가로 포함하는데, 일반적으로 시장금리 변동이 서서히 반영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달 잔액 기준 코픽스와 신 잔액 기준 코픽스는 오름세를 유지했다. 올 1월 잔액 기준 코픽스(3.63%)와 신잔액 기준코픽스(3.02%)는 전달보다 각각 0.11%p, 3.02%p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