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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단카드 꺼낸 전경련, 한국판 '버핏과의 식사'로 MZ와 소통
출처:bada.ebn 편집 :编辑部 발표:2023/02/08 14:49:18
MZ세대 30명 선발해 전경련 창업자 3명과 분기마다 함께 식사
신청자는 사전계획서 제출한 재능기부계획 3개월 내 실천해야
전경련 "글로벌 8개국(G8)으로 도약 이끌 韓단체로 재탄생 의지"
이웅열 "전경련이 그간 해야했지만 하지않은 것 실천·변화 약속"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식사'가 전경련에 열립니다."
쇄신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는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중장기 발전 1차안으로 대기업 총수들과 청년층의 만남을 추진한다. 재계 오너 경영자들이 MZ세대(밀레니얼세대와 Z세대)가 갖고 있는 고민을 두루 경청하고 경제계가 이를 해결해나가겠다는 취지로 마련됐다.
경제단체가 발벗고 MZ세대와 소통 강화에 나선 것은 전경련이 처음이다. 신임 회장 선임과 '재계 맏형'의 위상을 복원해야 하는 전경련의 필사의 전략으로 풀이돼 소기의 성과를 이룰 지 주목된다.
전경련 미래발전위원회는 국민과 함께 호흡하고, 미래를 디자인하며, 한국의 주요 8개국(G8) 도약을 이끌 단체로 재탄생하겠다는 혁신 의지를 녹여넣은 '뉴 웨이 구상(New Way Initiative)'의 기본틀을 7일 발표했다.
뉴 웨이 구상은 '국민 소통', '미래 선도', '글로벌 도약'의 3가지 키워드로 마련됐다. 상세적인 방안은 새 회장이 선임되는 이달 23일 정기총회에서 소개된다.
앞서 전경련은 허창수 회장의 사임 발표를 계기로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미래발전위원회를 발족하고, 중장기 발전안을 마련 중이다. 미래위는 전경련의 최우선 과제로 국민 소통을 제시했다. '국민 속으로 들어가 국민과 함께 호흡하는 단체로 환골탈태하겠다'는 의미라고 전경련은 설명했다.
미래위는 국민 소통의 첫 번째 프로젝트로 한국판 '버핏과의 점심 식사'를 추진한다. 투자 귀재인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해마다 마련하는 자선행사 '버핏과의 점심'을 통해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미래위는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30명을 선발해 전경련 회장단 등 대기업 회장, 전문경영인, 성공한 스타트업 창업자 등 3인과 점심을 먹는 프로그램을 고안했다.
참가 희망자는 재능기부계획 등이 담긴 참가신청서를 제출해야 한다. 버핏과의 점심 식사는 경매방식으로 낙찰자가 돈을 지불한다. 전경련의 프로그램은 분기마다 개최될 한국판 프로그램은 계획서로 제출한 재능기부를 3개월 내 실천하는 것이 점심값을 대신한다.
이 외 미래위는 중소기업 지원 체계화 및 성과보고회 개최, 대·중소기업 상생위원회 발족, 기업인 명예의 전당사업 등도 검토 중이다.
이웅열 전경련 미래발전위원장은 "전경련의 변화는 그동안 전경련이 해야 했지만 하지 않았던 것들을 찾고 실천하는 것을 의미한다"며 "정기총회 전까지 발전안의 큰 방향을 보다 구체화하고, 이를 작동하게 하는 거버넌스와 조직을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당초 전경련은 23일 열리는 회원 총회에서 신임 회장을 발표할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까지 신임 회장 후보군은 베일에 싸여 있다. 이웅열 미래발전위원장 본인은 회장추천위원장 등을 통해 전경련 쇄신안 마련에는 나섰지만 정적 전경련 회장직에는 고사한 상태다. 전경련 설립 취지에 맞게 오너 경영자인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 재계 여러 총수에게 회장직을 타진했으나 모두 고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경련은 1961년 이병철 초대 삼성 회장 등 재벌 총수 13명이 설립한 한국경제인협회를 모태로 한다. 전경련은 설립 당시부터 재벌 총수(오너경영자)가 대통령을 접촉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실제로 역대 대통령은 취임 이후 경제인 대표기관격인 전경련 회장단과의 면담을 가졌다.
앞서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전경련과의 합병으로 미국 헤리티지재단형 싱크탱크로 나아가야 한다고 통합형 쇄신과 사실상 구조조정 및 조직개편을 주장했으나 통폐합을 우려한 전경련 관계자들은 이를 반대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재계에선 삼성·SK·현대차·LG 등 4대 그룹이 전경련에 재가입 하는 등 전경련 회원사 네트워크가 회복될 때 전경련의 쇄신이 이뤄질 것이라고 관측하지만 전경련에 대한 불신과 저울질이 재계에 여전히 남아 있는 모양새다.
재계 관계자는 "어쩌면 전경련 쇄신과 조직 회복을 위한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면서 "전경련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데 재계를 비롯한 기업계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쇄신 방식이어야 한다"고 언급했다.